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8년 개봉한 영화 그랑블루(Le Grand Bleu)는 실제 무호흡 잠수로 수심 105m까지 기록한 세계 챔피언을 모델로 삼은 것이었다(사진 위). 무호흡 잠수란 스킨 다이빙, 장비를 이용해 공기를 공급 받는 건 스쿠버 다이빙이라고 한다.

무호흡 잠수 최고 기록은 140m 정도다. 반면 스쿠버 장비를 착용한 채 인간이 잠수한 최고 기록은 지난 2003년 마크 엘야트가 세운 313m다. 하지만 올라올 때에는 산소통 6개를 써가면서 6시간 40분을 소모해야 했다.

이런 일반적인 잠수 한계를 넘어선 전문 잠수를 테크니컬 다이빙이라고 한다. 보통 일반인의 안전 수심 한계는 30m에 불과하다. 하지만 100m 혹은 150m 이상 테크니컬 다이빙을 하려면 안전한 전문 장비는 물론 교육까지 받아야 한다. 앞서 설명한 수심 313m 잠수 당시 올라오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도 몸에 무리가 안 가게 하기 위해 수중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다(관련 글 : 잠수의 한계).

잠수함이야 1만m에 달하는 심해까지 내려간 기록도 있지만 사람은 세계기록을 떠나 일반인 30m, 테크니컬 다이빙이라고 해도 보통 100m 선이 평균적으로는 한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엑소수트(Exosuit)라고 불리는 특수 잠수복은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안전하게 수심 300m까지 잠수할 수 있게 해준다. 공기통을 6개씩 짊어질 필요도 없다.

엑소수트는 깜깜한 심해 속까지 사람을 잠수할 수 있게 해준다. 제품을 개발한 목적은 심해 속에서 사는 발광형 심해어를 좀더 자세하게 조사하고 생태를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관찰은 물론 더 안전하게 채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연 서식지에서 온전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가능하다.

이 제품은 착용 가능한 잠수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엑소수트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 정도 깊이까지 잠수하려면 심해 탐사용 잠수함이 필요했다.



엑소수트는 캐나다 벤쿠버에 위치한 해저 기술 업체인 뉴이트코리서치(Nuytco Research)가 개발한 것으로 높이는 2m에 달하며 알루미늄 합금 재질로 만들었다.

무게도 240kg이나 되지만 마치 아이언맨처럼 내부에 추진기 4개를 달아 전후좌우로 움직일 수 있다(실제로 국내에선 해저 아이언맨 수트라는 별칭으로 기사화되기도 했다). 내부에 있는 산소만으로 50시간을 버틸 수 있지만 수심 300m 지점에선 인체 상황 등을 감안해 2∼3시간 가량 탐사할 수 있다고 한다. 가격은 60만 달러가 넘는다. 엑소수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관련 기사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