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LG전자가 7일 올해 1분기 매출 21조1091억 원, 영업이익 1조880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어려운 여건과 악재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놀라운 성장실적을 보여 재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8.5%, 영업이익 6.4% 증가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이 분기 사상 역대 최고 기록이며 전장을 제외한 특정 부문의 부진 없이 각 사업 부문 공히 실적 상승세를 보여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했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장 발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원자재와 물류비용의 고공행진으로 원가 부담이 만만치 않았지만 이를 거뜬히 이겨냈다. 특히 전통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 1분기 매출 관례와 연말연시 특판 할인행사 등으로 이익이 줄고 신규 수요도 줄어드는 동반 하락이 대세인 상황에서 매출이 18.5% 신장한 것은 특기할 만한 사안이라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가전 분야에선 보통 본격적인 매출이 3월 이후로 나타난다. 신제품이 선보이고 나야 본격 매출이 일어나는데 이번 놀라운 실적 달성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이다.

사실 증권가에선 이번 분기 LG전자의 매출 컨센서스를 19조 8996억 수준으로 잡고 있었고 이마저도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LG전자는 분기 최고 매출 실적을 올렸던 지난해 4분기 21조86억 원 기록을 3개월 만에 거뜬히 갈아치웠다. 이 시기는 월풀을 뒤로 밀어내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성장세라 했지만 이번 분기에 추월해 버린 것이다. 또 2분기 연속 매출 20조원을 넘어서면서 분기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OLED의 충성고객 크게 늘어

내용을 살펴보면 이번 실적의 일등 공신은 역시 생활가전과 TV 판매 증진 덕분이었다.

지난해부터 부쩍 늘어난 충성 리치 고객들이 눈길을 끈다. 이들이 프리미엄 제품 구매 비중을 크게 늘렸다.

가전 전문가들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대거 사들인 탓에 올해는 어느 정도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는데 프리미엄급 구매층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내용적으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이 본격 매출 궤도에 올라 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이후 보복심리가 발동하고 한 차례 프리미엄급 가전제품 수요가 불일듯이 일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현상이 잠재 수요를 건드리면서 그동안 소비를 자제하고 있던 중산층에서도 수요를 대폭 일으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한 가지 영업익 증가에 대해서는 결국 그동안 벌여 온 지속적인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는 이례적인 내부 발표가 이를 입증한다.

결국 지난해부터 글로벌 공급망관리, 사업 구조 효율화, 원가 구조개선 등 노력이 결실을 맺으면서 위기를 극복해 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원가절감과 경영진의 리더십 승리라고 분석한다.

증권가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가 1분기 7조82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본다. LG전자의 간판 상품 LG 오브제컬렉션과 스팀가전을 포함한 신가전의 지속적인 인기 덕분에 16% 이상의 기록을 거둬들인 것. 그 다음으로 메출 4조 43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 TV 사업을 총괄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가 있다. 여기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군인 올레드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났다.

무엇보다 기업 간 거래(B2B) 실적이 늘어난 것이 반갑다는 반응도 있다.

담당 본부인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 2조500억 원을 기록해 상당히 고무돼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분기 매출이 2조원을 넘은 것이 처음으로,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견인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작년으로 어느 정도 수습된 것으로 보였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올해도 계속되고 있고 재택근무 추세가 누그러들지 않아 노트북, 모니터 등의 수요가 계속 됐다. 각급 공기관 등의 B2G(정부 공기관 거래)용 IT 수요도 뒷받침됐다.

디만 자동차 전장 분야인 VS(비히클콤포넌트솔루션)사업본부는 아직은 만개한 상태가 아니고 반도체 부족과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지연 등이 작동하면서 1분기 전년 대비 7% 정도 줄어든 1조7600억 원의 매출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구체적인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실적을 오는 4월 28일 예정된 실적설명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어려울수록 설비투자에 올인한다

LG전자는 이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 규모를 계속 늘려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년 대비 35%가량 확대한다는 것이 내부 결정이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시설투자 예상액은 4조2965억 원이다. 전년 투자액 3조1826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LG전자의 시설투자는 지난 2018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업체 ZKW 인수 등으로 역대 최고 수준인 4조4854억 원까지 늘었다. 올해도 그 수준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지속적인 추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시설투자에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 경영진의 생각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이 극심한 OLED TV 시장에 대한 투자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OLED TV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LG전자는 HE도 전년(2913억 원) 대비 7.5% 늘어난 투자를 쏟아부어 경쟁자들을 밀어낸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노력은 구광모 LG 회장의 경영 리더십의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집중과 선택‘을 앞세운 구 회장의 리더십에 따라 대표 계열사인 LG전자도 적극 동함하고 있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정리하고 디지털 전환과 맞닿은 신사업을 발굴헤 나가려는 계획이다.

투자의 주요 부문을 보면 전장 부문, 로봇·인공지능, 플랫폼 부문 투자들이다. 특히 인공지능 부분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과 TV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며 "원가 상승 요인이 있지만 프리미엄 제품의 경쟁력을 통해 판가에 전가돼 LG전자의 1분기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매출과 영업익 증가에 힘입어 증시도 덩달아 호실적이다.

LG전자는 8일 오전 119,500원대로 전일대비 5000원 상승세를 보였고 시가 총액도 19조 4,741억을 기록했다.

LG전자 투자분석가들은 반도체 부족현상이 완화되면 VS사업부의 흑자 전환은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부족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수주잔고가 가득하다는 소문이라 매출 성장은 당연시되고 있다.

또 전체 사업 부분에서 물류비 원재료비 마케팅비 등의 상승이 예상되고는 있지만 2분기 두 자릿수 성장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LG전자의 그동안 손실 주범은 배터리 모듈 충당금이었는데 이것이 대부분 해소되면서 이익 증가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때문에 연간 영업이익의 큰 폭 증가도 예상한다.

한편 증권가에선 2분기 매출 성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분위기이다. 목표 주가는 18만원에서 19만 원선.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의 가전 강세는 당분간 추격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굳건하다면서 2분기 견조한 실적을 올릴 것이라는 예측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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