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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 장막 너머 컴퓨터는 어땠을까
  • 이원영 IT칼럼니스트
  • 승인 2015.01.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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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부터 1989년까지 계속된 냉전 기간 동안 당시 소련은 동유럽 국각의 공산주의 정권을 통제했다. 동독과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유고슬라비아 같은 곳은 서쪽 국경에 철사로 만든 울타리를 설치해 국경간 왕래를 막았다.

자본주의 진영과의 국교가 끊긴 소련 통제 하에선 현대 사회에 필수적인 컴퓨터는 독자적인 발전을 했다. 냉전 시대 장막 동쪽에 위치한 체코슬로바키아 역시 소련의 영향을 받았다. 소련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사이버네틱스를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데 사용하는 부르주아의 유사 과학이라며 비판했지만 이후 과학과 군 컴퓨터의 중요성을 이해하면서 동유럽국가 역시 컴퓨터 개발을 시작했다.

체코슬로바키아에도 테슬라(Tesla)라는 기업이 있었다. 이 회사는 반도체에서 레코드플레이어, TV까지 다양한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체코 내 종합 전자기기 제조사였다.





테슬라가 판매한 것 중 재미있는 건 JPR-1이라고 불리는 컴퓨터다. JPR-1은 8224, 8228 칩셋과 메모리를 탑재한 싱글보드 컴퓨터다. JPR-1 디자이너는 같은 기종 설계도와 인쇄회로기판을 한 잡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공산주의 정부가 컴퓨터의 세부 사항 공개를 허용한 건 당시 정치 체제를 생각하면 놀라운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정부가 엔지니어를 필요로 했던 게 작용했다.

테슬라는 계산기와 컴퓨터용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PMI-80 외에 이 제품을 업그레이드해서 램 32KB와 VRAM 16KB, 키보드를 탑재한 PMD 85-1을 선보였다. 또 여기에 램 64KB 키보드를 얹은라는 컴퓨터를 가정용으로 출시했다.


PMI-85


하지만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평균 임금 6개월분에 해당하는 고가인 탓에 일반 가정에는 유통되지 않았다. 주로 학교와 공장, 연구소 같은 시설이 구입했다.

그렇다면 체코슬로비키아의 일반 가정에 컴퓨터는 보급되지 않았던 걸까. 그렇지는 않다. 당시 일반 가정에선 서독과 호주, 영국에서 비공식 라인이나 개인 수입으로 들여온 아타리 같은 컴퓨터가 유통되고 있었다. 아타리 800XL이나 싱클레어리서치의 ZX스펨트럼(ZX Spectrum) 같은 기종 가격은 평균 임금 1개월치면 충분했다. 테슬라 컴퓨터과 비교하면 가격이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유통되던 이런 수입 컴퓨터는 당연히 설명서가 없었다. 따라서 수입 컴퓨터를 구입한 사람은 해외 컴퓨터 잡지나 책을 조작하는 방법을 다룬 책 등을 구입했다.


온드라(Ondra)


한편 컴퓨터를 이용한 소프트웨어의 경우에는 냉전 시대 체코슬로바키아에는 이런 제품을 취급하는 매장이 없었기 때문에 구하려면 서유럽 국가에서 밀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다운로드는 이렇게 어려웠지만 컴퓨터를 보유한 사람은 최소한 베이직은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 결과 수많은 프로그래머가 태어나게 됐다.

다만 이런 상황에도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스스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판매하는 건 금지되어 있었다. 1989년이 되어서야 판매 면허 보유자를 대상으로 자작 소프트웨어 판매를 허용했다. 물론 같은 해 베를린 장벽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면서 체코슬로바키아에선 일반 가정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동유럽은 다른 국가와의 IT 산업 격차를 조금씩 줄여갈 수있게 됐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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