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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대한항공, 변칙 고객 마일리지 제도 백기 들었다

[테크홀릭] 22일 대한항공은 애초 4월 1일부터 시행하려 했던 마일리지 제도 변경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조원태 호의 마일리지 꼼수가 사실상 폐기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됐다.

이날 대한항공측에 따르면 마일리지 적립 및 공제기준 변경과 신규 우수회원 도입 등 마일리지 제도 전반을 다시 살펴 보고 새로운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당분간은 현행 마일리지 제도를 유지한다고 대한항공은 설명했다. 그러나 새로운 개편안을 준비하고 검토하여 다시 발표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어 사실상 폐기 수준을 밟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9년 12월 보너스 항공권과 좌석 승급 마일리지 공제 기준을 '지역'에서 '운항 거리'로 바꾸는 스카이패스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올 4월 시행할 예정이었다.

이렇게 되면 국내선 1개와 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미주·구주·대양주 등 4개 국제선 지역별로 마일리지를 공제했지만 개편된 제도는 운항 거리에 비례해 국내선 1개와 국제선 10개로 기준을 세분화하기 때문에 사실상 고객 분담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개편안이 저비용항공사(LCC)가 운항하지 못하는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마일리지 공제율을 높여 소비자 혜택을 축소했다는 불만이 높아졌다.

이렇게 무기한 연기안이 나오기 전까지 그동안 대한항공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심지어 정부와 국회까지 나서는 모양이 되었고 특히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까지 나와서 “대한항공이 눈물의 감사 프로모션을 하지는 못할망정 국민 불만을 사는 방안을 내놓았다”며 마일리지 개편안을 거세게 비판하는 등 최근 연일 대한항공을 '직격'하는 발언도 내놓았다.

국회에서도 마일리지 개편안이 “소비자를 우롱한 처사”라는 논평까지 나왔다.

마일리지는 사실상 소비자들에게 현금이나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항공권 구입을 한 소비자들은 마일리지를 차곡차곡 모았다가 비즈니스석으로 상향 조정하거나 해외 장거리 여행 혹은 제주도 여행 등을 계획해서 쓰기도 해 왔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으로 비즈니스석은 아예 어려워졌고 장거리 고객도 실제로 요금 인상이 일어난 것이나 마찬가지가 돼 고객들 불만이 쏟아지게 된 것이다.

특히 항공권 구매시 차가 마일리지를 보면 인천에서 뉴욕을 갈 때 7만 마일이면 되던 것이 9만 마일로 늘었고 비즈니스석은 너무 올라서 타기 어려워졌다.

미국이나 유럽 등 장거리 여행객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속출했다. 2019년에 비록 처음 계획을 내놓았다지만 코로나 시국 이후 갑자기 전면 시행하기로 하면서 이 난리가 난 것이다.

마일리지보나 더한 회사 고객 정책

문제는 대한항공 기내식과 물병 서비스까지 여론의 도마위에 올라 조원태 회장이 고객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보고 전달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외국 항공사보다 기내식과 서비스가 훨씬 나빠졌다는데 대체로 동의한다.

국적기를 이용하자는 애국심이 아깝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승무원들조차 불만이 속출하고 퇴사자가 유튜브에 회사 실정을 호소하는 일도 나왔다.

어떤 고객은 “30년이 넘도록 대한항공만 타는데 지난 번에 제주도 갈 때 어린 아들이 목이 말라 해서 물 한 컵을 부탁했더니, 물병 하나 주고 추가로 부탁하면 컵으로 가져다 주는데 미안해서 부탁도 못하겠다”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고객은 “국적기라고 이용하고 스튜어디스도 친절해서 열심히 탔는데 가격도 비싸고, 기내식도 맛이 없습니다. 와인도 인색하고요. 외국 항공사대비 가격도 비싸니 국적기에서 외항사로 바꿔 타라는 것인가요?” 라고 질문할 정도이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이에 대해 “자세가 근본부터 틀려먹었다”고 직격탄을 날라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안일한 인식이 문제

대한항공의 갑질은 한 두 번이 아니다.

대한항공 086편 회항 사건은 너무도 유명해 세계적인 언론이 다 다루었을 정도로 나라 망신과 기업 망신을 시킨 대표적인 사례다.

2014년 12월 5일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대한항공 조현아 당시 부사장이 객실승무원의 마카다미아 제공 서비스를 문제삼아 항공기를 램프 유턴 시킨 뒤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할 것을 요구하고, 기장이 이에 따름으로써 항공편이 46분이나 지연된 사건이다.

‘대한항공 땅콩 리턴, 땅콩 유턴, 땅콩 회항, 땅콩 갑질’ 등으로 조롱을 받았다. 사상 초유의 갑질'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이후 대한항공 경영 승계를 두고도 내부 싸움과 총질로 가족간 대립이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것이 사실이었다.

다행하게도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11분기 연속 흑자를 이뤄냈다. 그러면 최대 이익을 낸 기업답게 국민에게 베푸는 기업이 되어야 하는데 연초부터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경영진의 판단이 미숙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국민 정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아시아나 인수합병에 영향 미칠까?

이런 여론의 등돌리기가 심각한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상반기 마무리를 노력해 온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도 최근 변수가 생겼다. 필수 신고국가 중 하나인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해 7월 5일까지 2단계 심사에 들어간다고 밝힌 것.

유럽연합이 부정적이면 일 자체가 틀어진다.

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 서비스 중 바르셀로나, 프랑크푸르트, 파리, 로마 등 유럽 지역 4개 중복 노선에 대해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는데 자국 시장 보호를 앞세우면 대응 논리가 약해진다.

EU 집행위의 2차 심사에 맞춰 대한항공은 독과점 해소를 위해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반납 등을 담은 시정안을 다시 제출해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잠정적인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는 것은 심사 초기부터 언급됐던 내용이라 구체적인 사안은 경쟁당국과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고 언론을 향해 설득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국내 고객들 관리까지 엉망이 되면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이고 조원태 리더십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항공계 원로들은 조원태 회장이 초심으로 돌아가 대국민 서비스에 소홀한 점이 없었는가 살펴보고 경영진과 현장의 소통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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