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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의선 리더십, 플랫폼 선점하는 기업이 퍼스트 무버가 된다검증된 전문가를 영입, 경쟁사와도 동맹 맺어 협업 체계 구축

[테크홀릭]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다. 치고 나오는 속도가 거침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여기에 정 수석부회장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5년 내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재계의 관심이 온통 그에게 쏠려 있다.

지난 14일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14일 청와대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전략을 소개하며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그린 뉴딜의 대표기업으로 등장했다.

2년 전 경영 전면에 나선 정의선 부회장은 최근 그룹 총수들을 잇달아 만나는 광폭 행보를 통해 재계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과거 다소 불편했던 경쟁그룹 총수들과 만나는데 조금도 어색함이 없을 만큼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행보를 보인다.

그의 저돌적인 리더십 배경에는 퍼스트 무버로 올라서고 싶어 하는 강력한 동기가 숨어 있다. 현대차는 다른 선진 완성차 업체에 비해 출발이 한참 늦은 기업이다. 이 때문에 늘 따라가기 어려운 퍼스트 무버 그룹을 쫓아가기에 바빴다. 그런데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현대차가 패스프 팔로우에서 퍼스트무버가 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게다가 자동차 성능과 디자인에서 명성을 빼고 나면 어느 정도 평준화되어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플랫폼에서부터 앞서 가겠다는 도전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점유율 10% 이상 확보

정의선 부회장은 "내년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내년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으로 하는 전기차가 처음 출시된다. 기존 자동차에 전기를 갖다 붙인 것이 아니라 출발부터가 전기차이고 태생부터가 다른 전기차이다.

그러자면 모든 것을 새로 바꿔야 한다. 그것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생각이다. 조금씩 전진하지 말고 확 바꿔서 처음부터 리드를 잡아야겠다는 것이다.

현재 기술수준으로 현대차는 전기차 분야 세계 4위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전기차를 국내 2만3217대, 해외 7만821대 등 1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올해 1분기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2만4116대로,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다.

올해 상반기에는 자동차 경쟁사들까지 죽을 쑨 기간이었지만 6만6140대로 작년 동기(4만3964대) 보다 약 50% 증가했다. 놀라운 도약이다. 순전히 코나, 니로 등 전기차 9종으로 거둔 성과다. 그런데도 정 수석부회장은 목이 마른 모습이다.

정 부회장은 "2025년에 전기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친환경 차를 44종으로 늘리고 이 중 23종은 순수 전기차, 2종은 수소전기차로 채울 계획이다. 여기엔 전기차 전용모델 11개가 포함된 대단한 도전이다.

여기에 새로운 전기차 아키텍처(차량 기본 골격) 개발체계를 도입해 2024년 출시 차종부터 적용한다. 바디부터 옆 라인, 차량축, 바퀴까지 다 바꿔보자는 계획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결단력의 사나이였다는 평가를 얻었다. 그 점은 아버지와 정말 닮아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제일 먼저 한 일은 디자인 플랫폼을 새로 시작한 것이다. 그가 한 첫 번째 일은 기아자동차 사장 시절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과 BMW M 출신의 알버트 비어만을 연구개발본부 총합성능시험 책임자로 영입한 점이다.

현대차가 달라졌다는 평가는 이때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2019년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가 제네시스 G70를 올해의 차로 선정했다. 우리 자동차 기업으로는 생각하기도 어려운 도전에 성공한 것이다.

스마트 솔루션 제공업체로 플랫폼 기반을 옮기겠다

2018년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한 일 가운데 돋보이는 것은 2018년 9월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자동차산업 변혁에 대응해 현대차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한 선언이다.

기존 스타일로는 세계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그를 결단케 했다.

2019년 5월에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하이퍼 전기차 업체 리막에 1000억 달러를 투자했고 9월에는 미국 앱티브와 완전 자율주행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 현대 기아차의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글로벌 전기차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글로벌 배터리사 1위인 LG화학을 만나야 한다. 정 수석회장은 현장으로 달려가 구광모 회장을 만났다. 그 이전에 물론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SDI 공장으로 협력체계를 굳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회동했다. 세계 배터리 시장 상위권 국내 업계에 그가 공일 들이는 것은 배터리만큼은 안정적인 공급을 지원받고 싶어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공장에서 부품 한두 가지로 골탕을 먹은 한국 자동차 업계 아닌가.

그 뿐 아니다. 자율주행 등 미래차 시대에 앞서가기 위해 해외 우수기술을 가진 업체들에게 과감히 손을 벌렸다. 20억 달러를 투자해서 미국 자율주행업체인 앱티브사와 합작법인을 세운 것이 작년이다. 그 해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기술력이 독보적인 크로아티아 '리막'에 1000억 원을 투자했다. 당장이 아니라 멀리를 내다 본 용기다. 최근엔 영국의 상업용 전기차 전문 업체 '어라이벌'에 1억 유로를 전략 투자했다.

UAM 시장은 맨 먼저 출발한다

현대차는 도심모빌리티(UAM)에서 세계정상을 차지하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이 세계적인 디자인 스쿨인 '로드아일랜드 디자인스쿨(RISD)'과 손잡고 자연에서 미래 모빌리티 디자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진행한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6월 23일 공개했다.

우버와도 손잡았다. 하늘을 나는 택시 시장에 뛰어들어 세계에서 가장 멋지고 튼튼한 차량을 선보인다는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그냥 추진해 보는 것이 아니다.

이를 위해 한 가지 멋진 일을 그는 벌였다.

신작 영화 <스파이더맨 3>에 미래 모빌리티 비전, 신차, 다양한 신기술들을 소니 픽처스의 영화, 애니메이션, 디지털 콘텐츠 등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세계인들의 뇌리에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 이미지를 확 심어놓자는 배짱이다.

이로써 '언차티드'(2021년 7월 예정), '스파이더맨 3'(2021년 11월 예정),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 후속(2022년 10월 예정) 등 5편에 현대차가 나온다.

많은 이들이 설마 하던 일을 그는 벌이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한국판 뉴딜'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현대차그룹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정부는 총 70조원 넘게 투입되는 '그린 뉴딜' 사업을 통해 저탄소·분산형 에너지를 확산하고 전기차·수소차 기반의 그린 모빌리티를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부회장도 전날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보고대회에 영상 연결로 출연, "내년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며 오는 2025년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의 계획대로라면 현대차는 수년 내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그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우호적인 투자자들도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이처럼 담대한 전진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통할 것인지 그 향후의 추이가 몹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사진=현대차그룹)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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