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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의 죽음이 불러온 여러 가지 생각...
(사진 = 한진그룹 제공)

[테크홀릭] 한진그룹 총수 조양호 회장이 8일 세상을 떠났다. 지병에다 과도한 검경의 수사 압박에 이어최근 경영권 방어와 관련하여 받은 충격이 그의 죽음을 초래한 것이라는 점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고 조양호 회장은 평생을 ‘수송보국’ 일념으로 대한항공을 국제적인 항공사로 키워낸 최고의 오너 경영인이었다. 선친 조중훈 창업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한 후 45년간 한눈 팔지 않고 경영에만 몰두해 온 인물이다.

평창올림픽 성공에 이바지한 여러 인물 중에 가장 빛난 업적을 세운 이도 조회장이었다. 민간 유치위원장 및 대회조직위원장을 맡았고 맡은 임무를 아무 탈 없이 추진하여 박수를 받았으나 석연치 않은 여러 이유로 조직위원장직을 사퇴해야만 했다. 고인은 그 때 대단히 맘이 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평창올림픽 후원금 모금을 요청할 때 한진그룹도 적극 참여했다.

그러나 문 정부 들어 딸들이 철없이 벌인 사고 탓으로 대표적인 '적폐 기업인'으로 찍혔다. 지난 해 4월 조 회장 차녀의 '물컵 갑질' 사건 이후 조 회장과 그의 가족은 검경은 물론, 관세청·고용노동부, 복지부, 공정위와 교육부까지 나서서 11개 기관에서 25건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 회장 집안에 대한 수사는 ‘너무도 지나치다’는 외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방위적이고 별건적인 수사로 확대돼 유죄 판정도 없이 사회히적 지탄을 받도록 수사 기밀을 유출하고 망신주기로 일관했다.

한진그룹 계열사 압수수색은 18회, 회장 일가는 무려 14번 검경과 법무부 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장담하는데 검경은 이 압수수색의 샛길로 별건 수사 자료를 엄청나게 확보했을 것이고 앞으로도 이 정보를 활용하여 기업 길들이기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한 기업인 가족을 상대로 이렇게 국가 기관이 총동원되는 것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조양호 회장 뿐이다.

영장이 기각되면 진보 언론부터 여당까지 나서서 비난의 포화를 퍼부었다. 공정위원장은 대놓고 “재벌을 혼내주겠다”고 공언하며 재벌 해체를 압박했다.

그렇게 하여 자산 규모 재계 14위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아직 얼마든지 활동할 연세임에도 8일 급서했다. 폐질환을 앓았던 그는 대한항공 주총에서 등기이사직을 박탈당한 뒤 병세가 급속히 악화됐다고 회사 측은 밝히고 있다.

국민연금이 자기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는 볼멘소리는 듣기도 싫다. 정권의 소총수가 된 국민연금은 이번 조 회장의 사망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가 없을 것이고 그 책임자들은 언젠가 이 일로 인해 다시 법적 혹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계속되는 마녀사냥, 언제 끝낼 것인가

최소한 무죄추정주의는 지켜져야 한다. 유죄추정이 사법부 판정없이 그대로 죄인으로 확정이 되고 있다. 관행처럼 잡아들이고 압수수색하고 언론에 기사를 흘려 망신을 준다. 자신들은 그런 적 없다고 해도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검찰은 이번 조양호 회장 집안에 칼날을 들이대면서 정작 물컵 사건에 대해선 무혐의로 결론 내리고 기소하지도 않았다. 가족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이 모두 기각됐다. 그리고 마치 분풀이라도 하는 것 마냥 칼날을 조 회장으로 향했고 그 결과 조회장이 걸려들었다.

이런 식으로 털면 걸리지 않을 재벌은 결코 없을 것이다. 일반인도 이런 식으로 털면 걸리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기업 경영자 집안의 갑질을 비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과도한 수사권력의 행사는 이제부터라도 절제해야 한다.

이 정부 들어 '적폐 청산' 수사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물급 인사가 도대체 몇 명이나 되는지...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변창훈 전 서울고검 검사, 국정원 소속이었던 정모 변호사, '방산 적폐'로 찍혀 수사받던 기업 임원과 심지어 국회의원까지 줄줄이 자살과 사망으로 이어져 왔다.

이러고도 반성이 없다면 인륜을 저버리고 법치를 무시하는 것밖에 안 된다.

한편 재계는 경영권 승계 준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조 회장이 급작스럽게 타계한 그룹의 다음 승계구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영권 공격은 앞으로 더 가팔라질 것이 분명하다.

우선 가족끼리 경영권 분쟁은 절대 피해야 할 것이다. 우선 국가를 위해서도 하루빨리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도록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상속세 부담도 적잖은 문제이고 현금 확보를 위해 자칫 보유 주식을 매도하다가 지분 경쟁에서 밀릴 수도 있다.

한진칼의 2대 주주로 경영 참여를 선언한 행동주의 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13.47%)와 조 회장 일가의 경영 참여에 반대하고 있는 3대 주주 국민연금(7.34%) 지분만 합쳐도 20%가 넘는다.

이러다가 수송보국을 앞세웠던 고인의 업적과 깊은 기업사랑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제 재벌 안하겠다고 기업 못하겠다고 준 재벌급 경영자들이 기업 경영의욕을 잃을까도 걱정된다.

아시아나항공도 크게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이런 일이 계속 생기면 대한민국의 항공 산업 전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어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제라도 바로잡아야 할 일이 태산이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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