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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기관 중징계? “정부 금융업 감독 개선” 목소리 높아

[테크홀릭] 삼성생명은 국내 보험업계 정상에 올라있는 금융기업이다. 이 회사에 대한 정부의 금융업 감독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나치게 오래 끌며 판정을 내리지 않은 것도 지적받고 있으며 결정 내용도 일부 달라져 기존 금융감독원의 감독과 판단 기능에 문제를 노출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12월 금감원은 삼성생명을 대상으로 기관경고 제재안을 결정했다. 삼성생명에 과태료와 과징금을 부과하고, 임직원을 대상으로 3개월 감봉·견책 등의 조치를 하는 중징계가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당장 금융위원회가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 등 삼성생명에 대한 제재안 심의 결과 과징금 1억5500만원을 부과하는 등 당초 제재안 징계 수준에서 크게 경감한 결정을 내리면서 사실상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을 뒤집은 셈이 됐다.

특히 삼성SDS에 대한 부당 지원 혐의에 대해서는 실정법으로 규제할 수 없다고 봤다. 다만 기관경고 조치는 유지했다.

이번 사안을 두고 금융업계 내부에선 왁자지껄 불평과 불만이 고조됐다.

금융위는 지난 달 26일 삼성생명이 약관에서 정한 암 보험 입원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대주주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내용의 금감원 제재안을 심의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이 내용이 기존 금융감독원 결정을 일부 뒤집은 것이라 정부 스스로 실수를 인정한 모습이 됐다.

구체적 내용을 보면 암 입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과징금 1억5500만원을 부과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중대한 실수가 아니라고 본 결론이다.

이는 사실상 별도 의료 자문을 받지 않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금감원 논리를 기각함으로써 삼성생명의 반발에 손을 들어 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보험금 부지급은 약관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그리고는 기관경고 조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그리 큰 죄를 지은 것 아니나 벌은 받으라는 것이나 비슷하다.

13개월 걸린 중징계 판단, 관련 당사자들 모두 피해를 입은 사안

2020년 12월 초 금감원 제재심에서 의결된 삼성생명 중징계안이 금융위에서 확정되기까지는 13개월이 넘게 걸렸다.

이 결정이 빨리만 났다면 그것이 유리하든 불리하든 간에 삼성생명은 벌써 새로운 사업 특히 마이 데이터 산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

그러나 제재 심의중과 미확정이라는 감독기관의 전대미문의 늑장 처리 때문에 삼성생명은 심각한 손해를 입고 있고 이는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신사업 진출이 차단되면서 카드업계에서 삼성카드가 유일하게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을 전개하지 못하고 있는데 아무도 책임질 기관이나 책임자가 없다.

제재 의결에 13개월이라는 장기간이 소요되지 않았다면 삼성생명 등의 신사업 제한이 이미 풀렸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결정으로 삼성생명과 그 자회사는 앞으로 1년간 신(新)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돼 버렸다. 지나간 13개월과 앞으로의 12개월, 2년 넘는 세월을 허송세월하게 생긴 것이다.

동시에 출발했어야 할 신사업에 25개월 늦어진 삼성생명만 손해를 입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번 결정으로 대주주 부당지원과 관련한 과징금과 인사 제재는 없어졌지만 보험업 정상의 회사가 입은 손해는 수치로 따지기 어려울 정도다. 또 수치로 따질 수 없는 이미지 추락과 투자 불확실성은 상당한 손해로 간주될 수 있다.

특히 증권시장에선 불확실성을 가장 나쁜 요인으로 따지는 법이다. 삼성생명이 잘 했든 못 했든 간에 결정이 빨리 나주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는 중요한 것이다. 이를 13개월이나 끌었으니 삼성생명 투자자들도 상당한 손해를 입은 셈이 됐다.

문제는 그 결정을 이렇게 오래도록 기다리게 했어야 하는 점이다.

아무도 승자가 없는 패자가 남은 판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일부 진보 시민단체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삼성생명 봐주기라는 지적을 쏟아냈지만 사실 삼성생명이 질질 끈 것도 아니고 이미 입을 만한 손해를 다 입었기 때문에 오히려 피해자가 되어 버린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대로 소액주주를 비롯한 선의의 투자자들이 입은 피해를 되돌릴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설이 이번 결정으로 재연되는 상황도 예상된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달 6일 7년 만에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을 방문하면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신년 회동을 했는데 이 때 고 위원장은 이날 “금감원과 금융위는 과거에 갈등도 있고, 의견 대립도 있었지만, 지금은 상호 협력하는 관계로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정부 내부의 그동안의 갈등을 자인한 것이다.

금융위가 금융감독의 큰 틀을 잡고 있고 금감원은 감독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신속하게 내려졌어야 했다. 금융계 일각에서는 이날 금융위가 암 입원보험금에 대해서도 보험업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면, 금감원의 기관경고 중징계 자체를 재검토해야 하는 대혼란이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두 기관의 혼란을 막기 위한 절충적인 결정이 내려진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법적인 이슈가 많아 검토에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시간 끌기 논란을 일축했다.

이번 판정이 나오기 직전까지 보험업계 내부에선 금감원 자충수라는 지적이 계속 나돌았다. 금감원의 세밀한 행정처리 다른 말로 하지면 '먼지털기식' 종합검사가 논란의 도마에 올랐던 것이다. 금융업은 털면 털수록 문제가 생기는 업종이다. 법령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지도 않고 갖출 수도 없다. 특히 비대면, 마이 데이터 산업 시대를 맞아 다분화되고 다양화되어 가는 금융업의 갈래를 금융감독원의 한정된 인원으로 다 감독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보험업계 내부 관계자들은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부활한 종합검사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

시장과 소통하고 문제 소지가 생길 사안은 사전에 계도하는 행정이 아니라 적발식 행정을 주도해 온 결과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검사체계와 방식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삼성생명이 종합검사 결과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금융당국에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를 밟거나 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 불복 소송은 제재 통보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는데 업계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제재 와중에도 사업은 계속한다

이런 와중에도 삼성생명은 헬스케어 플랫폼 굿닥과 업무협약을 통해 국내 병원 4000곳에 새로운 보험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보험업 최초로 메타버스 사업에 진출하는 등 부단한 사업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달 27일 보험업계 소식통은 삼성생명과 굿닥이 고객의 라이프 로그 데이터를 활용한 보험 상품을 개발하고 건강증진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왔다.

굿닥은 4000곳의 병원과 제휴, 매월 150만 명의 고객이 이용하는 병원예약서비스 1위 업체다. 이미 수많은 병원들이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에서 굿닥을 이용하고 있어 삼성생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굿닥과의 협업을 통해 금융과 디지털 기술력이 결합된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혁신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객과 환자의 편의 향상을 위한 새로운 도전을 확장해 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편 내부 소식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메타버스 지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영업점을 개설할 경우 업계 최초로 기록될 전망인데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 세계를 뜻한다.

본격적인 현실 금융업과 비대면 시장의 조합으로 고객 서비스를 더욱 다양화하겠다는 의도이다.

한편 삼성생명은 이런 제재 과정 와중에도 지난해 당기 순이익이 1년 전에 비해 16.6% 늘어난 1조 5,977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달 2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의 영업이익은 5% 줄어든 1조 7,010억 원이었고, 매출은 35조 790억 원으로 1.6% 늘었다.

보험업 내부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이번 결정과 관계없이 빅데이터 사업을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준비를 오래 하는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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