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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의 포스코號, 철강·비철강 사이에서 실리 앞세운 미세조정 국면 돌입

[테크홀릭] 중국은 국내 제조업계에 매출과 실적에선 황금 시장이기도 하지만 경쟁상대가 되고 나면 여간 골치아픈 나라가 아니다. 특히 철강업과 자동차 업계에선 중국의 공격적 도전이 몹시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고 만다.

최근 중국의 철강업은 과거에도 그랬지만 전국가적 지원체제에 힘입어 온통 덤핑 공세다.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의 ‘대(對) 중국 슈퍼 관세’라는 강력한 장애물 앞에 곤경에 처했다.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린 중국산 제품이 한국으로 밀려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그런 조짐은 최근까지 계속되는 중이다.

최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875만50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 늘어났다. 1/3이 늘어난 셈이니 국내 철강업계의 주름살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중국 내에서 과잉 생산된 물량은 국내 건설업계 원자재 인상과 맞물려 국내 시장으로 막대한 량이 유입되고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고단함

국내 철강업의 품질관리는 중국산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높고 엄격하다. 비용도 많이 발생하고 원가도 높아진다. 이 때문에 철강업은 중국산 저가 제품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이들과 경쟁도 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해 있다. 일단 대외적으로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수입 철강재를 대상으로 반덤핑 부과 기간을 연장하거나 새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내부적인 단속과 원가절감, 미래 투자 방향의 미세조정도 필요해졌다.

포스코는 국내 맏형 기업으로 이 전환점의 정상에 위치해 있다. 전통 철강맨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책임도 덩달아 커졌다. 신임 그룹 수장으로 업무 파악도 만만치 않은데 내우외환이 겹치고 있는 상황이다.

장인화 회장은 미국 MIT 대학원 해양공학 박사 출신으로 조선 철강 분야의 최전선에서 경영자로 일해 왔으며 재무 분야와 철강 솔루션마케팅, 신사업 부문도 전문가이다. 흔히 그를 철강맨으로만 알고 있는 이들이 많은데 사실 철강과 비철강을 아우르는 통찰력을 갖춘 국내 몇 안 되는 전문가 그룹 리더 중의 한 명이다.

그런데 상황은 녹록치 않다.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중국산 철강 저가 공세가 가장 위협이다. 이 때문에 주력 철강 사업을 펼쳐온 포스코의 지난해 매출은 38조9720억원으로 2021년(39조9200억원)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영업이익은 좀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여 2년 새 6조6500억원에서 2조830억원으로 3분의 1로 줄었다.

그룹 실적으로는 포스코홀딩스와 그 종속기업의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77조1271억9700만원으로 2022년의 84조7502억400만원 대비 -9%가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조5314억2300만원을 기록해 2022년의 4조8500억5300만원 대비 -27.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조8458억5000만원으로 2022년의 3조5604억8400만원 대비 -48.2% 감소를 나타내면서 반전이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주었다.

이로써 포스코홀딩스 주식회사와 그 종속기업의 2023년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6%를 기록해 2022년의 5.7% 대비 -1.1%p 하락했고, 매출액 순이익률은 2.4%를 기록해 2022년의 4.2% 대비 –1.8%p 떨어졌다.

비상상황이다. 하지만 장 회장은 이런 비상 상황 속에서도 철강 비철강 사이를 미세조정하며 중장기 포석에 나서고 있다. 장 회장의 뜩심 경영은 소문난 바 있다.

와신상담 재기에 나서 포스코 수장 자리를 차지한 저력이 그에게 있다.

포스코그룹에선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조직 정비와 내실, 원가와 인력 조정 등에서 점진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장 회장은 지난 4월 조직개편과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조직개편의 경우,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 장 회장은 포스코홀딩스에 보다 많은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힘을 실어주며 친정 체제 구축에 나섰다. 지주사 산하 조직도 기존 13팀에서 9팀으로 간소화했다. 집중과 선택의 이론을 현실에 접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명분이 크게 앞서 있던 탄소중립과 ESG 분야의 실질적 강화에 나섰다. 신설 탄소중립팀이 탄소중립 업무를 통합 관리하고 기업윤리팀에 ESG팀과 법무팀을 통합했으며 이사회사무국을 신설했다.

2차전지 소재사업의 조정 : 중국과의 동침, 전기차 120만대용 니켈 생산키로

포스코는 현재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서 있다. 그룹 안팎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변수를 온 몸으로 막아내며 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임원들도 주 4일제에서 5일제 근무체제로 전환했다.

문제는 그동안 전력 투구해 왔던 2차전지 소재 사업이다 일단 포스코홀딩스는 전략기획총괄 산하에 ‘이차전지소재사업관리담당’을 신설했다. 기술총괄도 새로 설립해 포스코기술투자에 있던 신사업기획과 벤처 기능을 옮겼으며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겼다. 사업 투자와 진행에 보다 신중해진 입장이다.

2차전지 소재 시장은 현재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국면이다. 전기차 시장이 기대보다 커지지 않고 있어서 국내 2차전지 업계는 현 상황을 지켜보며 투자 속도를 조절 중이다.

포스코의 방향은 장기적으로는 계속해서 2차 전지 소재 사업에 전력 투구할 생각이다. 하지만 조정 국면에 들어선 만큼 속도 조정은 필요하다. 명분만 앞세우지 않고 실리를 챙기자는 긍정적인 전략이다.

최근 포스코그룹이 전구체 점유율 세계 1위 중국 중국 CNGR과 손잡고 2차전지용 니켈과 전구체 생산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과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는 지난 달 말에 포항 영일만4산업단지에 각각 니켈 정제공장과 전구체 생산공장을 착공했다고 밝혔다. 총 투자 규모는 1조5000억원으로 2026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니켈은 전기차용 2차전지 용량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로 알려져 있다. 계속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시장 상황과 관게없이 확보해 두자는 공격적 전략적 결정이다. 전구체는 이차전지의 용량과 수명을 결정하는 소재로 양극재 원가의 약 60%를 차지하는 중요한 존재이다.

배터리 시장 조정 국면 속에서도 이 사업은 꼭 확보해 두어야 할 일이기에 투자 부담은 다소 줄이고 중국의 협업도 기대하면서 두 계열사의 책임도 강화한 것이다.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은 포스코홀딩스와CNGR이 각각 지분 6대 4를 보유한 니켈 정제법인이고,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는 포스코퓨처엠과 CNGR이 2대 8 비율로 투자해 설립한 전구체 생산 법인이다.

이번에 착공한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의 니켈 정제 공장은 CNGR의 니켈 제련 법인으로부터 순도 70% 수준의 중간재인 니켈매트를 들여와 순도 99.9%의 2차전지용 고순도 니켈을 생산한다. 해당 공장은 연간 고순도 니켈 5만 톤(t)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전기차 약 12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미래 시장에 대비한 포석이다.

한편 사업회사 포스코는 생산기술본부를 폐지하고 포항제철소장, 광양제철소장을 본부장급으로 격상했다. 포스코 그룹의 본체인 철강 사업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철강은 포스코의 주력 사업인 만큼 장 회장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투자로 철강 탑티어의 존재감을 계속 부각시킬 계획이다.

한편 그룹의 각사 주가는 그동안의 조정 국면을 지나 상승세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일 기준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8만원선을 다시 회복했다.

증권업계도 일제히 '매수' 의견을 내놓으며 긍정적 시각을 내놓았다. 최근 보고서를 발간한 증권사 10개사가 제시한 적정주가는 평균 52만9000원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사진=포스코)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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