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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가전 글로벌 1등으로 경쟁사와 초격차 벌려

[테크홀릭] 얼마 전까지 구미 사람들에게 세계에서 유명한 가전사를 꼽을라치면 모두가 월풀을 선택할 정도였다. 월풀 세탁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했고 가전 판매 실적도 월풀이 단연 1위였다. 하지만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가 일어났다. 63년 만에 LG전자가 가전 세계1위로 올라선 것이다.

이번 개가는 월풀이 부진해서가 아니라 LG전자가 탁월한 실력으로 앞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술력과 마케팅, 고객을 사로잡는 히팅 포인트를 제대로 맞추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월풀도 올해 대단한 선전을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와 재택 생활에 따른 가전 수요 창출이 남달랐던 것이다. 월풀은 올해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7% 상승한 53억2400만 달러(약 5조9700억 원)를 기록했다고 22일 밝혔다. 당초 50억5000만 달러를 예상한 시장의 컨센서스(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이라 모두가 놀랐다.

하지만 이 같은 깜짝 실적에도 LG전자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LG전자는 이달 초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는데, 금융투자업계는 생활가전 부문 매출이 6조8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전망치대로라면 월풀을 8000억원가량 앞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가전 전자제품의 탁월한 퀄리티를 중심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해 왔고 미주 시장은 물론 유럽의 전 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가전 전문가들은 LG전자가 프리미엄 생활가전시장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면서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는 점이 앞으로의 시장 상황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 그룹은 LG전자는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공기청정기와 청소기 등 신규 가전 제품군을 통해 북미와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 왔으며 특히 해외에서 프리미엄 가전 사업 무대를 확장해 왔기 때문에 이번 실적이 깜짝 서프라이징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풀의 한탄, ‘대세가 기울었다’

월풀 경영진의 경우도 LG전자의 추격이 거세진 속에서도 월풀 세탁기의 성장은 견조하던 터라 자신감을 갖고 있었는데 미국의 대표적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올 초 LG전자의 '교반식 세탁기'를 해당 부문 새로운 1위 제품으로 선정하자 결국 가전 왕국의 이미지가 추락하고 말았다며 개탄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정도다. 대세가 기울어버렸다는 것이다.

교반식 세탁기는 세탁조 안에 교반봉(Agitator)이 돌아가는 구조의 보급형 봉돌이 세탁기로 프리미엄 제품인 드럼 세탁기, 통돌이 세탁기와 함께 미국 세탁기 시장 점유율을 3등분하고 있는 주요 제품군이다.

LG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세탁기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교반식 세탁기를 출시하지 않다가 지난해 9월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쟁사 대비 교반봉의 구조 디자인과 모션 제어를 개선한 제품을 선보이자마자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이 도전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은 우연한 일등이 아니라 기술력으로 쟁취한 것이기 때문이다. LG전자 교반식 세탁기는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한 교반식 제품 중 유일하게 '세탁 성능' 부문에서 만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이런 부단한 노력 때문에 상반기 생활가전 매출 1위 자리가 LG전자로 넘어온 것이다.

7일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생활가전(H&A)사업본부 매출이 6조8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2분기 기준 생활가전 부문 매출로는 역대 최대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LG전자는 약 13조5000억 원을 기록해 11조9000억원을 기록한 월풀을 제쳤다. 상반기에만 매출이 약 1조5000억 원 앞서면서 큰 변동사항만 없다면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매출 1위에 오를 것이 확실하다.

영업이익에선 이미 2017년부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었고 지난해 영업이익도 2조3526억 원으로 월풀보다 4700억원 가량 많았다.

63년만의 개가, 변함없이 써내려온 기록들

1958년 10월 한국전쟁이 끝나고 온 나라가 먹고 살기 위해 애쓰던 시절, 구인회 창업자는 'GOLDSTAR'를 앞세운 금성사를 사명으로 가전 전자 기업으로 첫 출범했다. 1년 뒤 금성사는 최초의 국산 진공관식 5구 라디오 'A-501'을 개발 생산했고, 1960년에 최초로 6석 트랜지스터라디오를 만들어 냈으며 선풍기를 생산했다. 이 때부터 국산 가전제품 생산 기록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1961년에는 최초로 국산 자동전화기도 생산했다.

1995년 3월 1일'부터 LG전자로 개칭했고 LG전자와 LG산전을 분리했다.

1996년에 카오스세탁기의 후속으로 '통돌이'를 출시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1998년에 완전평면 TV '플라톤'을 출시하고 1999년에 필립스와 합작해 훗날 LG 디스플레이가 되는 LG-Philips LCD를 설립하는 등 끝없는 도전을 선보였다.

정권에 의해 가장 아끼던 반도체를 강제로 빼앗겼지만, 이후에도 2000년 휘센 에어컨을 출시해 세계시장 1위를 석권했고, 11월에는 세계 최초 홈네트워크 시스템 'LG홈넷'을 출범시켰다. 2005년에 싸이언 초콜릿폰을 출시하여 1,000만 대를 판매해냈다. 그 외에도 백색가전과 피처폰 그리고 디스플레이 시장을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계속해 왔다.

이후에도 프리미엄급 TV 냉장고 각종 백색가전에서 기술력 있는 제품을 줄줄이 선보여 오늘의 성공을 이루어낸 것이다.

LG전자는 지난 해 말 매출액 63조 2620억 45,62만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LG전자 선전의 1등 공신은 공간 인테리어 가전을 지향하는 ‘오브제컬렉션’의 활약이라고 꼽는다. 오브제컬렉션은 올해 2분기부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시장에도 출시하며 글로벌 공간가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오브제컬렉션은 고객들이 다양한 재질과 색상을 직접 조합할 수 있고 제품을 하나씩 더해 공간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는 고객 맞춤형이라는 점에서 고급 수요를 창출해 내고 있다.

한편 LG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가전 수요가 지속 늘어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미 올해 창원공장을 풀가동하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공장 관계자에 따르면 냉장고, 오븐, 건조기, 세탁기, 무선청소기, 스타일러 등 주요 제품들의 공급량이 글로벌 수요를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이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3월 미국 테네시에 있는 세탁기 공장에 2050만 달러(약 229억원)를 투입하며 북미 라인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투자의 열매 거두며 더 좋아질 일만 남아

LG전자는 앞으로도 치고 올라갈 일 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전기차 부품 회사인 마그나와의 합작 법인 탄생이다. 내용을 잘 모르는 이들은 이에 대해 마그나와의 합작이 왜 긍정적인 신호를 주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1일 LG전자는 VS사업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를 물적 분할했다. 이후 마그나 인터내셔널과의 주식교환을 통해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설립될 예정이다. LG전자는 분할신설법인의 지분 51%, 마그나는 49% 보유한다.

투자자들은 LG마그나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전기차 제조와 전장 사업에 대한 전망이 밝은 탓이다.

전장 사업은 LG의 향후 먹거리가 될 공산이 크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의 합작사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정식 출범하고 전장 사업의 본격 가동에 들어가게 되면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훨씬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자회사인 오스트리아의 ZKW도 지난 2월 체코 올로모우츠에 자동차 설계 엔지니어링 관련 법인을 설립했고 중국 상하이에도 신규 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ZKW는 LG와 LG전자가 1조4440억 원을 들여 인수한 글로벌 차량용 헤드램프·조명 기업이다.

이미 구광모 회장은 전장사업을 펼치면서 이미 이런 상황을 일찍이 내다보고 있었다. LG마그마 인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세계 3위권의 기업이 한국 기업을 택한 이유도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타사에 비해 월등하게 좋기 때문이었다.

조선일보 최원석 국제경제전문기자는 최근 “LG전자가 만들던 스마트폰이 폴크스바겐의 신형 전기차 속으로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스마트폰에서 LG는 사라졌지만, 사실상의 스마트폰이 폴크스바겐의 최신 전기차 속에서 살아난 셈이죠.”라면서 “LG가 폴크스바겐의 미래를 책임질 주력 전기차 ID.3의 인포테인먼트 통합 컴퓨터와 거기에 연결된 기기를 세트로 만들어 납품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올해 LG전자의 가전 부문 실적이 글로벌 초격차를 유지하면서 일등을 굳건하게 지켜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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