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포스코 최정우 회장의 경영 방식이 상생과 개혁이라는 새로운 가닥을 잡고 나가게 될 전망이다. 이런 방침은 지난 12월 초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사내 방송을 통해 포스코의 새로운 지향점인 ‘기업시민’에 대한 내용과 새롭게 선포한 비전 ‘With POSCO’ 그리고 포스코 100대 개혁과제 등에 대해 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하면서 밝혀진 것이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 100일 3,300여 건의 러브레터를 받으며 업계 안팎의 다양한 여론을 들어 왔는데 이날 사내 방송을 통해 러브레터를 비롯한 전문가층의 다양한 의견을 취합해 100대 과제를 정리했다고 밝혔다.

최정우 회장이 밝힌 포스코의 미래는 한 마디로 ‘국민기업’에서 ‘기업시민’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이것은 포스코가 앞으로는 이익을 창출하는 경제 주체의 역할을 넘어서 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갈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나갈 것임을 천명하는 것이다.

포스텍 송호근 석좌교수는 기업시민에 대해 “포스코 전체 구성원들이 지향해야 할 기대를 그 안에 담아 놓고 시민들과 공유하겠다는 이야기”라며, “이는 역사적으로 보면 중요한 전환의 개념”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의 새로운 지향점인 ‘기업시민’이란 사회와 공생하며 성장을 도모하고, 배려와 협력하는 문화를 장착시켜 가는 주체를 말한다. 이는 경제적 가치와 함께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시점에서 기업이 사회구성원과 공생하며 상생한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최정우 회장은 기업시민 포스코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려는 것에 대해 “포스코가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제품 판매가 증가하고, 이렇게 제공된 최고의 재화와 서비스는 포스코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브랜드 가치의 상승은 제품의 판매 확대로 이어져 경제적 가치의 상승은 자연스럽게 동반될 것”이라고 경제적 가치 상승효과를 설명했다. 선순환 효과가 창출될 것이란 뜻이다.

최정우 회장은 이런 사업의 방향을 ‘자본주의 4.0, 따뜻한 자본주의, 함께 가는 사회 등’의 트랜드를 반영해 새로운 경영 비전을 ‘With POSCO’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최정우 회장은 또 “기업에 있는 사람들은 형식보다 실질, 보고보다는 실행, 명분보다는 실리를 중시해야 한다”며, “3실(實)을 행동강령으로 내세웠고 조직문화의 기본기부터 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스코는 100대 개혁 과제에 대한 구체적 복안을 내놓았다. 이 개혁안은 과제 전체가 3실(實)의 원칙에 기반해 도출되었고 그 영역은 Business, Society, People로 나뉜다.

이 중 100대 과제의 약 75% 정도가 내년 상반기 중에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서 반영될 것이고, 상반기가 지나면 포스코 스스로가 실리를 챙기면서 결국 포스코 직원들과 기업 가치에 보탬이 된다고 느끼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성장시대, 비철강도 함께 간다

포스코의 사업 기반이던 철강이 저성장시대를 맞은 지금 포스코는 향후 사업에서 비철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도전과 투자로 새로운 50년을 열어나갈 것이 분명하다.

최 회장이 100대 개혁 과제를 통해 제시한 비철강 분야 사업 품목은 이차전지사업, 액화천연가스(LNG) 등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차전지는 휴대전화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에서 일반 활용이 커 미래 전망이 밝은 분야다.

이가운데 주목받는 분야는 리튬이다. 리튬은 포스코가 상업 생산을 위해 전략개발 품목으로 매진해 왔으나 그동안 잡음도 많았고 과정도 순탄치 못했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올해 들어 갤럭시리소스 및 필바라미네랄 등 호주 자원개발사들과 손잡고 오는 2021년부터 연간 5만5000톤의 리튬을 상업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5만5000톤 분량이면 전기자동차 110만~12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이라고 전만할 정도라 사업 시작 8년이 넘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리튬원료 확보 및 화학공정을 통한 상업생산을 신성장 동력의 큰 축으로 보고 투자를 집중해 왔는데 이번에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필바라 지역의 필간구라 광산은 470㎢ 규모로 리튬원광 매장량은 226만톤, 최대 50년까지 채굴이 가능하다. 올 하반기 리튬정광 30만톤 생산을 시작으로 최대 80만톤까지 생산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최근 10년간 2차 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원료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온 포스코는 지난 2월 호주 광산개발 기업인 필바라 미네랄로부터 회사지분 4.74%(약 650억원)를 인수하고 리튬정광을 장기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편 포스코켐텍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그룹 내 에너지 소재 사업의 시너지 제고를 위해 포스코ESM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그룹 내 음극재와 양극재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포스코켐텍과 포스코ESM은 각각 1대0.2172865 비율로 합병하며, 2019년 2월 이사회의 최종 승인을 거쳐, 이르면 내년 4월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양사는 연내에 양·음극재 각 사업조직을 에너지 소재 사업본부로 일원화해 합병을 준비하고, 산하에 에너지 소재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단계적으로 통합 작업을 추진해 사업과 인력을 차질 없이 융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켐텍은 이번 합병을 통해 그룹 내 음극재와 양극재 사업 통합으로 R&D 역량을 결집해 차세대 시장 선도형 제품 개발을 본격화하는 한편, 연구개발 효율화로 비용 절감, 통합 마케팅을 통한 판매확대 적극 추진 등을 통해 사업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켐텍은 양·음극재의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늘려 2021년에는 국내 양·음극재 사업에서 매출 1조4,000억 원 이상을 거두는 글로벌 에너지 소재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 그룹은 신성장동력으로 2차 전지 소재 사업을 적극 육성해 203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17조 원 규모의 사업으로 키워 그룹 성장을 견인할 예정이다.

상생과 감사의 밤

한편 포스코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2018 고객 감사의 밤' 행사를 열고 올 한해 함께해준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상을 향해! 위드(With) POSCO'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포스코 어린이집 아이들을 통해 경영비전인 위드 포스코 의미를 전달하는 영상으로 시작했다. 최정우 회장은 “새로운 50년은 실사구시 정신으로 고객의 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고객의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 성원에 보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훈 기자  techmania@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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