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수지제 전기장판류에서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2급 발암물질로 규정짓고 있는 유해물질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원장 직무대행 김재중)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합성수지제 전기장판류 18개 제품(전기매트 10개, 전기장판 8개)을 대상으로 한 ‘유해물질 안전성 및 표시실태 조사’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고 16일 밝혔다.

전기장판류는 사용 시간이 길고, 접촉면도 넓어 유해물질이 함유돼 있을 경우 인체에 노출될 우려가 높은 제품이지만, 전기장판류에 대한 직접적인 유해물질 관련 현행 기준이 없어 ‘PVC 바닥재 안전기준(안전확인 안전기준 부속서 67)’에 준용하는 기준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시판중인 합성수지제 전기장판류의 유해물질 함유량을 시험한 결과, 조사대상 18개의 83.3%인 15개 제품의 매트커버에서 준용 기준치를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검출해냈다.

전기매트 10개 중 8개 제품이 표면코팅층이 없거나, 코팅층의 두께가 기준(최소 8㎛ 이상, 평균 15㎛ 이상) 이하였고, 이 중 7개 제품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부틸벤질프탈레이트(BBP)가 준용 기준치(총합 0.1% 이하)의 최대 142배(최소 0.9%~최대 14.2%) 초과 검출됐다.

전기장판의 경우는 8개 전 제품이 표면코팅층이 없었고, DEHP가 최대 257배(최소 4.9%~최대 25.7%) 초과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내분비계 장애 물질로 정자수 감소, 불임, 조산 등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DEHP의 경우 국제암연구소에서 발암(가능)물질(2B등급)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며, 멜라민 보다 20배 강한 발암물질로, 화장품 원료나 식품용기의 포장‧제조에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합성수지제 전기장판류에 대한 유해물질 안전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전기장판류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안전관리법’에 따라 ‘안전인증대상 전기용품’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에 대한 안전기준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전기장판류는 인체와의 접촉시간이 길고 접착면이 넓으며, 어린 아이들도 유해물질에 노출될 수 있어 안전기준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은 특히 조사대상 18개 가운데 2개 제품은 환경성 관련 마크(업계자율마크, 기업자가마크)를 기입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제품인 것으로 강조하며 판매하고 있었으나,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검출량이 준용 기준치(0.1% 이하)를 각각 0.9%, 25.7% 초과해 검출됐다며, 환경성 표시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안전 확보를 위해 조사 결과에 따라 유해물질이 검출된 합성수지제 전기장판류 사업자에게 자발적 시정조치를 권고했다.

한편 국가기술표준원은 합성수지제 전기장판류에 대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안전요건 마련을 검토 중이며, 환경부는 시중 유통·판매 중인 합성수지제 전기장판류의 환경성 표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창환 기자  shineos@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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