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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성능? 이젠 UX 경쟁해라

얼마 전 갤럭시S4 성능이 과대 평가됐다는 소식으로 온라인이 후끈 달아올랐다. 벤치마크 전문 사이트 아난드테크가 공개한 자체 데스트 결과를 보면 갤럭시S4는 쿼드런트와 GL벤치마크 같은 프로그램에서 CPU와 GPU 클록을 일시적으로 올리는 코드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평상시 사용할 때 보다 높은 클록으로 인식되도록 하게 함으로써 스마트폰 구입에 중요한 잣대로 쓰이는 벤치마크 성능을 뻥튀기했다는 말이다.

삼성전자의 해명과 아난드테크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손안의 PC라고 불리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지금 벤치마크 수치가 생각만큼 중요한 가치가 있는지 짚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 최근 성능 조작 논란에 휩싸인 갤럭시S4.

◇ 벤치마크 테스트, 뭐예요?=벤치마크 테스트는 성능을 평가하기 위한 기준이다. 보통 기준으로 단위를 쓰며 그 숫자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평가 대상이 평이하지 않을 때는 알기 쉽게 단순화한다. 즉 어떤 경우라도 벤치마크 수치가 성능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한다.

이 때문인지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여기는 사람도 있다. 실제, 절대적인 기준으로서 수치를 평가할 수 있도록 한 벤치마크도 있지만, 수치 평가에 전문 지식이 필요한 경우도 더러 있다. 스마트폰 이전 PC 분야에서는 오랫동안 벤치마크 테스트를 하는 방법은 물론 수치 산정에 대한 다양한 노하우를 축척해왔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성능 평가는 이보다 복잡하다.


▲ PC 환경에서 시작된 벤치마크 테스트는 제품 선택에 있어 좋은 가이드가 되어 주기도 한다.

PC 환경에서 벤치마크가 본격 진행된 것은 윈도우가 보급된 이후의 일이다. 프로세서는 물론 그래픽 성능이 중요한 GUI 환경의 윈도우는 그래픽 칩셋에 의해 성능 차이가 커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는 제품 구입에 중요한 잣대가 되기에 이른다.

클록 주파수가 빨라도 구조가 다르면 성능이 다르듯(지금은 코어 수나 동시에 처리 가능한 쓰레드 수 등 변수 요소가 많다) 프로세서만 빠르고 I/O 속도가 늦으면 의미가 없고, 그래픽 가속 성능은 천차만별이라 하나하나 테스트를 하고 그 결과를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동작 구조를 언급해가며 분석하지 않으면 차이를 올바르게 설명할 수 없다.

그러나 PC의 성능 평가는 몇몇 이유로 무용지물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우선 하드웨어 성능 향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 또 새로운 그래픽 칩을 탑재한 그래픽 카드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니 구지 이것저것 따지기보다 신제품 구입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물론, 3D 그래픽 기능과 성능의 관계를 세세하게 평가할 수 있지만 너무 파고들면 성능 차는 지극히 적은 것도 한몫한다. 또 제조사와 벤치마크 테스트 프로그램간의 보이지 않는 거래도 테스트 결과의 신빙성에 의문을 갖게 했다.


▲ PC 성능 측정에 쓰이는 벤치마크 프로그램 중 하나인 3D 마크 11. 컴퓨터 아키텍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갖기에 업계 표준을 지키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벤치마크 테스트는 또한 컴퓨터 아키텍처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벤치마크 내용이나 평가 방법이 복잡하기에 프로세서 코어 증가, GPU 연산 구조의 유연성 등과 함께 업계 표준을 지키지 않는다면 기준을 낼 수 없을뿐더러 프로세서 제조사마다 방향이 다를 경우 벤치마크는 더 이상 의미를 가질 수 없다. 이번 갤럭시S4 성능 조작설 논란은 이 같은 점에서 향후 제조사가 밝히는 성능을 곧이 곧대로 믿기 힘들게 하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성능 높다고 사용하기 편한 것 아녜요=스마트폰 벤치마크 테스트는 PC와 닮은 점이 많다. 그런데 CPU와 GPU 위주의 성능 테스트 의미가 있을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성능 평가는 특히 더 그렇다. 현재 스마트폰 대부분이 사용하는 ARM 아키텍처는 GPU 또는 보조 프로세서와의 조합에 따라 혹은 사용처에 따라 성능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비 전력까지 더하면 꽤나 복잡해진다. 쿼드 코어와 클록을 지속적으로 늘리다 보니 스마트폰 전체 소비 전력은 증가할 수 밖에 없고 이는 배터리 소모로 이어지기도 한다. 배터리를 늘리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의 무게나 디자인을 감안하면 역시 성능과 소비전력의 밸런스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다른 요소로 제조사간의 능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안드로이드는 리눅스의 드라이버 레벨에서 개선이 가능하다. 안드로이드는 리눅스 위에서 움직이는 휴대형 정보단말기용 미들웨어쯤 되므로 리눅스 레벨에서 자사 제품에 맞게 최적화를 거치면 동일 버전의 안드로이드라도 제조사간의 성능 차는 나타나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처리 속도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데 터치 패널의 응답 속도나 체감 성능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또 여러 보조 프로세서가 동시에 동작하는 구성에서는 사용법에 따라 성능 혹은 성능 대비 소비전력이 달라지기에 이 또한 제조사 최적화가 중요하다. 특히 수치로 산정이 힘든 조작성 등은 데이터 종류나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달라지므로 ‘00 프로세서’니까 빠르다거나 ‘00 프로세서’라서 소비전력이 낮다는 등의 단순 수치화가 힘들다.

◇ UX 좋은 예, 모토X와 iOS7=윈도우XP와 iOS의 공통점은?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UX)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만들었고 실제로도 사람들은 사용 몇 시간만에 제법 능숙하게 다룰 정도로 사용자와 제품을 이어주는 상호작용에서 뛰어난 제품으로 평가받는 대표적인 케이스다.


▲ 구글 모토X. 최신 폰임에도 하드웨어 사양은 갤럭시S4에 미치지 못한다. 구글은 하드웨어 사양보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보다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여기에 넣었다. 음성인식을 높이기 위해 별도의 칩을 사용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 카메라 기능 또한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스와이프 조작으로 간편하게 기능간 전환이 가능하다.

일정 수준 이상 발전한 스마트폰 또한 숫자 놀이에서 탈피,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더 쉽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담아내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지난 8월 1일 구글이 발표한 '모토X'는 이 같은 트렌드를 이끄는 출발선이다. 하드웨어 사양만 보면 갤럭시S4만큼 최고급은 아니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에 최적화해 실제 사용상 체감 성능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특히 퀄컴 스냅드래곤S4 코어와 자연어 처리, 상황인식 프로세서가 더해진 'X8' 칩은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핵심이다.

X8 칩은 스냅드래곤S4와 뻐대는 같지만 말로 기기를 동작하는데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모토로라가 새롭게 설계한 것이나 다름 없다. 애플 시리나 갤럭시S의 S보이스처럼 음성 인식 기능이 지금 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되도록 하기 위함이다. 배터리를 많이 소모하는 CPU가 아닌 전용 칩을 더해 자연어 처리를 하니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예컨대 음성 입력을 이용한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사용자 음성 인식 능력이 향상된 것이 모토X의 최대 특징이다. 화면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오케이 구글 나우. 날씨를 알려줘"라고 말하면 바로 일기예보 정보를 알려주는 식이다. 스마트폰을 흔드는 등 제스처를 취하면 카메라가 실행되고 카메라 앱은 자동 HDR 모드를 준비하는 등 모토X는 사용 편의성 향상에 주력했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로 차별성을 꾀한 모토X. 소프트웨어 회사 다운 구글의 선택이다.


▲ iOS7는 디자인적으로도 변화가 있지만 무엇보다 사용 편의성 향상에 주력한 다양한 새로운 기능이 돋보인다. 특히 제어 센터는 아이폰 사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드는 대표 선수다.


▲ iOS7 카메라 앱. 비디오, 사진, 파노라마 등 기능 전환이 화면 터치로 간편하게 이뤄진다.


▲ 8월 7일 발표될 LG G2의 케이스. 커버가 닫힌 상태에서도 다양한 정보 확인이 가능하도록 UX 개선에 신경 쓴 노력이 엿보인다. 하드웨어 성능은 단순 수치일뿐 이제 UX로 차별화를 꾀할 때다.


UX하면 애플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가을 정식 버전 발표를 앞둔 iOS7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가장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iOS7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대로 iOS6에서 크게 변경됐다. 단순하면서도 깔끔한 디자인으로 탈바꿈한 것. 그러면서 사용자 경험을 높이는 기능이 더해졌다. 그 중 하나가 제어 센터. 제어 센터에서 에어플레인 모드 전환, 와이파이, 블루투스, 화면 잠금, 화면 밝기, 볼륨 조절, 에어 플레이와 카메라 실행이 가능해졌다.

두 번 이상 터치가 필요한 작업을 한 번으로 줄여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처음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용하다 보면 점점 익숙해지고 없으면 무척이나 불편한 부분들이 아닐까 싶다. 일정 수준 이상의 하드웨어 사양이라면 이제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보고 보완하는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 이유다.

하드웨어 사양이 높으면 분명 장점이 있다. 빠른 속도로 앱을 실행할 수 있고 랙 없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하드웨어 사양이 높아진 지금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점차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수치 위주의 하드웨어 사양과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는 큰 의미가 없다. 화면을 키우고 CPU 코어를 늘리는 하드웨어 싸움이 아닌 사용자의 만족이나 감정 등의 시멘틱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하지 않을까 싶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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