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삼성전자가 통·번역, 자율주행 등 분야의 글로벌 인공지능(AI) 테스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기술 주도권을 이어가고 있다. 각 대회에서 활용한 AI 알고리즘은 실생활과 밀접한 기술들이어서 더 관심을 끈다.

삼성전자는 세트부문 선행 연구개발(R&D) 조직인 삼성리서치의 폴란드연구소가 지난달 영국 에든버러 대학과 공동으로 글로벌 통·번역 AI 대회인 ‘IWSLT(International Workshop on Spoken Language Translation)’에 참가해 1위에 올랐다고 23일 발표했다. 

IWSLT는 AI를 활용해 통역, 번역의 정확성을 겨루는 대회 중 ‘WMT(Workshop on Machine Translation)’와 함께 쌍벽을 이룬다. 삼성리서치 폴란드연구소는 IWSLT에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IWSLT는 두 개 부문으로 나눠 대회를 진행한다. 폴란드연구소는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번역을 실행하는 부문(Low Resource Machine Translation)에 참가했다. 대회는 AI 기술을 활용해 스페인 북동부 지역에서 쓰는 바스크어 기반의 테드 강연(TED Talks)을 영어로 번역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바스크어와 영어로 짝 지어진 100만개의 영화 자막과 일부 다국어 테드 강연 자막을 제공[1]했다. AI 알고리즘이 이 자료들만으로 학습을 한 뒤, 별개의 테드 강연을 번역하게 하는 고난위도 방식이다. 삼성리서치 폴란드연구소는 사람이 번역을 했을 때와 비교해, 26.21점의 가장 높은 매칭률[2]을 기록하며 선두에 올랐다. 이번 기술은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AI를 활용해 다국어 번역을 실행하는 솔루션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삼성리서치 우크라이나연구소는 자동차 관련 분야에서 세계 3대[3] AI 대회로 꼽히는 ‘KITTI(Karlsruhe Institute of Technology and Toyota Technological Institute at Chicago)’의 한 분야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KITTI는 도로상태, 물체탐지, 보행자 추적, 음향 등 자동차 관련 AI 기술을 겨루는 대회다.

우크라이나연구소는 9대 부문, 17대 분야 대회 중 보행자 추적 분야에 참가했다. 대회는 28개의 서로 다른 영상에서 추출한 약 3,400장의 연속된 사진 속에서 특정 보행자의 동선을 얼마나 정확히 추적하느냐를 겨루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우크라이나연구소는 ‘서타키(SiRtaKi)’라는 물체 추적을 위한 자체 AI 알고리즘으로 지난 8월 대회에 참가해 현재까지 1위를 지키고 있다[4]. 삼성리서치는 이번 대회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서타키 솔루션을 자율주행, 차세대 가전 등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리서치는 7월 기계학습(machine reading) 분야의 글로벌 대회 중 하나인 ‘마르코(MSMARCO)’, ‘트리비아(TriviaQA)’ 테스트에서 나란히 1위에 올랐다. 이중 트리비아의 웹(web) 분야에서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3월에는 삼성리서치 베이징연구소가 국제패턴인식협회(IAPR)의 문자인식 대회(‘ICDAR’)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ICDAR은 광학문자판독(OCR) 분야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대회다.

삼성리서치 조승환 부소장(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세계 각지에서 세상을 바꿀 AI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술들을 회사의 혁신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해 사용자가 중심이 되는 AI 세상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필 기자  philph@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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