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일 샤오미(Xiaomi. 중국명 小米)가 발표한 신형 스마트폰 弘米(Red Rice)가 발표 당일 예약 접수 시작 90초 만에 10만대를 팔아치웠다. 첫 날 예약 대수만 해도 350만대에 이른다.

이 제품의 가격은 중국돈으로 799위안(한화 14만원대)에 불과하다. 중국에서 최근 1∼2년 사이 급증한 1,000위안대 저가폰 시장에 샤오미도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1.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해상도 1280×720을 지원하는 4.7인치 IPS 디스플레이, 800만 화소 카메라 등 사양도 쓸만하다. 여기에 샤오미의 성공전략이 숨어있다.

2011년 첫 제품을 내놨으니 샤오미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건 불과 2년이다. 짧은 기간에 인지도를 이렇게까지 끌어올린 건 애플을 철저하게 벤치마킹한 결과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판매 전략에선 애플과 전혀 다른 노선을 걸었다. 같은 사양을 지닌 제품보다 절반 가격 수준에 공급, 빠르게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샤오미가 무섭게 느껴지는 건 단순히 가격만 앞세운 게 아니라 ‘고품질·저가’를 무기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에 대수 한정 판매를 이어서 진행하면서 매진 기록을 마케팅적으로 활용, 소비자 사이에 입소문을 내는 등 판매 전략도 빼놓을 수 없다.

샤오미가 중국 시장에서 팔아치운 스마트폰 대수는 지난 2012년 719만대에서 올해 1,000만대를 확실하게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ABI리서치는 샤오미가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 대수에서 380만대로 13위에 이름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샤오미가 중국 시장 위주로 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판매량이다.

샤오미는 그동안 ‘중국의 애플’로 불려왔지만 이제 애플 이상이 되려고 한다. 외신에 따르면 샤오미는 자체 운영체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얼마 전 구글에서 영입한 휴고 바라 전 부사장도 독자 운영체제 개발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노력의 성공 여부가 샤오미를 '찻잔 속 태풍'이냐 이상이냐 여부를 가늠하게 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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