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 8월 26일 2014년형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5종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이번에 선보인 차종은 S80과 S60, V60, XC60, XC70이다. 차량 자체보다 관심을 끄는 건 볼보가 항상 자랑해온 ‘안전’ 관련 기술이다.

◇ 자전거까지 알아채는 비결=2014년형 모델에서 눈길을 끄는 건 사이클리스트 감지 시스템(Cyclist Detection System)이다. 올초 제네바모터쇼 기간 중 발표한 기술로 한마디로 말하면 자전거 감지 기능이다. 광각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해 자전거를 식별, 추돌 위험이 있다고 예상되면 알아서 경고음을 내고 브레이크로 제동, 충돌 피해를 최소화한다.

볼보(www.volvo.com)가 밝힌 자전거를 감지하는 기능이 작동하는 요구 조건은 어른용 자전거를 기준으로 지상 70cm 이상 높이에 반사경을 끼우고 있어야 한다. 또 차량과 같은 차선에서 같은 방향으로 주행 중인 자전거만 감지한다. 이 기능이 작동하는 조건은 차량 운행속도가 4∼80km/h 사이일 때다. 만일 차량이 50km/h 이하로 달리는 상태에서 자전거가 15km/h 미만이라면 충돌을 아예 방지할 수 있고 자전거 속도가 15km/h 이상이라면 충격을 완화해주는 효과를 내준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사이클리스트 감지 시스템은 이를 위해 룸미러 근방에 레이저 센서와 카메라를 달았고 전면 프론트 그릴에는 광각 레이더 센서 3개를 달았다.

사이클리스트 감지 시스템은 차량과 보행자, 자전거를 탄 사람을 모두 합해 15개까지 한 번에 감지할 수 있다.

◇ 볼보가 개발해온 안전 기술들=볼보는 ‘안전’에 꾸준한 투자를 해온 회사다. 볼보는 현재 오토바이를 비롯해 모든 차량이나 물체, 행동 패턴까지 대응할 수 있게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나가는 동물까지 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뜨기도 했다.

볼보는 이미 1959년 3점식 안전벨트를 처음 개발했다. 1994년 사이드 에어백, 1998년 커튼형 에어백을 맨 처음 선보인 것도 볼보였다. 2008년 선보인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는 30km/h 이하로 주행할 때 앞차와 간격이 좁아져 추돌 위험을 감지하면 속도를 줄이거나 브레이크를 알아서 작동해 멈춰주는 기술이었다.

시티 세이프티는 30km/h 이하로 주행할 때 앞차와 간격이 좁아져 추돌 위험을 감지하면 속도를 줄이거나 브레이크를 알아서 작동해 멈춰주는 기술이다.

2011년에는 영역을 보행자로 넓혔다. 보행자 추돌방지시스템(Auto Brake System)을 선보인 것. 차량 전방에 있는 보행자와 사고를 예측해 운전자에게 경고음과 시각적 경고를 해준다. 만일 운전자가 대응하지 못하면 브레이크를 스스로 작동, 차량을 멈춘다. 볼보는 지난 7월 9일 보행자 추돌방지시스템을 적용한 차량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행자 추돌방지시스템은 차량 전방에 있는 보행자와 사고를 예측해 운전자에게 경고음과 시각적 경고를 해준다.

지난해에는 보행자 에어백(Pedestrian Airbag)을 공개했다. 보행자가 차량에 충돌하면 전면 앞 유리 사이에 있는 에어백이 튀어나와 완충 작용을 해 머리에 가해질 2차 충격을 줄여주는 것이다. 보행자 에어백은 차량 앞쪽에 자리 잡은 센서 7개의 도움을 받는다. 어떤 물체가 부딪혔는지 인식해 사람이라면 보닛 후방을 수직으로 10cm 높이는 동시에 사방을 둘러싼 형태로 에어백을 펼친다.

보행자 에어백은 그동안 차량 운전자 보호에 초점을 맞췄던 에어백을 차량 밖 보행자에 맞춘 시스템이다.

◇ “2020년까지 사고 제로에 도전”=볼보는 자사의 안전에 대한 비전으로 세이프티 비전 2020(Safety vision 2020)을 내세우고 있다. 스웨덴 정부가 내건 안전 정책인 비전 제로(Vision Zero)에 맞춰 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볼보를 이를 위해 지난 40년 동안 교통사고 연구팀을 운영해 4만 건에 이르는 차량 충돌 관련 데이터와 6만 명 분량 사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테스트 기법과 안전 기술을 만들고 있다.

결과도 좋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가 시티 세이프티 도입 후 추돌 사고가 22% 줄었다고 발표했고 볼보 스스로도 자사의 첨단 안전 시스템 덕에 2000년 이후 운전자 부상 위험을 50%까지 줄였다고 밝히고 있다.

볼보의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비전 제시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현대기아자동차는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LMC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 2009년 7.8%, 2010년 8.1%, 2011년 8.6%에 이어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다시 8.8%로 끌어올렸다. 메이커별 점유율에선 전 세계에서 5위에 이른다. 하지만 이 이상의 경쟁력 상승을 원한다면 이젠 양적 팽창 이상이 필요하다. 질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디자인과 편의 기능 외에도 안전 기능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세심한 기술적 투자가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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