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채권단의 최종 제안에도 불구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산업은행에 전달함에 따라 사실상 '노딜(No deal·인수 무산)'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HDC현산은 지난 2일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12주간의 재실사를 요구하는 입장을 산은 등 채권단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아시아나 인수 문제를 놓고 최종 담판을 벌이면서 코로나19 등의 상황을 감안해 인수 가격의 부담을 덜어주는 등의 대안을 제시한 뒤 HDC현산은 인수 조건을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채권단이 제시한 대안 중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영구채·전환사채를 자본으로 유지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고심을 거듭하던 HDC현산이 채권단이 이미 거절한 바 있는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카드를 다시 꺼내 들면서 결국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이 결렬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매각 당사자인 금호산업이 이르면 주중 계약해지 통보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산은은 지난달 3일 HDC현산의 재실사 제안을 일축하면서 HDC현산 측이 진정성을 보이지 않으면 인수 무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후 금호산업과 HDC현산 대표이사(CEO) 간 협상, 산은 이 회장과 HDC현산 정 회장의 담판이 성사됐지만,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거래가 최종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가고 정부는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문제를 검토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재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로 항공 업황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대체 인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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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일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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