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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대우조선해양’ 결합, 순항 위해 노조 주장 절제해야

[테크홀릭] 한화의 대우조선 결합이 조건부 승인을 전제로 마침표를 찍게 되었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수 년간의 고전 끝에 기사 회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2000년 대우그룹 해체와 함께 22년간을 ‘주인 없는 회사’라는 눈총을 받으며 갖은 어려움을 겪었던 대우조선해양은 다사다난 험난 자체였던 구조 조정 과정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한화가 짊어지고 갈 부담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주력 아이템인 LNG추진 선박 컨테이너선의 경우 설계에만 일년이 걸리고 제작에 2, 3년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출은 계속되는데 반해 수입은 제작이 끝나야 받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것은 조선사들이 가진 태생적 한계이다.

수입 구조를 보면 계약금은 일반적으로 10% 수준이다. 중도금이 20~30% 수준이고 제작이 끝나고 납품이 완료되어야 60~70%의 잔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현금동원력이 부족하면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셈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는 20년부터 3년간 출혈경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수주 전쟁에서 저가 수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적극 밀어주는 중국 조선업계가 저가 경쟁에 본격 나서면서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철강 후판 가격이 급등해 원자재 부담도 너무 커져 버렸다. 대우조선해양이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들이다. 물론 이밖에도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킨 문제점들도 적지 않다.

또 지난 해 대우조선해양이 예측 이상의 대규모 적자가 발생해 2조원을 수혈해도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부 관측이 나오고 있는 부분도 우려할 일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조선 빅3′ 가운데 실적이 가장 부진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대우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7637억원에 영업손실 417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게 되면 2021년 저가 수주한 물량을 포함해 10분기 연속 적자라는 비상 상황에 처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적자 구조를 안고 기업을 떠맡은 한화로서는 인수 이후에도 해결할 문제가 적지 않다는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을 결합하여 받아들인 한화 입장에선 당장 올해부터 적자 탈출이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노조의 압박인가 정당한 요구인가

이런 상황에서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 수순에 돌입하자 대우조선노조가 고용 보장을 비롯한 요구안에 대해 한화 측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시기적으로는 부적절하다는 것이 재계의 지적이다.

전국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4일 거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주총회 전까지 한화는 노조의 4대 요구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지난해 9월 매각이 발표된 후 구성원의 고용 보장과 노조·단체 협상 승계, 회사 및 지역 발전에 관한 4대 요구안을 한화에 전달했다면서 ”한화는 4대 요구안 중 총 고용보장과 노동 조합·단체 협상 승계를 본 계약서에 담았고, 기업 결합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성실히 실무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논의했다“면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기업 결합에 방해가 되는 모든 문제는 끝이 났기 때문에 한화가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한화의 응답을 주주총회 전까지로 못박으며 한화의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면 구성원과 지역민을 기만하는 것으로 보고 실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이처럼 대우조선해양 주주총회를 마지노선으로 정한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지역 발전과 구성원의 처우를 포함한 대우조선 발전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진정성 있는 발전방안 △인력 수급 해법 △구성원 처우개선 대책 등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안정도 찾지 못하고 당장 적자 탈출을 제상 과제로 삼아야 하는 인수기업에게 강한 압박부터 내밀어 보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를 두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업간 결합은 수익 구조의 선순환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고 그 다음은 인력 탈출을 최소화하고 고용을 안정시켜 매출을 올려야 하는 숙제도 남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먼저 나서서 처우나 고용을 이야기할 상황도 아니고 지역 시민단체들까지 나서서 압박할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건부 승인도 한화에겐 부담

정부도 결합 심사를 빨리 해결해 준 것에 대해서는 박수 받을 일이지만 조건부 승인이라는 족쇄를 달아둠으로써 한화의 짐이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정위는 지난 달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등 5개 사업자가 대우조선해양의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면서도 함정 부품의 견적가격을 부당하게 차별 제공하는 행위, 함정 부품에 대한 기술정보 요청 부당거절, 경쟁사 영업비밀을 계열사에 제공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이렇게 되면 한화는 3년간 시정조치를 준수해야 하고, 공정위에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자유로운 기업 활동에 대해 계속해서 관리 감독받아야 하는 제약이 걸리게 된 것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승인에 대해 최소한의 행태적 시정조치라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했지만 역시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될 것은 분명한 일이다.

국가가 유일한 구매자인 수요독점 시장에서 지나치게 불필요한 제약을 건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세간의 지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한화 측은 조건부 승인에 따른 경영상의 제약에도 경영 실적이 악화된 대우조선해양의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기간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당국의 결정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동관 지도력을 보여줄 기회

한편 이번 기업간 결합이 승인되면서 한화의 대우조선해양이 나아갈 방향과 비전에 대한 이야기도 재계에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방위산업 부문의 사업구조 개편이 완료된 점으로 인해 한화의 방산업체 미래 구상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신도 커지고 있다.한화그룹은 시너지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기본 방향을 정리해 두고 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계기로 기존 우주, 지상 방산에 더해 해양까지 아우르는 ‘육·해·공 통합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의 성장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적 결단과 적기에 필요한 투자와 인력을 지원하는 노력이 뒤따를 것이라면서 그동안 그룹 내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내는 장점을 살려온 만큼 이번에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그룹의 장래를 짊어질 경영 수완을 확실히 나타내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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