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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식자 아마존 창고 속 ‘가혹한 노동환경’
  • 이원영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4.04.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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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사이트인 아마존은 상품을 보관하는 물류센터 창고 내에서의 가혹한 노동 환경이 종종 문제가 되곤 했다. 그런데 미국 진보성향 격월간지인 마더존스(MotherJones) 기자인 맥 맥클레랜드(Mac McClelland)가 신분을 숨긴 채 아마존 창고 직원으로 잠입 취재를 해 실태를 밝혀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2012년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아마존이 4개월 한정으로 임시 고용 직원 4,000명을 모집하는 걸 확인하고 입사 지원을 했고 아마존 창고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다만 미국에선 노동자로 위장해 잠입 취재를 한 기자를 기업이 고소하면 종종 법원이 기업 측을 지지한 전례가 많다. 따라서 그는 체험 리포트 안에 아마존이라는 기업명을 사용하지 않았다. 자신이 근무했던 기업은 일관되게 “세계적인 거대한 종합 쇼핑 회사(Amalgamated Product Giant Shipping Worldwide Inc)”라는 표현을 쓴 것.

◇ 초 단위 관리, 물 마실 틈이 없다=맥클레랜드가 일한 장소는 미시시피주 서부에 있는 아마존 창고다. 고용 형태는 아마존이 직접 고용한 게 아니라 파견회사를 통해 파견된 계약직 형태였다. 파견회사 직원은 이들을 대신할 사람이 얼마든지 있는 만큼 자신의 존엄은 현관에 두고 일을 하라는 각오를 요구받았다고 한다. 그는 당시 자신이 거대 쇼핑 회사가 채용한 4000분의 1에 불과한 작은 존재라는 걸 느꼈다고 한다.

첫날부터 철저하게 주입받은 건 시간 엄수다. 무단 결근은 말할 것도 없지만 지각조차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했다. 지각시간에 따라 0.5포인트 단위로 벌점이 가산된다. 6포인트가 쌓이면 해고된다. 그가 함께 일한 60대 여성은 “지각이 두려워서 밤에 잠을 푹 잘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아마존이 내건 목표는 고객 서비스 향상이다.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주는 게 성장을 위한 중요한 열쇠라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는 데에는 저가격화가 필요하고 비효율적인 건 배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넓은 창고는 상당히 황량한 공간이다. 그는 이곳에서 소형 핸드스캐너를 들고 창고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원하는 상품을 모으는 피커 역할을 했다. 스캐너는 창고 어디로 가야할지 보여줄 뿐 아니라 몇 초에 가야할지까지 표시해준다. 선반 사이를 정확하게 이동해 원하는 상품을 빠르게 픽업하면 백에 담아 다음 상품을 찾는 작업을 끝없이 반복하게 된다.

모든 초 단위 일정을 끝내는 건 쉽지 않아 물 마실 틈도 없다고 한다. 초짜 피커는 베테랑과 견줘 75% 수준은 모아야 한다.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상담이라는 이름을 붙인 지도를 받게 된다. 그는 이 작업을 하면서 자신 같은 1회용 직원은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없도록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시간을 맞추기 위해 필사적으로 상품을 모으다 보면 창고에서 티셔츠 차림으로 작업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창고는 최소한의 냉난방도 되지 않는다. 현장에서 만난 한 베테랑 근로자는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여름은 훨씬 가혹한 시기인 만큼 기자처럼 크리스마스 시즌에 일하는 게 기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 탈수나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직원들=실제로 아마존 창고의 가혹한 상태는 이미 유명하다. 지난 2011년 펜실베이니아에 위치한 아마존 창고에선 탈수나 일사병으로 쓰려진 직원이 속출했다. 하지만 아마존은 에어컨을 개선하는 대신 창고 밖에 구급차와 구급대원을 대기하도록 조치했다. 아마존은 구급차 외에도 쓰러져서 직장에 복귀할 수 없는 직원을 대신할 대기자도 놔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식사나 휴식시간에 식당에 가려면 금속탐지기를 빠져 나가야 한다. 직원이 상품을 훔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보안 대책이다. 식사 및 휴식을 위해 주어지는 시간은 29분 59초다. 식사에 30분을 쓴다면 1초 지각을 의미한다. 물론 금속탐지기를 빠져나와서 줄을 서는 시간도 29분 59초에 포함되어 있다. 식사를 분주하게 마친 뒤 재빨리 담당 구역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화장실 수도 적어서 언제나 장사진이라고. 당연히 줄을 서야 한다.

맥클레랜드가 상품 수집 작업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가장 느꼈던 건 책이었다. 창고 안은 추운데다 상당히 건조하다. 곳곳에는 전자제품과 금속 선반이 있고 벨트 컨베이어가 작동해 선풍기까지 돌고 있다. 그 탓에 항상 상당한 정전기가 쌓인 상태다. 그 중에서도 창고 2∼3층 책이 위치한 곳은 더 건조하고 정전기도 상당하다. 책을 픽업하려고 금속 선반에 손길이 닿으면 자칫 큰 전기 충격을 당할 수도 있다고 한다. 어두운 곳에선 정전기가 발생하면 불꽃이 튈 정도라는 것. 실제로 선반 아래쪽에 있는 책을 집으려고 몸을 굽혔다가 실수로 이마가 선반에 닿아 감전 당해 실신한 남성이 있었다고 한다.

올해 31세인 맥클레랜드는 어린 시절 이삿짐센터나 청소원 등으로 일을 해봤지만 아마존 창고에서 10시간 반씩 매일 노동을 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느꼈다고 한다. 500종에 달하는 상품을 오전 중에 수집하고 점심시간을 보낸 다음 재빨리 몰래 창고 문을 열고 나가 신선한 겨울 공기를 한모금 들이키고 들어오는 게 숨을 돌릴 수 있는 전부였다고 한다.

그녀는 자신은 스스로 아마존 창고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게 행복이었지만 미국인 중 3분의 1 정도는 가난 탓에 이런 가혹한 환경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강조한다. 아마존 창고에서 일하는 계약직 근로자는 건강보험에도 가입할 수 없을 만한 임금을 받는 사람도 많다. 이런 가혹한 노동 조건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여기에서 또 이탈자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수많은 실업자가 아마존의 고품질 서비스를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 원문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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