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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의무수납제 폐지, 땜질 처방에서 벗어나야

[테크홀릭]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이번엔 카드 의무수납제 폐지안이다. 영세사업장에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논의가 재개된 시점에 카드 의무수납제 폐지가 거론되면서 이번에는 카드사 위기설이 화두에 올랐다.  

금융위원회가 2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카드수수료 인하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카드의무수납제’ 폐지를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카드사들이 경영 악화에 빠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당장 소비자와 가맹점 대표, 관계기관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압박을 시작했다. 

카드 의무수납제란 소액이라도 편의점 등 가맹점에서 카드 결제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정한 제도이다. 문제는 카드 수수료다. 정부가 수수료를 깎자고 카드사를 옥죄이면 카드사 경영에 당장 불이 떨어진다. 그냥 두면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그야말로 딜레마다. 

정부는 시장에 개입해서 뭔가를 당장 해결하려고 하는 모습이다. 외부에 공표된 주요 4개 카드사 올 상반기 순익은 크게 감소했다. 감소 폭이 38.2%에 달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카드사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장기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이 사안을 당장 급한 불 끈다고 근시안적으로만 해결하려든다는 데 문제가 있다. 당장 급한 불은 영세사업장 측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마트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 대표자들은 2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기업ㆍ본사, 카드사, 임대인들이 물품대금에 최저임금 인상분 반영, 가맹비 및 필수물품 축소,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임대료 인하 등의 조치를 통한 고통분담에 나설 것과 국회가 상가임대차보호법, 카드수수료인하법, 가맹거래공정화 법안을 처리할 것, 정부가 중소상인들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대책과 갑을구조 개혁을 위한 과제를 이행해줄 것을 촉구했다. 

사실 영세사업장을 힘들게 하는 것은 첫 번째는 과도한 임금인상이다. 여기에서 카드사 수수료 인하는 일부분이다. 또 다른 부담은 높은 가맹비와 상가 임대료 문제다. 최저임금 인상을 유도한 측은 정부다. 정부가 앞장 서서 임금을 올려놓고 그 비용 부담을 영세 사업자와 카드사에게만 책임지우는 모습이다. 

만약 이 일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천정부지로 올려대는 임대료와 턱없이 비싼 가맹비도 손을 봐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일이 가능할 것인가? 결국 말 잘 듣는 금융사만 손 봐서 급한 불을 끄겠다는 속셈이다.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터진다. 

그러나 수요와 공급, 소비와 생산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자본주의 시장에서 어느 한쪽에만 희생을 강요하면 반드시 풍선효과로 인해 다른 한쪽이 터지기 마련이다. 서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반드시 옳은 일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시장을 중시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알려진 것은 연매출 3억원 이하의 가맹점에 대해서는 0.8%인 카드수수료를 사실상 0%로, 3억~5억원인 가맹점은 1.3%에서 1% 미만의 0%대로 카드수수료를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데 이 정도면 카드사는 상당한 경영상의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왜 우리만? 이라는 반발이 나올 만하다. 

정부측이 간과하는 것은 풍선효과의 부정적인 측면이다. 

아마도 틀림없이 카드사들은 카드 연회비 올리는 문제를 만지작거릴 것이다. 기업 속성은 손해볼 일을 그냥 기다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최저임금 인상 -> 영세사업자 부담 가중 -> 카드사 수수료 인하로 인한 카드사 경영난 가중 -> 카드 연회비 인상 -> 국민 개개인의 부담 가중이라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다시 말해 카드의무수납제 폐지는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자영업자와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져오고 그 부담은 다시 카드사용자인 소비자들에게 넘어가는 것이다. 

급하게 덤비지 말고 충분한 의견 수렴과 대 국민 및 기업 설득이 있어야 하고 법 제도 정비 이전에 국회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 다양한 요구가 분출되는 시대다. 정부는 당황하지 말고 한단계 한 단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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