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대표 문종박)와 롯데케미칼(대표 김교현)이 2조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의기투합했다.

양사는 지난 9일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와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가 서울 롯데호텔에서 올레핀과 폴리올레핀을 생산하는 중질유석유화학시설(HPC)을 신설하는 투자합의서에 서명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HPC 사업은 양사의 기존 합작법인인 현대케미칼에 대한 추가 출자를 통해 이뤄진다. 현대케미칼은 올 하반기 공장 설계에 착수, 오는 2021년말 상업가동을 목표로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내 약 50만㎡ 부지에 연간 폴리에틸렌(PE) 75만톤, 폴리프로필렌(PP) 4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HPC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또한 이 설비가 본격 가동되면 제품 대부분을 해외에 판매해 연간 3조8,000억원 수준의 수출 증대와 그에 따른 6,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도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원가 경쟁력 향상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효과를 거두게 됐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석유 제품과 방향족에 이어 올레핀 계열 석유화학 제품까지 정유-석유화학의 수직계열화를 한층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며 롯데케미칼은 미국·중앙아시아 에탄분해시설(ECC) 사업, 동남아 납사 사업과 더불어 대규모 정유 잔사유 크래커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지역 거점 강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원유찌꺼기인 중질유분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HPC는 납사(나프타)를 사용하는 기존 나프타분해설비(NCC) 대비 원가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설비다. 현대케미칼의 HPC 역시 납사는 최소로 투입하면서 납사보다 저렴한 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 정유 공장 부산물을 60% 이상 투입하는 방식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현대케미칼은 향후 탈황중질유 등 부산물 투입 비중을 80%까지 높일 계획”이라며 “HPC를 통해 기존 NCC 대비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도 “신흥 개발도상국인 동남아를 비롯해 전 세계 법인과 지사의 판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합작법인의 안정적 시장 진입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원료와 롯데케미칼의 기술·영업력이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사업다각화를 통한 종합에너지기업 도약이라는 비전 달성에 한 획을 그을 것”이라며 “HPC에 힘입어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지난해 33%에서 오는 2022년 45% 이상으로 확대되는 동시에 석유화학 사업 확대에 따른 202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2조2,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현대케미칼의 성공 DNA를 공유하고 있다”며 “정유사와 화학사의 장점을 결합해 국내 최초의 정유-석유화학 합작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는 현대케미칼 HPC 공장이 서산 지역에 1조7,000억원의 경제효과와 1,500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한수 기자  hs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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