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지난 해 기대보다 전자업계의 업황은 좋지 않았다. 4대 그룹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은 한 해였다. 그런 면에서 1분기는 환율 덕분에 다소 나아진 모습이었다. 이 가운데 LG그룹의 신성장산업인 전장 사업이 약진세를 보이며 가전 사업을 받쳐주면서 그룹 매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장부품의 꾸준한 성장세, 흑자 행진 계속

전장부품사업의 흑자 행진은 이미 예상한 대로이다. LG그룹은 구광모 회장이 오래도록 투자하며 내실을 다져온 전장 사업이 앞으로 주력 기둥 사업이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LG그룹은 오랜 적자 끝에 흑자로 돌아선 전장 사업에 대해 애착과 관심이 어느 그룹보다 더 강한 편이다.

LG전자에서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전장(VS)사업부는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해 지난해 매출 10조원을 돌파했고 수주 잔고는 앞으로 수년간 회사 매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100조원 규모로 커졌다.

LG전자의 2023년 매출액은 LG전자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1조959억원, 영업이익 1조3329억원의 잠정 실적을 5일 발표했다. 역대 1분기 최대 매출액 달성이자 5년 연속 1분기 영업이익 1조원 돌파다.

작년 전체 매출은 약 84조 2,278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가전제품(TV포함)의 비중이 52.7%,​

전장부품의 비중이 12.0%, 이노텍 부문의 비중이 24.5%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전장 사업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처럼 그룹 내에서도 차 바디 말고는 다 만들어 낸다는 각오로 LG전자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등 각 계열사가 전장 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룹의 전장 사업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이다. 글로벌 완성차에 공급하는 모든 전장 부품들은 글로벌 탑티어급이다.

LG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로부터 기술과 품질경쟁력을 인정받아 ‘최우수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에 그룹은 특히 전장사업의 기반을 조성해 전장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거창한 꿈을 펼쳐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LG전자는 자동차가 앞으로 자율주행 시장으로 진일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AI(인공지능)을 장착한 움직이는 오피스 기능을 감당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시장 수요를 앞서 창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미 LG전자는 올 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2024에서 공개한 SDV솔루션 '알파웨어'를 선보이면서 자동차의 하드웨어를 제어해 주행 성능, 편의 기능을 개선하고 내부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알파웨어로 자동차 내부를 '바퀴 달린 생활 공간'으로 바꾸겠다고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한편 LG전자는 그룹은 계기판과 중앙정보디스플레이·보조석 디스플레이 등 3개 화면을 하나로 통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최신 버전으로 공급하고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다양한 콘텐츠를 차량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ACP)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제 사람이 운전해 가는 교통수단으로서의 자동차는 대세가 지나가는 트렌드이다. 도심항공교통이 등장하는 마당에 자동차 사업이 주행에만 매달리는 것은 구태의연한 것일 뿐이다.

LG전자는 이미 합작법인인 LG마그나를 통해 전기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해 바퀴를 움직이게 하는 파워트레인 시스템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LG마그마는 전기차 부품 중 모터 등 구동부품, 인버터 등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통합 솔루션을 설계·제조·판매한다.

LG전자와 마그나가 합작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마그나)의 설립은 전장 사업 전도사 구광모 회장의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설립 2년 5개월 만에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해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매출은 2022년 8669억원에서 2023년 1조3000억원대로 약 50% 성장했으며 1조원 돌파 목표 초과 달성이 유력하다는 후문이다.

2021년 7월 1일 설립된 LG마그나는 LG전자가 51%,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49%를 보유해 합작 당시 이미 전세계 완성차 기업들을 놀라게 한 바 있다.

2022년 4월 착공한 멕시코 신공장이 2023년 하반기부터 가동에 들어간 것이 흑자 전환에 큰 도움을 줬다. 이 곳에서 생산한 전장 부품들은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구동모터와 인버터 등으로 제품 신뢰성이 아주 높아 매출 기여도가 크다.

LG이노텍의 눈부신 약진

LG이노텍의 흑자 전환도 그룹의 신성장 사업 동력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 주요 부품인 차량용 카메라나 라이다 등 센싱 솔루션을 비롯해 커넥티드 카 구현을 위한 통신 솔루션, 라이팅 및 파워 솔루션 등을 개발하고 있는데 매출도 쑥 쑥 신장하고 제품 신뢰도 역시 글로벌 전기차 업체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LG이노텍은 전장 사업의 흑자 전환을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지난 2018년부터 6년간 연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지난 해 1분기 47억원 3분기 56억원의 분기 흑자를 달성하는 등 올해 완전한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특히 차량조명 부품 등의 매출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물론 사내에서 펼치고 있는 적극적인 원가 개선 활동도 한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전장부품사업 매출은 49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3.2% 증가해 올해 흑자 전면 전환을 가능케 하고 있다.

전기차 올림픽에 총출동한 그룹 전장 사업

24일 코엑스에서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37)를 통해 LG그룹 계열사들은 '총출동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청사진을 공개했다. 전기차 올림픽이라 불리는 이번 대회에서 그룹은 배터리부터 고속충전, 지속가능성까지 연구개발 핵심 분야를 선정해 그룹 차원의 역량을 쏟아붓고 있음을 드러냈다.

LG그룹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역할을 맡은 박일평 LG사이언스파크 대표는 “LG그룹이 가전과 전자 등으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전기차에 관련된 모든 분야에 관여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상위 영역이 전기차(EV)가 된 만큼,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에 배터리부터 디스플레이, 전장부품까지 각 계열사의 연구 인력이 모여 경계를 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룹 내 2차전지 전문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 요구에 따라 맞춤형 제공이 가능한 파우치형 배터리와 원통형 배터리를 비롯해 더 가벼우면서 안전하고 높은 에너지 효율을 구현한 ‘셀투팩’ 기술, 전기차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최적화해주는 ‘B-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준비하고 선보였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자유로운 형식의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는 고화질 P-OLED(Plastic-OLED)는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ATO(Advanced Thin OLED)’, ‘무안경 3D 계기판’ 등의 제품을 이번 대회에 선보였다.

LG 관계자는 “이번 전시 참가는 배터리와 전장 사업을 영위하는 LG 계열사들이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LG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앞으로도 그룹 내 역량을 결집해서 사업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해 12월 20일 국내외 LG 구성원들에게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을 이메일로 보냈다.(사진=LG)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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