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롯데지주가 금산분리원칙에 따른 금융계열사 매각을 지주사가 아닌 롯데 계열사와 지분 맞교환식으로 매각하려던 방침이 여의치 않자  국내 외부 금융지주사에 매각하는 것으로 방침을 찾을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1일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공정거래법상 일반지주회사는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회사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는 조항(공정거래법 제 8조의 2)에 따라  롯데그룹은 그간 금융계열사 매각을 추진해왔다. 

현재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 안에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 12개 금융계열사를 두고 있다. 

롯데그룹은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금융계열사 지분을 넘겨 분리하는 방안을 가장 선호하고 최우선적으로 검토해왔다.

중간금융지주회사는 현행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일반 지주회사의 금융 자회사 보유를 허용하되, 금융회사가 3개 이상이거나 자산 규모 20조원 이상이면 중간 지주회사 설치를 강제하는 제도다.

그러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중간금융지주 도입을 보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중간금융지주회사가 도입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금산분리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해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롯데지주의 금융계열사와 일본 롯데홀딩스 등 계열사와의 지분 맞교환이 유력한 해결방안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계열사 지분 맞교환 방안은 대주주 적격성 승인이란 변수에 가로 막혔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엄격해졌을 뿐 아니라 국내 고객 정보를 담고 있는 금융회사의 해외 매각이 허용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계열사 지분 맞교환 방안의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 알려지자 롯데그룹은 다시 금융계열사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업계에서는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며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를 인수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우리금융지주가 거론되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최근 황각규 롯제지주 사장과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자주 만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롯데월드타워에 우리은행의 대형지점이 들어선 이후 더욱 돈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최근 우리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신청했다. 금융지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우리금융지주는 롯데 금융계열사 지분을 인수할 실익이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롯데그룹의 엘포인트(L-point) 빅데이터를 확보해 기존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유통이 주력인  롯데그룹 역시 카드의 프로모션 등을 계속 함께할 수 있어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롯데의 금융계열사 지분 매각시한은 내년 10월까지다. 

백용선 기자  arbutus3@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