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아들 (사진=MBN 화면 캡처)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로 재판을 받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식물인간 상태의 아들을 들먹이며 선처를 호소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모친이 아들 죽음을 김기춘 전 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때문이라 주장한 사실이다.

앞서 김영한 전 수석은 청와대 재임 시절, 상관이었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발언 내용을 꼼꼼히 기록했다. 이 기록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개월 만에 ‘TV 조선’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故 김영한 민정수석은 지난 8월, 급성간염 증세를 보이다 갑자기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한 전 수석의 비망록에는 김기춘 전 실장이 정부를 비판한 언론을 두고 “그대로 두면 안 된다. 언론중재위, 고소·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 불이익이 가도록 하라”고 지시하고, 정부에 호의적인 매체에 대해서는 ‘각종 금전적 지원’으로 기록돼 있다. 정윤회 사건을 처음 보도한 신문사를 세무조사하라 했고, TV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정치평론가는 ‘출연 금지’하라고 적혀 있다.

아들의 죽음을 김기춘 전 실장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한 김영한 전 수석의 모친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기춘이 (아들에게) 별의별 지시를 다 내렸지 않나. 뉴스를 보니 이 사람이 민정수석일 때 민정비서관이었던 우병우가 이 사람을 제치고 김기춘에게 주요 사안을 ‘직보’했더라. 후배가 직분을 일탈한 행동을 했으니 이 사람이 얼마나 서러웠겠나”라고 토로했다.

이재한 기자  leejaehan@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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