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금융감독당국이 지난달 변액보험상품 판매와 관련 '적합성 진단'이 부실하다며 보험사들을 상대로 '경영유의'와 '경영개선' 등 기관제재 조치까지 내렸으나, 보험사들이 보험비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변액상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 초회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8.7% 감소했으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35.9% 증가한 7,412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 관련 상품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변액보험만 주가 상승 및 일시납 상품 판매 증가에 따라 판매율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까지 판매된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조436억원으로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296억원에 비해 43%나 증가한 금액으로 흥국생명이나  ING 생명처럼 중소형 생명보험사가 견인차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액보험이란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이나 펀드, 채권 등에 투자하고 그 실적에 따른 수익을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변액보험을 판매하는 각 보험사의 상품마다 비율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보험사의 투자 실적이 좋으면 고객은 수익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나, 실적이 좋지 않게 나온다면 손실의 위험도 공존한다는 것은 동일하다.

이에 더해 소비자들이 추가 납입이나 중도인출을 원할 때에도 공시의무가 없어 상품요약서나 약관에 명시하지 않은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질 수 있다.

금감원은 이와관련 지난달 초 변액보험 상품의 "적합성 진단이 부실하다"며 미래에셋생명, 메트라이프생명, K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ING생명 그리고 PCA생명 등 6개 생보사에게 '경영유의'와 '경영개선' 등 기관 제재를 내린바 있다.

금감원 보험감독국 등은 A보험사는 변액보험 적합성 진단 업무의 허점과 판정 기준 허술 등의 불완전 판매 소지를 나았다고 지적했고 B생명은 적합성진단 결과 조건 부적합으로 나온 고객에게도 가입을 권유해 개선권고를 받았다.

경영유의나 경영개선 등 제재를 받은 대부분의 생보사들도 유사한 문제가 적발돼 6개월 내에 조치를 취하고 금감원장에게 결과를 보고하라는 금감원의 지시를 받았다.

그럼에도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보험사들은 보험영업 비수기인 7~8월 여름철에 다양한 신상품을 쏟아내며 변액보험 판매고를 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생명보험 판매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변액보험만 초회보험료가 증가하는 등 유일하게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니, 보험사들이 변액보험 상품개발과 판매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7월부터 고객들이 변액보험을 유지할 능력이 있는지를 진단하고 기준을 충족하는 고객에게만 판매하도록 하는 적합성 진단을 의무화했다"며 "그럼에도 보험사들이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불완전판매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보험 상품 구매 후 소비자들의 피해와 관련해 업체에 대한 조치와 제재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금융 상품 선택 시 계약서와 약관을 잘 살피며 신중하게 고르는 것도 동반되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같은 달 발표한 '증권과 보험 권역을 중심으로 하반기 대규모 미스터리 쇼핑(mystery shopping)을 할 것'이라고 말한 시기가 곧 올 것이라는 분위기다.

이는 금융당국 직원이나 위임받은 직원들이 고객으로 가장해 금융사를 방문하는 암행 제도로 보험 분야에서는 변액보험과 실손의료보험 상품이 그 대상으로 고려되고 있다.

금감원이 점검 결과에 따라 상품판매 중지를 검토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소비자보호가 불량한 금융기업의 이름 공개는 물론, 소비자보호 부실에 대해 업체와 경영진에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향후 보험사들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창환 기자  shineos@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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