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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LG전자, 핀셋 경영으로 승부수 띄운다

[테크홀릭] LG전자의 미래 사업에 대한 윤곽이 점점 확실해지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고 나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집중과 선택이다. 모든 분야를 잡화점처럼 벌려놓던 과거 전자회사들의 방식과는 확연히 다른 스타일의 선택적인 경영 철학을 내보이고 있다.

변화와 혁신의 모습이 그룹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고 임직원들의 모습도 확 달라졌다.

인화를 앞세워 뭐든지 좋다는 식이 아니라 한번 달려들면 끝장을 보는 그야말로 끝장 경영 방식이 눈에 두드러진다. 이를 두고 재계는 구광모의 핀셋 경영방식이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한다.

재계에선 10년 전 LG전자와 현재의 LG전자는 완전히 체질개선이 되었다는 평가를 할 정도로 임직원들의 업무 스타일이나 전개 방식도 달라졌다.

모든 사업의 최종적인 전제 조건은 고객감동이다. 구 회장은 이를 위해 선제적인 조치들을 펼쳐나가고 빠른 결단 한발 앞선 투자를 요구하고 있어 계열사 경영진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무서운 속도전이다.

열매가 없으면 일을 안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보이지 않는 채근이 조직과 임직원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미 LG전자는 많은 것을 버렸다. 사실 그동안 LG에는 정유 반도체 자동차 금융 등만 없고 나머지는 모두 다루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완벽한 변화가 찾아왔다. 수익성을 중시하면서 안 되는 부문은 과감히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미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던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을 11억 달러에 매각했다. 수소연료전지 회사 ‘LG 퓨얼셀시스템즈’를 청산하고,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PG) 사업도 매각했다. 최근에는 LG전자의 스마트폰 MC사업본부 매각까지 염두에 둔 구조조정이 추진되는 모습이다.

새로운 캐시카우를 찾아서

그리고는 구 회장이 늘 말해 왔듯이 LG가 잘 할 수 있으면서도 미래 먹거리로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전장・로봇・AI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 회장은 2018년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오스트리아 자동차용 헤드램프 전문제조기업 ZKW를 인수하면서 자동차 전방 사업을 표면에 내세웠다.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인 캐나다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키로 했다.

LG전자가 마그나와 손을 잡고 향후 출시될 전기차에 탑재될 모터, 배터리 개발에 전념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달 24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관련 사업에 대한 분할계획서 승인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은 물적 분할 방식이다. 분할회사인 LG전자가 물적 분할을 통해 분할신설회사의 지분 100%를 갖게 된다. 이어 마그나는 분할신설회사의 지분 49%를 인수할 예정이다. 전장 사업에서 가장 앞선 최사우이권 기업인 마그나가 LG전자와 손을 잡은 것은 그만큼 두 회사의 협업이 간절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주주총회에서 물적 분할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 합작법인은 올 7월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LG에너지 솔루션의 배터리 사업과 맞물려 자동차 주요 핵심 부품이 모두 LG전자의 사업 영역에 들여온 셈이다.

그리고는 계속 해서 사업 영역을 화장해 가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접착제 회사 유니실 인수,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 로보스타 경영권 인수 등도 이어졌다.

플랫폼 사업의 전개와 확산

LG전자의 또 다른 변화는 플랫폼 사업에 대한 진출이다. 스마트 TV에 적용하고 있는 독자 소프트웨어 플랫폼 웹OS를 앞세워 TV 플랫폼 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 알려졌다.

최근 LG전자에 따르면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 리얼텍, 세바(CEVA), 유니버설일렉트로닉스(UEI) 등 다수의 글로벌 콘텐츠 및 기술·솔루션 업체와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올해부터 전 세계 20여 개 TV 업체에 웹OS 플랫폼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미국 RCA, 중국 콩카(Konka), 호주 에이온즈(Ayonz) 등을 포함한 글로벌 TV 업체가 웹OS를 탑재한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변화는 놀랍기만 하다. 하드웨어 사업을 주로 해 왔던 것에서 소프트웨어로, 눈에 보이던 제품 위주의 사업에서 플랫폼 사업으로 전개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광고·콘텐츠 데이터 분석 업체 알폰소 인수는 이를 위한 전제 작업이었다. 이번에 플랫폼 사업 진출까지 나서면서 사업 방향이 더 확실해 보인다.

기본 바탕은 스마트TV이다. LG전자의 TV 부문에서 스마트 TV 사업의 쉐어는 독보적이다. 그야말로 LG전자가 가장 잘 하는 사업 분야다. 그러나 여기에 머물지 않고 플랫폼 사업을 덧입힌다는 구상이다.

미래 사업에서의 핵심 수익은 플랫폼에서 시작되는 경영철학이 바탕에 깔려 있다. LG전자는 웹OS TV 플랫폼을 사용하는 제조사가 늘어나고 웹OS 유저들이 확산되면 이들이 모두 막강한 우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당연히 수익 창출은 물론이고,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고도화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 사업의 확장은 여러 가지 다분야에 걸친 촉매제의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다. 주력해 온 프리미엄 고급 TV 시장에서부터 시작하는 웹OS TV 생태계의 빠른 확대를 위해 플랫폼 구매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 및 방송 서비스도 지속 지원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LG전자는 무료 방송 콘텐츠 서비스인 LG 채널, 인공지능 씽큐(ThinQ) 기반 음성인식 등 LG 스마트 TV의 다양한 부가 기능도 제공할 수 있어 유저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비대면 사회와 온라인 시대에 딱 맞는 사업 전개다. 스마트 TV를 활용해 주변 기기나 인터넷과 연결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려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AI와 로봇 사업에 대한 집념

최근 구 회장이 강조해 온 AI 분야의 결실이 차근차근 드러나는 상황이다.

로봇사업센터 설립과 로봇 관련 스타트업에 꾸준하게 투자해 온 구 회장은 작년 12월에는 AI 싱크탱크인 ‘LG AI연구원’을 출범시켰는데 이 연구원은 한 마디로 LG전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미 결실을 거두고 있다.

25일 LG에 따르면, LG의 인공지능(AI) 전담조직인 LG AI연구원은 세계 최고 권위의 인공지능 학회인 ‘AAAI(국제인공지능학회)’를 통해 출범 이후 첫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이번 학회에서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 ‘설명하는 AI’와 ‘연속 학습’ 분야 논문 총 2편을 발표했는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표한 논문 2편 모두 토론토대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다.

‘설명하는 AI’는 단순히 결과만 알려주는 AI가 아니라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결과가 도출이 됐는지 인간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기술을 말한다.

AAAI는 매년 세계적인 AI 연구기관 등이 참석해 논문을 발표하고, 이를 통해 각 나라의 AI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논문 채택 자체가 연구의 내용과 기술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있다.

LG는 지난 2018년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 성과 및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토론토대학교와 ‘토론토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한 바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 AI연구원을 설립하면서 3년간 글로벌 인재 확보 및 AI 연구개발 등에 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후 그 약속을 실천에 옮겨 왔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수년 내로 LG전자의 간판 사업들을 혁신하고 추격자 그룹과의 간격을 더 벌려나가는 데 더 과감한 투자를 진행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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