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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수수료 인하의 ‘역결과’, 자영업자들 더욱 어려워져...해결책은 시장 질서에 맡기는 것 뿐

[테크홀릭] 선한 의도로 행했지만 의도치 않게 나타난 나쁜 결과를 ‘역결과(adverse consequences)’라고 한다. 중국 대약진운동 초기, 모택동이 곡식을 쪼아 먹는 참새를 보고 “저 새는 나쁜 새다”라면서 없애도록 해 참새 수 억 마리를 잡아 없앴다. 식량 수확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지만  이듬해 해충을 잡아먹는 참새가 사라진 탓에 병충해가 확산돼 대흉년이 들었다. 결국 4천만 명이 아사한 모택동의 ‘나쁜 새’사건이 역결과의 대표적인 사례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자 등 소상공인들의 영업이 어려워지자 정부가 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카드사에게 카드수수료를 내리게 했다.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역시 역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온라인 판매업자의 수수료는 기존 3%에서 1.8~2.3%로, 영세·중소 개인택시사업자의 수수료는 1.5%에서 1%로 낮추는 방안을 적용한다. 이번 수수료인하로 카드사는 내년에 대략 1,150억원 정도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에게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가 도움이 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부의 지속적인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로 카드사들은 매년 수익률이 급감했다는 사실이다. 카드 업계의 수익률은 매년 20~30% 넘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카드사는 줄어든 수익을 어떻게 보전할까? 

당장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많은 카드부터 단종되고 있다. 올해 초 KB국민카드의 ‘로블(ROVL)카드’가 단종됐다. 연회비 30만원이 부담스럽지만 바우처로 일본·동남아·발리 등 동반자 무료 항공권이 있어 인기가 높았다. 최근에는 삼성카드의 ‘더오카드’가 단종될 예정이다. 역시 연회비 60만원의 프리미엄카드지만 항공사마일리지 등 혜택이 많아 인기가 높았다. 

카드업계에서는 이처럼 고객혜택이 많은 카드들이 단종될 뿐만 아니라 수익률 인하를 감당할 수 없는 한계카드사들이 대거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카드업계에서는 임직원의 11%가 감원됐다. 

카드수수료가 인하되자 카드사들은 고금리대출을 늘렸다. 올 상반기 카드론 7개 카드사들의 상반기 카드론 취급액은 20조8,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카드사들은 매년 20~30%넘게 줄어든 이익을 보전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정부는 또 다시 내년부터 카드론 증가율을 연 7%로 제한해 고금리카드론으로도 수익을 보전하기가 어려워졌다. 

카드론은 카드사들이 수익을 올리는 중요한 매출원이지만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정책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여 카드론 사업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물론 그렇게 무작정 대출을 제한할 때 돈이 필요한 서민들에게 바람직한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24%짜리 대부업 대출이나 사채로 몰려가지 않을까? 

증권가에서는 카드수수료 인하 등 과도한 규제의 영향으로 지급결제 부문의 수익이 급격히 감소하고 시장 기능을 상실할 수준까지 근접해 추가적인 정부 규제는 사실상 시장의 실패를 초래한다고 보고 있다.  

소상공인에 대한 영향 역시 역결과의 악순환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수수료 수입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카드사의 수익원은 사실상 카드론 사업이다.  여기서 정부의 수수료인하, 카드론 규제로 카드사의 수익이 떨어지면 한계 카드사들이 발생하고 대출한도가 축소되면서 가계부채의 위험성은 높아지며 카드사들은 대손비용이 상승한다. 또 대출을 받지 못하는 자영업 소상공인들의 영업도 악화된다. 다시 이는 대손비용 상승, 실적악화의 악순환을 만든다.

과연 서민과 소상공인들에게 카드수수료 인하가 지금껏 어떤 이익을 주었을까?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카드사들이 생존을 위해 마케팅을 줄이면서 프로모션이 줄고 소비가 줄며 시장이 더욱 침체한다. 소비 축소와 시장의 침체는 곧바로 소상공인들에게도 연쇄반응을 일으켜 소상공인들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그로 인해 소상공인들은 더욱 피해를 본다. 또 카드사들은 생존을 위해 카드론을 키우면서 그로 인해 소상공인들은 더욱 피해를 본다. 

결국 이같은 결과는 전형적인 ‘역결과’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해결하는 방법은 규제를 철폐하고 시장에 맡기는 방법 외에는 사실상 생각하기 어렵다.  

이승훈 기자  leesh37@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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