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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 공룡 넷플릭스와의 망 사용료 갈등에 당당히 맞서라

[테크홀릭]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디즈니 등 OTT의 힘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OTT란 개방된 인터넷을 통해 방송, 영화 등 여러가지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유료 OTT 시장의 수익성이 날로 커지면서 IT의 새로운 권력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대표 인터넷 제공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의 ‘망 사용료’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관련한 법적 공방은 지난 2020년부터 4년째 지속되고 있고 서로의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알려지기로는 최근 진행된 8차 변론에서도 망 사용료와 관련한 의견 대립으로 해답이 나오지 않아 해당 변론은 9차까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망 사용료는 인터넷 회선 접속료 및 서비스 이용료 등 정보통신망과 관련된 이용 요금을 포괄적으로 정의하는 개념이다. 기본적으로 인터넷망을 사용하면 여기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원칙론에서 출발한 것이다.

망 사용료가 문제가 되는 것은 4K 초고화질 영상 시대를 맞아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벌어진 일로이다. 국내 ISP 기업들이 넷플릭스를 포함한 대형 CP에게 트래픽 과부하 책임을 물어 일정 요금을 부담하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시작된 국면이다.

고속도로와 휴게소 이용의 사례

이것은 쉽게 비유해 보자면 고속도로와 이용자의 원리와 비슷하다. 고속도로를 만들고 투자하는 것은 한국도로공사이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려고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도로를 보수하고 늘리며 투자하는 것은 도로공사가 된다.

똑같이 넷플릭스로 인해 망 이용자가 급증하면 투자를 해야 하는 곳은 SK브로드밴드가 된다.

이로 인한 고비용 투자와 시설보수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는 이것을 해결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당연한 권리이다.

문제는 넷플릭스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도 이를 비용 부담하지 않으려는 넷플릭스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늘어난 트래픽 양을 감당하기 위해 SK브로드밴드는 지난 수년간 설비 투자에 매년 8000억에서 9000억 원을 들였다는 것이다. 물론 이 중 투자액의 상당 부분이 넷플릭스나 구글 등 해외 회사들의 서비스 때문이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넷플릭스는 이번 갈등을 야기한 당사자이면서 그동안 세계 어디에도 망 사용료를 내고 있지 않다고 주장해왔지만 사실 미국 등에선 사용료를 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을 경시하는 입장으로 볼 수도 있다.

인터넷망 전문가들은 넷플릭스가 망 중립성 원칙을 내세우며 비용 부담을 거절하는 것에 대해 인터넷이 전기나 수도처럼 공공 서비스라고 해도 이것은 이용자에게 공공 서비스라는 것이지 인터넷망을 통해서 어마어마한 돈을 버는 사업자에게 주어질 특권을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3년이 넘은 해묵은 갈등... 넷플릭스의 무성의

망을 공급하는 입장에서는 이 갈등이 계속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미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법적 공방은 지난 2019년 11월 넷플릭스의 국내 트래픽이 급속히 늘어나자 방송통신위원회에 ‘망사용료’에 대한 협상을 중재해달라고 재정신청을 하면서부터이니 4년째가 된다.

그런데 이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는 상황에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윤 대통령의 방미와 더불어 25억달러(한화 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넷플릭스가 나선 것이다.

이 상황에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국빈 방문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 블레어하우스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접견한 것은 재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이날 윤 대통령은 접견 이후 이어진 공동언론발표에서 방금 전에 넷플릭스의 서랜도스 CEO 등 최고경영진과 만나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서랜도스 CEO는 넷플릭스가 앞으로 4년간 K-콘텐트에 25억달러, 약 3조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알렸다.

이렇게 되니 정부도 넷플릭스의 투자유치를 앞두고 법정 공방이 벌어진 사실을 고민하는 듯 보인다. 윤 대통령 방미 때 이 이야기는 공식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서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의 망을 사용하는 것은 국내 인터넷 전용회선 서비스에 해외 전용망을 추가로 사용하는 것으로써 네이버 등 국내 CP들이 SK브로드밴드와 같은 ISP의 국내 망 구간을 사용하는 것과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이 최종 입장이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넷플릭스가 국내에 서버를 둔 CP가 SK브로드밴드에게 지급하는 이용대가에 해외 전용망 이용대가까지 더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경제적인 가치 창출과 수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SK브로드밴드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가치를 창출해 수익을 가져가는 쪽이 투자 비용을 보전해 줄 의무가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는 한화로 약 3조3000억원을 투자의사를 밝히면서도 망 사용료와 관련해선 언급이 없었다. 상황을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하고 투자를 받으려면 갈등을 봉합하자는 무언의 압력도 비추고 있는 듯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투자와 망 사용료 부분은 엄연히 다른 문제로 넷플릭스가 이를 결합시키려는 태도는 잘못이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며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1심 재판부가 2021년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법원이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지급 의무를 인정한 것을 조속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원의 결정이 금전적 대가를 명확히 하지 않아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재계는 정치적인 갈등 봉합보다는 원칙에 준해서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지급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이 일에 개입하지 말고 투자와 사용료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도록 객관적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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