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는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사고상황을 뒤늦게 인지한 후방차량에 의해 발생하는 2차 사고의 피해도 매우 심각하다. 발생하는 순간 인명피해로 직결되는 빈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바로 이 같은 2차 사고를 막아줄 첨병으로서 내비게이션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SK텔레콤(대표이사 사장 박정호)은 13일 전방 사고 징후를 실시간 파악해 후방 차량에게 일제히 경고를 송출하는 하는 ‘T맵 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을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에 상용화했다고 밝혔다.

T맵 V2X는 전방의 T맵 이용 차량이 급제동을 하면 사고 위험이 있다고 판단, T맵을 이용하는 최대 1㎞ 내 후방차량 내비게이션 화면에 경고 문구를 띄워 운전자에게 주의를 준다. 때문에 안개나 악천후, 혹은 대형트럭으로 인해 전방 상황이 시야에 보이지 않아도 T맵의 경고를 통해 미리 속력을 줄여 2차 추돌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특히 차량에 탑재된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이나 전방 충돌경고기능(FCWS) 등과 함께 하면 사고 위험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SKT의 설명이다.

T맵 V2X는 인공지능(AI)이 스마트폰 모션 센서, GPS 정보, 빅데이터 등의 정보를 활용해 차량 급제동 여부를 파악한다. 이렇게 급제동이 감지되면 SKT의 커넥티드카 플랫폼 ‘스마트 플릿(Smart Fleet)’이 후방 차량을 추적해 경고를 전달하는 메커니즘이다. 모든 과정이 LTE망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지연 없이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다.

경고 송출 범위는 도로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도로나 평균 속력이 낮은 구간에서는 100m 내외, 고속도로에서는 최대 1㎞ 내외의 후방 차량에 위험이 경고된다.

이를 위해 SKT는 도로별 평균 속력, 경사, 회전 각도 등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국 도로를 580만개 구역으로 구분했다. 향후에는 시간 특성도 반영할 계획이다. 차량 통행량이 적은 심야에는 과속 위험이 높은 만큼 경고 전달 범위를 더 장거리로 산정하는 식이다.

특히 T맵 V2X는 이용을 위해 별도의 장비를 구입·장착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일반 스마트폰과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V2X 기술이기 때문에 장비를 구입할 필요도, 월 이용료도 없다. 원스토어나 구글플레이에서 T맵 최신 버전을 다운로드하면 된다. 물론 경고 팝업은 T맵이 작동 중일 때만 받을 수 있다.

SKT는 고객들이 새로운 기술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단계별로 T맵 V2X 서비스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전국 고속도로와 수도권 고속화도로에 우선 제공한 뒤 국도와 일반도로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경고 팝업에 더해 알림음 등의 추가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SKT는 T맵 V2X 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소방차, 구급차 등 응급차량이 전방차량에 ‘길 터주기 알람’을 보내거나 갓길에 차량을 세웠을 때 후방차량에 ‘갓길 조심 알람’을 보내는 기능 등이 그것이다.

또한 T맵 V2X의 혜택을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매립형 내비게이션이나 T맵 이외의 모바일 내비게이션에 적용하는 외부 협력도 추진한다.

SKT 박진효 ICT기술원장은 “지난 2년간 빠르고 정확하며 고객 안전까지 고려한 차량 통신 기술을 개발해왔다”며, “T맵 V2X를 통해 확보된 빅데이터, 사용자 경험을 자율주행차 안전성 제고에 접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철승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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