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2일 차세대 수소전기차, 제네시스 G80 기반 자율주행자동차로 서울-평창간 고속도로 약 190km 자율주행에 성공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리는 수소전기차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현대차는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의 공식 파트너로서 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동참하고 전 세계에 평창을 알리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시연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차세대 수소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3대와 제네시스 G80 자율주행차 2대로 진행됐다. 이 차량에는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의 ‘카 투 라이프’ 비전과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5G 네트워크 기반 후석 엔터테인먼트 시스템(RSE)도 채용됐다.

시연은 자율주행 스티어링휠(운전대)에 있는 ‘크루즈’ 및 ‘세트(SET)’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시작했다.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된 5대의 차량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서 출발, 신갈 JC를 거쳐 영동고속도를 질주한 뒤 대관령 IC를 빠져 나와 최종 목적지인 대관령 TG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고속도로의 자연스러운 교통흐름과 연계한 차선 유지·변경, 전방 차량 추월, 7개 터널, 2개 톨게이트, 1개 나들목(IC), 1개 분기점 등을 통과했다.

앞차의 주행 속도가 지나치게 느릴 때는 추월차로를 이용해 앞질렀고, IC와 JC를 이용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하기도 했다. 도로 폭이 좁아지는 TG에서는 하이패스 차로를 이용해 안전하게 빠져나갔다.

그동안 국내 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제한된 속도로 자율주행이 시연된 적은 있지만 수백 ㎞에 달하는 장거리 코스를 구간별 법규가 허용하는 최고 시속(100~110㎞)으로 자율주행을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경부·영동고속도로에서 수십만 ㎞에 달하는 시험주행을 진행하며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함으로써 자율주행차 성능 개선을 진행했다.

특히 차선 합류 및 분기 도로 등에서 주변 차량을 더욱 세밀하게 인지·판단하는 기술, 정확한 차량 폭·위치 계산과 제어를 통한 TG 통과 기술, GPS 신호가 끊기는 터널 상황에 대비해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차량 외부의 센서로 차량 위치를 정밀 인식하는 기술 등을 고도화했다.

특히 현대차의 자율주행차는 전·후·측방 카메라와 전·후·측방 라이다 등 각종 센서·장비를 추가 장착했음에도 외관상 양산형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 차량에 최소한의 센서 추가만으로 완벽한 자율주행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율주행 상용화에 한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자율주행 수소전기차를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 동안 평창 시내에서 각국 선수단, 올림픽 관계자, 관람객 등을 대상으로 체험 차량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차 이진우 지능형안전기술센터장은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 철학은 더 많은 고객에게 최고의 안전을 제공하고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최대의 편의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상상이 현실이 될 자율주행 기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오는 2020년 이후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상용화를 시작으로, 2025년 이후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맞춰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김재운 기자  cloudkim@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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