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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 글로벌 반도체 파상공세 막아낼 꼭 필요한 한 수

[테크홀릭] 국내 주요 완성차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생산이 중단될 지경에 이르자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 정부도 반도체 패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글로벌 반도체 전쟁 상황에서 정부도 기업도 반걸음씩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이 극에 치달으며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가 안보 무기로 주요시되면서 우리나라에 앞서 유럽이 전면 투자를 선포한 데다 일본까지 반도체 부활을 외치면서 그야말로 반도체 대전(大戰)이 시작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500억 달러(약 56조7천억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하다고 의회에 협조를 요청했다. 유럽연합(EU)은 반도체 산업에 500억유로(약 68조4천억 원)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 당장 유럽 자동차들이 반도체가 없어서 공장을 세울 판이라서 그렇다.

중국은 법인세 면제 혜택과 함께 2025년까지 170조원(19조3천억 원)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전세계 최고 법인세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이렇게 발목 잡히는 상황으로 전면전을 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도 다급해진 탓에 대통령이 직접 반도체 현장을 찾아가 글로벌 1위 목표 달성을 외쳤다.

요지는 2030년까지 510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3공장(P3) 건설 현장을 찾아가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시스템 반도체까지 세계 최고가 돼 2030년 종합반도체 강국의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반도체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 투자비의 세액공제율을 확대하고 총 1조원 이상의 '반도체 등 설비투자 특별자금'을 신설해 우대금리로 설비투자를 지원하겠다는 K반도체 대책을 내놨다.

여기에 민간 기업도 정부 지원책에 부응해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2030년까지 10년 간 5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메모리뿐만 아니라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1위 자리에 오르기 위해 종전 133조원인 투자비를 171조원으로 38조원 늘리겠다고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연평균 메모리 반도체 시설투자에 20조원 이상 투입해 온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가 전체 510조원 가운데 370조원 이상을 책임진다는 이야기다.

현실적인 격차 인정해야, 특단의 조치 필요

그러나 대만의 TSMC를 쫓아가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현재 여전히 TSMC의 뒤를 쫓고는 있지만 현실적인 격차가 대단하고 이를 단시일에 극복해 내는 것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올 1분기 시장점유율은 56%로 지난해 동기(48%) 대비해 8%포인트 늘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9%에서 18%로 줄었다.

대만은 성큼성큼 투자하고 큰 걸음으로 앞서 간다. 우리는 삼성전자라는 대기업이 이를 쉬 쫓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오산일 수 있다. 대만 TSMC는 팸리스 전문업체다. 오로지 한 길만 파고 있고 투자액도 삼성전자를 월등하게 넘어서고 있다. 그리고 국가와 TSMC의 협력업체가 온통 한 우물만 파는 집중 전투태세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TSMC의 강점을 초격차 기술전략과 제조장치 ASML 기업의 약진과 협업, 인텔의 보이지 않는 지원설, 집중과 선택의 효율적 투자를 꼽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특단의 대책과 TSMC를 넘어서는 집중 투자가 꼭 필요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너무도 아쉬운 것이다.

매일 보고하고 매일 점검해도 모자랄 판인데 영어의 몸으로 묶여 있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는 노릇인 것이다.

글로벌 업계, 특히 미국과의 회담에 이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서야

미국은 한 마디로 반도체에 올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

그를 앞세워 세계 각국이 미국에 투자하라는 압박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고, 각국의 반도체 수장들도 불러 모아 설득하고 있다. 말이 설득이지 섬뜩한 위협일 수도 있다.

“투자 안 해 주면…….”이라는 더 이상 표현하지 않는 그 무엇이 미국 상무성의 정책 속에 담겨 있다는 것이 통상 관계자들의 짐작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0일(현지시간)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부 장관 주재로 열리는 ‘반도체 서밋’에 초청받았다.

여기에 뭔가를 들고 가야 할 판이다. 이럴 때 이재용 부회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 간에 정상 회담인데 보기 좋게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으면 일이 일사천리로 풀려나갈 수 있을 것 아닌가?

삼성전자는 그동안 미국에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라인 증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공식화된 것은 없다.

그런데 전문경영자 한 사람이 미국 상부장관 앞에 서는 것과 이재용 부회장이 서는 것의 중량감이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물어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만 다루는 수장도 아니다. TSMC 회장이 와도 이재용 부회장에 비하면 경량급이다. 이 부회장으로부터 인공지능 바이오 가전과 전자, 전장 등의 투자도 얼마든지 유도해낼 수 있고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해 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의 거의 모든 전자산업에 깊은 영향력을 갖고 있고 고용률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걸 노리고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지금 투자 적기를 놓치거나 미국 투자를 망설이면 벼랑 끝에 몰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 팽배한 상황이다.

그런데 국내 업계는 오히려 중국에도 투자처를 늘려가고 있다. 미국의 우려는 이런 부분까지 미치고 있다. 이를 막아낼 구원투수는 결국 이재용 부회장 밖에 없다.

“다른 몇몇 기업은 중국으로 투자하겠지만 우리는 미국 시장에 이만큼 투자하겠습니다. 그 대신 이런 저런 것은 우리나라를 맡겨주십시오.” 누가 이렇게 이야기한들 이재용 부회장만한 무게감이 나오겠는가?

대통령이나 정치권이 나서서 할 이야기가 아니다. 일단 모두 민간 영역이라 함부로 이래라 한다고 해서 들어주지도 않을 것이다.

여건은 무르익었는데 무슨 눈치가 필요한지…….

그래서 이재용 부회장이 사면 석방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미국 중심의 공급망 개편 시도를 삼성전자 뿐 아니라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기회와 강점 요인으로 삼아야 한다고 진단한다. 여론조사를 보면 전 국민의 62%이상이 그를 사면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고 여단 내에서도 절반의 의원들이 이를 수긍하고 있다.

경제5단체장도 이 문제의 시급성과 절박함을 알기에 대통령에게 사면을 건의한 것이다.

8.15 특사를 거론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것도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사면은 최고통치자의 전권이다.

재계 원로들은 “미루다가 실기하면 한반도 재계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청와대가 솔선수범 사면권을 움직여 달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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