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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경영개입, 기업 경영 방어수단 없애나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를 지키지 못하는 나라 어쩌나

[테크홀릭] 정부가 국민연금의 경영참여를 본격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일방 추진하고 있어 재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및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 공청회에서는 재계 관계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주주권을 지키고 기업을 지키는 것을 방해하는 새로운 상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격앙된 목소리로 이를 반대했다.

이들의 반발은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대상과 절차를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한 ‘국민연금 경영참여 목적 주주권행사 가이드라인(지침)’의 법적 정당성 때문이다.

헌법과 상법에서 보장한 기업 경영권 보호가 이번 가이드라인과 충돌하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집중투표제 강제 도입은 법령에 근거가 없는 제도이다.

기업에 강요하는 내용을 무더기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입법으로 도입해야 할 주요 사안을 정부가 공공기관(국민연금) 지침으로 시행하면서 기업 경영에 무소불위로 개입할 근거를 마련하려 한다는 비난도 제기된다.

28일 정부와 재계 등에 따르면 복지부가 마련한 지침이 확정되면 최종적으로 국민연금은 법령을 위반한 기업을 대상으로 이사 해임과 정관 변경까지 요구할 수 있다. 이 법의 적용이 자의적인 판단을 가져올 수 있어 기업 경영권 보호에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검찰의 기소 등 국가기관의 1차 조사 결과만으로도 국민연금이 이사 해임 주주제안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지나친 강제조항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대법원 유죄 판결 전까지 피고인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한 헌법의 무죄추정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현행 법은 대법원 결정이 나지 않으면 피의자를 보호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피고인 또는 피의자는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한다는 원칙으로 프랑스의 권리선언에서 비롯된 것으로, 유죄의 확정판결 시까지 무죄의 추정을 받으므로 제2심 또는 제2심 판결에서 유죄의 판결이 선고되었다하더라도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의 추정을 받는다.

유죄판결이란 형 선고 판결뿐만 아니라 형 면제 판결과 선고유예 판결을 포함한다. 그러므로 면소, 공소기각 또는 관할위반 판결은 확정되어도 무죄의 추정이 유지된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무죄 최종 판결전에 주주의 권한을 제지하려 하는 것은 자본주의 현행제도와 헌법을 유린하는 것이 된다는 것이 재계와 법조계의 항변이다.

경제인연합회 등은 복지부 가이드라인 가운데 15개의 핵심 내용이 상위 법령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가 되는 몇 가지 부분을 살펴보면, ▲기업들이 ‘임기 중 상장사 임원 해임’을 요청하는 주주제안을 거부하도록 규정한 상법의 무시 우려▲ 기업들에 집중투표제 도입 강요 우려 ▲ 국회 통과를 기본으로 하는 집중투표제 의무화 법안의 무효화 ▲ 법에 없는 초법적 기구 설치 우려 ▲ 이사·감사위원 선임 등 사적 경영에 해당하는 사안의 국가 개입 허용 우려 등이다.

특히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이사를 선임할 때 특정 이사 후보에게 의결권을 몰아줄 수 있는 제도라서 잘못 하면 경영권 방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정부의 표면적인 의도는 부실한 경영자가 기업 부실과 부패형 범죄를 저지르고도 기업을 버젓이 운영하고 횡포를 저지르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언뜻 보면 좋은 취로 보이는 이 조치가 결국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자본주의 경영주의 경영권을 침해한다면 빈대잡는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는 것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연금사회주의 제도화를 정부 단독 추진할 수 있나?

이런 결정을 복지 단독으로 결정할 수가 있는가 하는 것은 더 큰 논란거리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절대로 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기업경영권 관련이라면 상법에서 보장한 테두리를 넘어서면 안 된다. 그러면 탈법이 되고 초법이 된다. 정권이 바뀌면 또 달라질 수도 있고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손 볼 기업이나 기업주에게 해를 가할 수도 있게 된다. 물론 최악의 경우를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죄추정주의라는 것은 죄를 지었다고 판단되더라도 최종 대법원의 결정까지는 선의의 한 사람까지도 보호하자는 것이 법 취지이다.

당연히 국회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법률 개정 없이 국민연금 운영 지침 따위로 법 위에 서려하는 것은 심각한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것을 자의적으로 법적 판단 이전에 국민연금이 경영권에 시시비비하는 것 자체가 초법적 발상이라는 것이 변호사들의 지적이다.

재계 원로들은 정부가 앞장서서 국민연금의 연금사회주의화를 자꾸 시도하는 것 자첵 논란을 양산하고 있다면서 만약에 해외의 기업 사냥꾼들이 포함된 투기세력이 마음만 먹으면 기업 경영권을 무력화시킬 우려가 있음에도 이를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것 자체는 심각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훼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업주도 국민이다. 기업주는 고용을 창출한다. 기업주는 국익을 만들어 내는 자본주의 국가의 기둥이다. 이런 인식이 없이 마냥 기업주가 범죄자처럼 인식되게 하는 이번 복지부 가이드 라인에 대해 재계가 염려하는 것이 과연 지나친 기우일까?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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