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가 한국수력원자력(사장직무대행 전영택)이 발주한 고리 2호기 비상전원공급용 승압변압기 구매 입찰에서 사전에 효성을 낙찰자로 정한 효성과 LS산전의 담합행위를 적발했다.

이에 공정위는 효성 2,900만원, LS산전 1,100만원 등 총 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담합을 주도한 효성을 검찰에 고발키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수원이 지난 2013년 1월 입찰 공고한 고리 2호기 비상전원공급용 승압변압기 구매 입찰(계약금액 3억6,300만원)에서 효성과 LS산전 등 2개 사업자는 사전에 효성을 낙찰자로 합의하는 담합행위, 이른바 '짬짜미'를 했다.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 관계자는 “이 사건 입찰에서 발주기관은 입찰자에 대한 ‘기술규격 평가’를 통해 기술규격 적격업체로 판단된 업체 중 최저가로 투찰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토록 돼 있었다”며 “LS산전은 효성이 낙찰될 수 있도록 낙찰가능성이 없는 높은 투찰금액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수원은 투찰금액이 예정가격 이상인 경우 유찰시켜 10차까지 투찰금액을 추가 제출받아 낙찰자를 결정했는데, 입찰 참여 기업이 효성과 LS산전 2개사 뿐인 상황에서 LS산전이 예정가격을 크게 웃도는 투찰금액을 유지해 효성의 낙찰을 도왔다.

특히 효성은 입찰자를 평가하는 기술평가회의에 자사 직원을 LS산전 직원인 것처럼 참여시켜, LS산전이 입찰 적격자로 판정될 수 있도록 했다. 담합에서 빠지려한 LS산전을 입찰 적격자로 남겨 두기 위해 효성이 자사 직원을 대신 동원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국민들의 안전과 밀접하게 연관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설비 구매 입찰 담합행위를 엄중 제재한 것으로 향후 관련 입찰 경쟁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이라며 “발전소, 댐 등 공공 입찰 관련 담합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적발 시 엄중 제재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shineos@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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