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의 10일 첫 출근길에 IBK기업은행 본점앞에서 노조가 "청와대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다"며 막아서자 끝내 발길을 돌려 무산됐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0여년간 조준희·권선주·김도진 등 3명의 행장을 내부 승진을 통해 배출했는데, 이번에 이같은 관례가 깨지자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윤 행장은 이날 오전 8시30분께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후문을 통해 건물 내부로 들어가 첫 업무를 시작하려 했지만 아침일찍부터 대기하던 기업은행 노조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노조원들과 10여분 가량 대치했다.

노조원들은 "단 한발짝도 들여보내지 않겠다"는 문구가 써진 플래카드를 들고 윤 행장의 진입을 막고 일부 노조원들은 "(윤 행장) 물러나라"를 외치면서 정문은 노조원들에 의해 아침 일찍부터 봉쇄됐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윤 행장에게 "우리 입장은 이미 전달했으니, 정권과 대통령에게 부담 주지 말고 자진 사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에 윤 행장은 착잡한 표정으로 "함량 미달 낙하산이라고 말씀하셨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은행은) 1만4000가족들의 일터이기도 하지 않나. 열심히 해서 잘 키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결국 윤 행장은 노조의 반대 목소리에 부딪혀 차에 올랐다. 출근은 무산됐지만 비서실을 통해 기본적인 업무 보고는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윤 행장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을 잘 알기 때문에 기업은행장의 적임자라고 설명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당분간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청와대는 윤 행장 임명과 관련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했던 분들은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중소기업 특화 은행인 기업은행의 특성을 잘 알려면 내부 출신 행장이 임명돼야 한다며, 외부 관료 출신 행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3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 참석해 이번 기업은행 사태에 대해 "어차피 두 당사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전문성을 갖췄다. 행장과 노조의 대화를 옆에서 지켜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제가 청와대에 제청을 했고 윤종원 행장이 은행장에 적합하다는 것은 이력을 보면 알 것"이라며 "좋은 뜻으로 이야기를 해도 상대방이 오해할 수 있어 말을 아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종원 행장이 외부 인사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격이나 전문성은 지켜보면 알 것"이라며 "기업은행 직원들도 겪어보면 훌륭한 분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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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의 10일 첫 출근길에 IBK기업은행 본점앞에서 노조가 "청와대 낙하산 인사에 반대한다"며 막아서고 있다.(사진=한국경제TV 갈무리)

이승훈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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