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코로나19'로 경영위기에 봉착한 대한항공에 1조2000억원의 금융지원을 확정지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수은 등 채권단은 이날 오후 대한항공과 1조2000억원 금융지원을 위한, 대한항공이 제시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자구안) 및 이행 상황에 따른 담보제공 여부 등을 담은 특별약정을 체결했다.

산은은 이날 오전 신용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 지원 안건을 의결했고 수은은 앞서 25일 여신의원회를 통해 같은 안건을 논의, 승인했다.
 
앞서 채권단은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000억원, 화물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 인수, 영구채 전환 3000억원 등 총 1조2000억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지원안을 발표한 바 있다. 산은과 수은의 부담 비율은 약 6대 4다.

전날 대한항공은 이번 특별 약정으로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취득할 예정인 약 3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발행 신주 전량을 담보로 제공받고, 채권단에 처분을 위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대한항공 대주주인 한진칼도 전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산은과 수은이 대한항공에 제공하는 금융지원 1조2000억원에 대해 3000억 규모의 담보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진칼은 "이 건은 대한항공에 대한 산은과 수은의 금융지원에 따라 체결 예정인 특별약정에 관한 건"이라며 "특별약정에 따른 해당 담보제공이 현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약정에서 채무자인 대한항공이 준수하기로 한 사항 중 특정조건을 오는 2021년말까지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2022년 1월 중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칼은 '특정 조건'에 대해 명시하지 않았지만, 금융권에서는 대한항공이 앞서 자구안으로 제시했던 자산 매각과 유상증자, 재무구조 개선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채권단은 자금지원 조건으로 대한항공에 자체적인 자본확충 및 경영개선 등 자구노력 등을 요구한 상태다. 자구안에는 1조원 유상증자,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내식과 항공기정비(MRO) 사업부 매각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대한항공의 유동성 부족 규모를 3조8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1조2000억원 지원과 대한항공의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당장의 위기는 넘길 것으로 보인다. 또 산은과 수은을 제외한 채권단도 고통분담 차원에서 만기연장과 회수 자제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까지 이어져 사업량의 조기 회복에 차질을 빚으면, 이번에 확보한 유동성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다음달 가동을 앞둔 총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추가 지원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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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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