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항소심 재판 결과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는 5일,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죄 1심에서 실형을 받고 구속 수감된 신동빈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은 구속된지 235일만에 석방됐고 롯데그룹도 총수부재 사태에서 벗어나게 됐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말 경영비리 사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지만, 올해 2월 국정농단 사건에서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심과 달리 2심에서 실형을 면하게 된 배경에는 신동빈 회장이 전달한 K재단 지원금에 박근혜 전대통령의 강압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이 작용했다. 이에 따라  K재단 지원금은 '강압성' 뇌물로서 재판부는 뇌물성은 정했으나 뇌물 70억원은 1심과 달리 추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먼저 적극적으로 금액을 지원할 것으로 요구했고 피고인은 이에 수동적으로 요구했다"며 "불응할 경우 기업활동 전반에 불이익을 받을 두려움을 느낄 정도였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의사결정의 자유가 다소 제한된 상황에서 뇌물공여 책임을 엄히 묻기는 어렵다"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K재단 지원 전후로 면세점 정책이 롯데에 특별히 유리하게 집행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0일 롯데 노동조합에서 신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재판 사흘 전 제출한 것도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일정 부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5년 롯데 경영비리 사건 역시 신동빈 회장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이 신동빈 회장이 자신의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사실혼 배우자인 서미경씨 모녀에게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 특혜를 줘 회사에 774억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는 유죄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1심에서 유죄로 판단됐던 서미경씨의 딸 신유미씨에게 공짜 급여를 지급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롯데피에스넷, 롯데기공 등을 부당하게 지원해 471억원의 배임을 저질렀다는 혐의와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에게 공짜 급여를 준 혐의 등은 모두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버지인 신격호 회장이 자신의 가족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신동빈 회장과 아무 상의 없이 독자적, 주도적으로 실행한 일로 보인다"며 "선뜻 아버지의 뜻을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동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파악, 정상 참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같이 재판을 받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징역 3년, 벌금 30억원을 선고받았다. 1심 때 선고된 징역 4년, 벌금 35억원보다 감형됐다.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의 견강상태를 고려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신영자 이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신동주 회장과 서미경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롯데그룹은 총수 부재 사태에서 벗어나 빠른 시일 내 경영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나라를 위해 일을 하게 해달라"고 한 신동빈 회장은 그동안 미뤄진 그룹의 투자 건을 결정하며 일자리 창출, 사회적기여 활동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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