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27일 임기를 마치며 “제 지난 3년을 관통하는 단어는 바로 ‘현장’이었습니다. 국내외 모든 영업점을 돌아본 것은 행복한 여정이었습니다”라며 소회를 밝혔다. 이임식이 열린 이날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대강당은 김 행장을 맞이하는 임직원 약 400명으로 가득 찼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27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임기 만료에 따른 이임사를 하고 있다. 김 행장은 기업은행원으로 시작해 지난 2016년 12월 제25대 기업은행장으로 선임, 3년간 행장직을 수행했다.(사진=IBK기업은행)

김 행장은 이임사를 통해 “현장의 힘 덕분에 사상 최대의 이익을 냈고 자산의 질도 향상되는 등 글로벌 100대 은행으로서의 위상도 갖췄다”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실행’이며 이에 앞서 자기 자신에게 더욱 엄격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지난 1985년 8월 중소기업은행(현 기업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지점과 본부를 오가며 실무를 담당한 뒤 경영전략그룹 부행장 등을 거쳐 2016년 12월 제25대 기업은행장에 올랐다. 기업은행 역사상 세 번째 내부 출신 행장이다.

김 행장의 지난 3년은 △동반자 금융 △현장 소통 △해외 진출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관통된다.

김 행장은 취임 이래 줄곧 ‘IBK동반자금융’을 핵심가치로 강조해왔다. 이러한 의지에 따라 기업은행은 지난해 9월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중소기업 대출 잔액 15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연간 사상 최대치인 12조원 이상이 늘었다.

이밖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1%대’ 초저금리 특별대출을 총 2조3000억원 규모로 실행했고 중소기업 경영지원 플랫폼 ‘IBK박스(BOX)’와 창업기업 육성플랫폼 ‘IBK창공(創工)’도 전격 가동 중이다.

김 행장은 ‘소통의 달인’으로도 평가받는다. ‘임기 내 모든 지점 방문’을 내걸며 바쁘게 현장 행보를 펼친 결과 2년10개월만에 기업은행의 국내외 점포 691곳을 모두 방문했고 1만2478명의 직원들과 만났다. 또 행내 인트라넷에 당일 즉석 만남인 ‘번개’ 모임을 제안해 희망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하는 ‘번개의 신(神)’ 행사를 수차례 진행하는 등 다양한 직원들과 격 없는 소통을 즐겼다.

김 행장은 ‘IBK아시아금융벨트’를 내세우며 신(新)남방 국가 진출에도 박차를 가했다. 특히 기업은행의 첫 해외 법인 인수·합병(M&A) 결과물인 ‘IBK인도네시아은행’을 올해 출범시켰다.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에 진출했으며 최근까지 미얀마에 법인 설립을 추진해왔다. 현지 각종 금융 지원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함이다.

김 행장은 이날 임직원들을 향해 “IBK는 저에게 최고의 자부심이었다”며 “여러분도 자부심을 잊지 말라”고 격려했다. 임직원들은 “우리의 선배여서 자랑스러웠습니다”라고 화답하며 김 행장을 배웅했다.

한편 김 행장의 뒤를 이을 차기 행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 청와대가 차기 행장으로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낙점했다는 말이 나오면서 ‘깜깜이 선출’과 ‘낙하산’ 논란 속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새 은행장의 공식 취임 전까지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이 직무대행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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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재화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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