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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면 미루다 반도체 선두 자리 내줄라

[테크홀릭] 미국은 반도체에 대한 원천 기술과 막강한 자본력과 정치력을 가진 나라다. 자동차 반도체 부족 사태와 안보에 민감한 반도체 기술에서 뒤로 밀리기 시작하자 국가 차원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이 앞장서서 반도체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만은 세계 최고 수준의 파운드리 업체 TSMC를 앞세워 삼성의 반도체 사업을 초격차 수준으로 벌여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은 한국 반도체에 빼앗긴 자존심과 기술력을 회복하기 위해 스가 총리를 앞세워 총력 전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반도체의 자존심이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왕국의 본진인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 전반적인 투자 규모와 기술 확보 및 전략적 합병 등을 결정해야 할 총수가 사법적 판단에 의거, 영어의 몸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전략적 판단이 시급한 데 총수 부재로 인해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면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인상을 주었지만 아무 것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강성 진보 좌파의 입김이 강해서인지 결단조차 내리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면서 기회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것이다.

재계는 이번이 한국 반도체의 앞날을 위해 삼성 반도체 사업의 경쟁력을 위해 조기에, 그것도 한 달 안에 특별 사면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이미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이 경제 5단체장의 의견을 모아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적극 건의했고 종교계까지 나서서 사면 여론을 주도했음에도 정치권은 미적대고 있다.

그러는 사이 경쟁자들은 보이지 않는 삼각편대의 벽을 둘러치기 시작했다.

가장 주목할 움직임은 최고의 선두주자이며 글로벌 정상인 대만의 TSMC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회사) 업체인 대만 TSMC가 삼성의 반도체 사업을 본격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일환으로 당장 미국에 이어 일본으로 영토를 확장할 계획을 내놓고 있다. 미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을 모두 6개 라인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TSMC는 미국의 환심을 사며 미국 눈치를 보는 한편으로 한국 반도체를 눈엣가시로 여기는 일본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공장까지 건설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미 대만 일본의 삼각편대, “삼성을 눌러놓자” 합심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산업계를 대표하는 전문 매체다. 이 매체가 11일 대만 TSMC가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설 공장에는 16나노미터(㎚)와 28나노 공정이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5나노급 최첨단 기술에 비해서는 뒤처지지만, 자동차나 스마트폰에 대량으로 사용되는 제품에 활용되는 기술로 평가된다.

핵심 기술은 아니라도 일본 전자 자동차 산업에 꼭 필요한 광범위한 반도체를 확대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한국을 둘러싸고 공격용 펜스를 치는 모습이다.

보급 처로는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거론되는 모습이고 그동안 주요 거래처였던 소니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로는 확정된 것도 없고 발표할 것도 없다며 TSMC는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지만 사실은 내막은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TSMC는 지난 2월에도 모두 186억 엔(약 1890억원)을 들여 이바라키현 쓰쿠바시에 연구·개발(R&D) 거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확대 투자가 기정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TSMC를 창업한 모리스 챈 씨는 지난 4월 22일에도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중한과 대만의 경쟁 현상에 대해 “미국은 공장용이나 제조에 필요한 물, 전기 공급면에서 유리하지만 기업 관리직과 기술진들의 직능에 대한 기질이 대만보다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미 정부의 보조금이 있어도 장기간 열세를 만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 봤다. 뒤집어 말하면 미국을 도와주면서 기술종주국의 위치를 얼마든지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중국에 대해서는 20년 이상 수백억 달러의 보조금을 쏟아 부었지만 반도체 기술에선 TSMC에 비해 5년 이상 늦은 상태라고 말하면서 현재 경쟁자로 볼 수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당분간 경쟁라인에 들어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나 삼성의 추격에 대해서는 다소간의 염려하는 모습도 모였다. 수탁 생산에서는 TSMC와 미 인텔, 한국의 삼성 전자가 기술개발이나 시장점유율을 놓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추격전에 대해 신경이 쓰이는 모습이다.

따라서 이번 일본 투자는 일본을 대량 생산용 반도체 생산 기지로 밀어주면서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게 해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리려는 것이 아닌가 염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경제안정보장의 관점에서 일본 내 반도체 산업의 재기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최고 기술 수준을 자랑하는 TSMC와 손을 잡는 데 대해 대단히 흥분하는 모습이다.

일본은 소부장 산업의 메타로 군림한다. 미국과 함께 반도체 장비 기업들을 수두룩하게 거느리고 있다. 여기에 대만이 투자를 계속 하면 일본의 성장 잠재력을 키워주게 된다. 우리로서는 몹시 불리한 상황이다.

이미 흘러나오는 이야기로는 이 정도가 아니라 일본이 대만의 나노급 최고 수준 첨단 반도체 기술을 자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요청했고 대만측도 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TSMC는 이미 미국과 한 몸이라는 인상을 준다. 미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중국의 화웨이에 납품하던 대량의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고 미국 편을 드는 한편, 최근엔 애리조나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을 총 6개 라인으로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애리조나 1개 라인 투자비가 120억 달러(약 13조 400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6개 생산라인으로 확대하면 투자비가 8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정도 규모면 TSMC가 미국과 동반 성장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한편 미국은 중국의 글로벌 정상 도전에 대해 대단히 불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4월 반도체 긴급 대책 회의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동맹'을 선언하는 한편, 반데 생산 관련 동맹국들의 협조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에 삼성이나 SK측도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인텔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고, TSMC도 이번에 6개 공장 확장을 선언한 상태다.

이렇게 되면 결국 삼성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그동안 대만을 뒤로 미루어 왔던 미국의 외교 경제정책이 변화하는 것도 우리에게는 큰 부담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대만의 TSMC를 밀어붙여 인텔과 마이크론의 기술력 제고에 도움을 주도록 강력하게 지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경쟁사들이 저만치 앞서 가는데 우리나라만 가장 앞서 달려가던 삼성의 반도체 사업의 미래 방향성 결정을 뒤로 미루기만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앞으로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이 TSMC와 삼성전자, 인텔의 3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는 사실 기형적인 면이 있다. 소부장 산업의 기초가 약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장비의 국산화율이 20%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같은 변화는 국내 기업에 불안요소일 수밖에 없다. 2019년 7월 일본이 뻔뻔스럽게 단행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물론 온 나라가 힘을 합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동분서주 일본과 네덜란드, 미국을 뛰어다며 어느 정도 열세를 극복해 왔지만 미국과 일본에 의존하는 소부장 분야의 독립은 생각 이상으로 오래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결국 총수 부재가 너무도 뼈아픈 상황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눈치 보기가 정도를 넘어선 것도 사실이다. 한 달 안에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를 서둘러 이 치열한 글로벌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이재용 부회장의 존재감만으로도 경쟁국들이 긴장하게 된다. 이 절호의 기회를 또 정치적 이불리에 맡겨놓을 수 없고 하루라도 현장에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 나라를 걱정하는 재계 원로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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