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말부터 애플 아이패드 미니와 구글 넥서스7으로 대표되는 7인치 미니 태블릿PC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손으로도 편히 쥘 수 있는 크기와 무게 그리고 저렴한 가격이 높은 인기의 비결로 꼽힌다. 태블릿PC용 앱과 서비스 등 수준 높은 콘텐츠 또한 빼놓을 수 없다.

iOS의 아이패드 미니,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하는 넥서스7처럼 주목을 끄는 미니 윈도8 태블릿PC는 없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W3이 그래서 눈길을 끈다. 미니 태블릿PC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아이패드 미니, 넥서스7뿐이기에 아이코니아 W3이 어떤 평가를 받을 지 무척 궁금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시리즈의 실패 때문인지 국내 출시 일정이 점점 미뤄지는 아이코니아 W3. 어떤 제품일까.

▲ 윈도8 기반 미니 태블릿PC 에이서 아이코니아 W3. 아이패드 미니와 넥서스7를 상대로 미니 태블릿PC 시장에서 어느 정도 인기를 끌지 궁금하다.

아이코니아 W3을 중심으로 미니 윈도8 태블릿PC의 장단점을 살펴봤다. 아이패드 미니와 넥서스7를 대상으로 사용자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 지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 미니 태블릿PC가 뭐예요?=미니 태블릿PC는 어떤 제품을 말하는 것일까? 화면 크기로 보면 아이패드 미니가 7.9인치, 넥서스7은 7인치이므로 7~8인치가 이 부류에 속한다. 요즘은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은 5~6인 치대다. 5인치를 넘는 제품은 폰과 태블릿의 합성어 '패블릿'이라고도 한다. 이 같은 네이밍은 제조사의 마케팅에 의한 측면이 크고 명확한 정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 한 손으로 쥐기 쉬운 미니 태블릿PC. 세로로 긴 아이코니아 W3의 장점이다. 8인치가 바로미터다.

한편 태블릿PC는 올인원PC에 가까운 20인치 이상 제품을 제외하면 10인치 전후가 대부분이다. 이것보다 작은 것이 7~8인치 미니 태블릿PC다. 줄어든 화면 크기는 사용 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버겁기는 해도 한 손으로 쥐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 특히 7인치 넥서스7은 조금 여유가 있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사용하더라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아이코니아 W3은 어떨까. 8인치지만 16:9 비율이라 의외로 그립감은 좋을 것 같다. 한국인 표준 손 크기인 필자가 아이패드 미니를 쥘 때 조금 부담스럽지만 아이코니아 W3는 비율 때문에 한 손으로 쥐기는 좀 더 편할 것 같다. 문제는 무게다. 아이패드 미니는 와이파이 모델이 308g으로 정말 가볍다. 넥서스7도 340g이다. 반면 아이코니아 W3은 500g으로 다소 무거운 편이다. 장시간 한 손에 쥐고 사용하기는 불편함이 따를 것이다.

◇ 윈도8 태블릿PC는 세로가 어울려=미니 윈도8 태블릿PC를 세로로 사용할 때는 어떨까. 세로로 사용할 때 윈도8은 실용적일까. 아이코니아 W3에서 윈도 버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사용하는 윈도8 컨버터블PC '바이오 듀오 13'은 가로 방향으로 중앙에 윈도 버튼이 놓여있다. 거의 대부분이 그렇다. 반면 아이코니아 W3은 아이패드 미니와 마찬가지로 세로 방향의 가장 하단에 윈도 버튼이 자리한다.

▲ 8인치 화면은 16:9 비율을 지원한다. 세로 사용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소니 바이오 듀오 등 10인치 이상 윈도8 태블릿PC와 달리 윈도 버튼이 세로 방향으로 있는 것도 다른 점이다.

이는 10인치 이상 윈도8 태블릿PC와 달리 세로 사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아이패드 미니는 물론 안드로이드 태블릿PC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윈도8 또한 세로 사용에 대응한다. 세로 방향에서 문서 또는 사진 편집 작업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노트북은 가로 비율이 대부분이고 기존 윈도 프로그램 또한 가로로 최적화되어 있다. 따라서 미니 윈도8 태블릿PC를 세로 방향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윈도 스토어 앱을 사용한다는 얘기다. 이북 리더가 좋은 예다.

◇ 7인치 화면, 350g 무게 맞춰야=여기까지 살펴보니 미니 윈도8 태블릿PC가 아이패드 미니나 넥서스7의 인기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크기와 무게 그리고 윈도 스토어 앱의 중요성이 제기된다. 화면은 8인치를 넘어서는 안 되고 무게는 가능한 한 350g에 맞춰야 할 것이다.

▲ 한 손으로 쥐기 편한 크기는 7~8인치, 무게는 350g 넘지 않아야 좋다. 미니 윈도8 태블릿PC가 참고해야할 부분이다.

세로 방향 사용성을 높인 윈도8.1의 무료 배포는 미니 윈도8 태블릿PC의 사용자층을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이코니아 W3은 블루투스 키보드가 옵션으로 제공된다. 아이코니아 W3 본체에 마련된 홈에 물리적인 접촉으로 연결되는 키보드는 가로/세로 방향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분명 장점이다. 기존 윈도 프로그램을 쓸 때는 가로 모드로 세로를 지원하는 윈도 스토어 앱은 세로 방향으로 쓸 수 있으니 말이다.

▲ 아이코니아 W3은 물리적 접촉으로 연결되는 키보드가 옵션으로 제공된다. 가로 방향은 물론 세로 방향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 최신 인텔 아톰 프로세서 탑재 성능 향상=아이코니아 W3의 기본 하드웨어 성능은 10인치 아톰 탑재 윈도8 태블릿PC와 동일하다. 크기를 줄인 것으로 보면 될 텐데 울트라북에 쓰이는 코어 프로세서가 아닌 점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클로버 트레일'이라는 아톰 프로세서를 사용했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사용하거나 윈도 스토어 앱 사용에 무리 없는 실용적인 성능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아이패드 미니 등 경쟁 제품을 의식한 듯 절전모드에서 메일 수신 및 스카이프 통화가 가능한 'Connected Standby'를 지원하는 것도 장점이다.

절전모드 전환 및 복귀도 빠르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화면을 켜거나 끌 때 실시간이나 다름없이 진행된다. 아이코니아 W3 또한 전원 버튼을 누르면 동시에 화면 꺼지고 Connected Standby 모드로 전환한다.

▲ 아이코니아 W3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로 움직인다. 한 번에 하나의 프로그램 사용하는데 무리 없는 성능을 제공한다.

여기까지 보면 앱을 제외한 쓰기 측면에서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 필적할만한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볼 수 있다. 클로버 트레일 코어의 아톰 또한 다수의 윈도8 태블릿PC에 사용돼 안정적인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다.

◇ PC 주변기기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매력=윈도8 태블릿PC의 매력 중 하나가 주변기기 사용이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PC 또한 다양한 액세서리가 있다. 그러나 PC 주변기기 대부분은 아이패드 및 안드로이드 태블릿PC에 연결이 안 된다. 아이코니아 W3는 32비트 윈도8을 탑재해 조금은 구식인 PC 주변기기까지도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마이크로USB 단자를 채택해 변환 커넥터가 필요함에도 말이다.

▲ 미니 윈도8 태블릿PC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호환성이다. 조금은 구형의 프린터까지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코니아 W3은 미니 USB와 HDMI 단자를 지원한다. 변환 커넥터를 사용하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외부 디스플레이 지원을 위한 마이크로HDMI 단자도 갖췄다. 변환 어댑터를 사용하면 HDMI와 DVI, DisplayPort를 갖춘 디스플레이 출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대형TV나 프로젝터와 연결, 노트북처럼 프레젠테이션용으로 쓰는데도 모자람이 없을 게다. 32GB의 다소 적은 듯한 저장 공간은 마이크로SD카드로 충당할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과 쉽게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 윈도8 우위, 비즈니스 쓰임새=윈도8 태블릿PC 매력 중 하나가 오피스를 비롯한 윈도 프로그램의 사용이다. 특히 아이코니아 W3은 서피스RT와 달리 오피스2013의 모든 기능을 쓸 수 있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용 오피스 앱도 여럿 있지만 윈도8 태블릿PC에서 움직이는 것이 진짜 오피스다. 문서 호환성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패드나 안드로이드 태블릿PC를 비즈니스 용도로 활용하려면 다양한 기술이 필요하다. PC에서 하던 작업을 태블릿PC에서 가능하도록 대체해야 한다는 것. PC와 태블릿PC 사이의 데이터 통합의 귀찮음 그리고 편집은 만만치 않다. 반면 윈도8 태블릿PC는 소프트웨어가 노트북과 동일하게 작동되니 특별한 기술이나 작업 방식을 바꿀 필요가 없다. 태블릿PC도 데스크톱PC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럼에도 역시 무시할 수 없는 것은 개인 사용자 관점에서 중요한 전용 앱이다. 아이패드는 물론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비교해도 한참 뒤쳐진다. 일을 떠나 순수하게 게임이나 인터넷을 즐기고 싶은 사용자에게 윈도8 태블릿PC는 넘어야 할 과제가 많아 보인다.

▲ 미니 태블릿PC도 이제는 해상도 경쟁이다. 구글 넥서스7 2세대는 풀HD를 지원한다. 애플 아이패드 미니 또한 레티나 디스플레이 지원이 확실해 보인다.

◇ 올 겨울은 미니 태블릿PC 3파전=현재 아이코니아 W3은 해외 구매 대행으로 손에 넣을 수 있다. 32GB 기준으로 대략 40만원 후반 대에 판매된다. 미니 윈도8 태블릿PC는 윈도8.1 공개 이후 연말 본격적으로 여러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HP, 델, 아수스 등이 유력한 제조사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시리즈 또한 2세대 출시가 점쳐진다. 10월 17일 윈도8.1과 함께 7인치 대 서피스2가 공개될 가능성이 높다.

미니 윈도8 태블릿PC의 강력한 경쟁자인 아이패드 및 안드로이드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해상도가 주목된다. 지난 해 발표된 아이패드 미니는 1024×768에 불과했지만 올 연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아이패드 미니2가 공개될 예정이다. 넥서스7는 이미 1920×1200(323ppi)의 높은 픽셀을 지원한다. 예컨대 미니 태블릿PC의 고해상도 경쟁은 미니 윈도8 태블릿PC까지 진행될 것이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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