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지난 6일 발생한 음성통화 장애에 대해 직접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고객을 위한 통신사 만들기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앞서 SKT는 지난 6일 오후 2시간 30분 가량 LTE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담당하는 일부 시스템에 오류가 일어나 음성통화 연결 불량, 문자메시지 지연 전송 등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사고 발생 다음날인 지난 7일 박 사장은 “이번 장애로 고객들이 소중한 사람과 연락이 되지 않거나 업무에 차질을 빚지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며, “SKT의 서비스 품질에 신뢰를 보내온 고객들의 믿음을 지켜드리지 못해 CEO로서 가슴이 아프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직접 올렸다.

변명이나 책임 회피보다는 동일한 사고의 재발을 원천 방지해 고객 신뢰를 되찾는데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박 사장은 또 “고객들이 겪은 고통과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이른 시일 안에 적극적인 보상이 이뤄지도록 조치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실제로 박 사장은 장애 발생 후 직접 장애 극복과 보상안 마련을 진두지휘하며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번 사과문 역시 이미 회사 차원의 사과문이 게재된 상황이지만 CEO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한다는 마음으로 결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박 사장의 의지에 따라 SKT는 7일 신속히 보상안을 마련해 공지했다. 타 이통사를 포함해 사고 발생 하루 만에 보상안까지 발표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보상안을 통해 SKT는 약관상 보상 규정에 구애받지 않고 이번 장애로 피해를 입은 모든 고객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약관에는 3시간 이상 장애 발생시 보상을 지급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고객 불편에는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박 사장의 의지가 담겼다.

지난해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T맵 접속장애로 약 2시간 동안 접속이 지연되거나 끊기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 당시에도 SKT는 약관 조건과는 상관없이 약 3만3,000여명의 이용자에게 보상을 제공했다.

통신장애 보상과 관련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은 이통3사의 최근 10년간 통신장애 누적시간이 총 47시간에 이른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SKT는 피해 보상액으로 438억6,000만원(1인당 7,200원), LG유플러스는 1억1,000만원(1인당 138원)을 지급했고 KT는 보상금 지급 사례가 없었다.

이와 관련 박 사장은 지난 9일에도 사내 메시지를 통해 고객의 신뢰를 잃었다는데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 이를 계기로 스스로를 반성하고 바꿔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SKT는 최근 적극 추진하고 있는 이동통신(MNO) 사업 혁신을 통한 고객 신뢰 회복 노력이 이번 망 장애로 퇴색되지 않도록 기존 약정제 개편과 무약정 고객 혜택 마련, 로밍 요금제 재설계, T멤버십 조정 등에 이어 다양한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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