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나란히 최신 버전을 공개했다. 구글은 지난 7월 24일 안드로이드 4.3 젤리빈을 애플은 9월 18일 iOS7을 일반 사용자 대상으로 배포를 시작한다.

안드로이드 4.3을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는 현재로선 구글 제품 위주다. 넥서스7 1세대와 넥서스10, 넥서스4, 갤럭시 넥서스, 넥서스7 2세대 여기에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갤럭시노트3가 4.3 젤리빈을 기본 탑재해 공개됐다. 여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4.3 젤리빈 지원은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업데이트를 지원해야 사용할 수 있다.

▲ 구글은 지난 7월 안드로이드OS 최신 버전인 4.3을 공개했다. 갤럭시 넥서스 이상 넥서스 시리즈와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에 적용되었거나 할 수 있다.

iOS7은 애플 아이폰4 이후 아이폰, 아이패드2를 포함한 이후 아이패드(아이패드 미니) 그리고 5세대 아이팟 터치에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OS와 달리 iOS는 애플이 공급하는 iOS 기기만 지원하므로 9월 18일 '설정->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을 통해 업데이트하면 된다.

▲ 9월 18일 아이폰과 아이패드 사용자는 iOS7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 iOS7, 안드로이드와 닮았다는 의견 많아=iOS7이 안드로이드OS를 닮았다거나 어색하다는 의견에는 iOS6까지 유지해왔던 현실세계를 담은 듯한 스큐어모피즘을 벗어 던지면서 시작됐다. 아이콘은 입체적인 모습에서 평면에 가까운 다자인으로 변경됐고 여기에 iOS7에서 새로 추가된 제어 센터가 공개되면서 그 같은 평가에 불을 지핀다. 제어 센터는 에어플레인 모드 전환, 와이파이, 블루투스, 화면 잠금, 화면 밝기, 볼륨 조절, 카메라 등 자주 쓰는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일종의 시작 메뉴다. 이것이 안드로이드 설정 창과 무척이나 닮았다. 기능적으로….

▲ iOS7 공개 후 안드로이드와 닮았다는 의견이 많다. 정말 그럴까?

정말 제어 센터 하나로 이 두 모바일 OS를 닮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안드로이드 4.3이 설치된 넥서스7 2세대와 iOS7 GM 환경의 아이패드 미니를 통해 두 모바일OS 인터페이스를 비교해봤다.

◇ 알림 센터/제어 센터=알림 센터는 iOS7 이전부터 지원했으니 이번 비교에서 큰 논란거리는 아니다. 논란의 중심은 역시 제어 센터다. iOS7 제어 센터는 화면 아래에서 위로 쓸어 올리면 나타난다. 안드로이드 4.3(이하 젤리빈)은 알림 센터와 마찬가지로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린다. 알림 센터는 화면 왼쪽, 제어 센터를 화면 오른쪽이다. 안드로이드가 위쪽에서 알림 센터와 제어 센터가 위치하는 반면 iOS7은 알림 센터는 화면 상단, 제어 센터는 화면 하단에 각각 위치한다.

▲ 위쪽이 아이패드 미니에서 iOS7, 아래가 넥서스7 2세대에서 젤리빈의 알림 센터다. 세부적인 기능에서 iOS7이 앞선다.

▲ iOS7은 알림 센터에서 표시할 내용의 세부적인 설정이 가능하다.

기능과 편의성은 어떨까. 젤리빈 알림 센터는 모든 알림을 한 곳에서 보여주는 반면 iOS7은 오늘, 전체, 부재중 알림 3개로 세분화했다. 메일, 문자, 블로그 등 앱 등 목록별 알림을 해주는 iOS7이 편의성에서 앞선다. 제어 센터의 경우 기능은 iOS7이, 편의성에서는 젤리빈이 앞선다. 에어 플레인(비행기 모드), 블루투스, 와이파이, 자동회전 등 기본 기능은 대동소이하다. iOS7은 음악, 시계, 카메라 기능 접근이 가능하고 젤리빈은 와이파이, 설정과 바로 연결되는 점이 우수하다.

특히 자주 사용하는 와이파이 접근성에서 젤리빈 앞선다. 태블릿PC 특성상 와이파이 설정이 잦은데 iOS7은 와이피이 온/오프만 가능한 반면 젤리빈은 와이파이 설정 창으로 연결돼 설정 단계를 줄여준다.

▲ 다음은 제어센터. 기능은 iOS7가 뛰어나지만 자주 사용하는 와이파이 접근성은 젤리빈이 좋다.

◇ 잠금 화면=잠금 화면을 두고서도 iOS7이 안드로이드를 닮았다는 의견이 많다. 정말일까. iOS6과 iOS7의 차이만큼 iOS7과 젤리빈의 닮았다는 평가는 쉬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iOS6은 '> 밀어서 잠금 해제' 또는 화면 어디나 터치한 후 오른쪽으로 쓸어 밀면 해제된다.

▲ 잠금 레버가 없어진 탓에 서로 닮았다지만 그렇지 않다.

젤리빈은 열쇠 모양의 아이콘은 터치한 후 원 밖으로 쓸어 미는 방식이다. 다양성에서 젤리빈이 앞선다. 젤리빈은 슬라이드 방식과 함께 얼굴인식 잠금 해제, 패턴, PIN, 비밀번호 등 다양한 보안 설정이 지원된다. iOS7은 암호를 이용한 잠금이 가능하다. 기능에서 앞서는 젤리빈 그러나 잠금 화면을 두고 두 모바일OS가 닮은 것 같지는 않다.

◇ 홈 화면=iOS7은 홈 화면에 모든 앱이 나열된다. 하나 이상의 앱을 묶어 그룹으로 만들 수 있고 그룹 이름은 사용자 변경이 가능하다. 이게 전부다. 심플함 그 자체다. 젤리빈은 홈 화면을 기준으로 윈도우의 시작화면을 연상케 하는 애플리케이션, 위젯 2가지 화면이 추가 제공된다. iOS7과 달리 설치한 앱은 애플리케이션 페이지에 표시되고 해당 애플리케이션이 위젯을 지원할 때 위젯 페이지에 추가되는 식이다.

▲ 홈 화면. 원형 타입의 사각형 아이콘의 iOS7과 달리 젤리빈은 틀이 없는 아이콘이 대부분이다. 바 위치 또한 다르다.

예컨대 윈도우와 비교하면

바탕화면=홈 화면 / 애플리케이션=시작 메뉴 / 위젯=위젯

이다. 홈 화면은 바로가기 아이콘과 위젯을 배치, 실행 속도를 빠르게 하는 윈도우 바탕화면과 같은 기능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설치된 앱을 순차적으로 배열하고 이를 그룹화 하는 iOS7의 직관성이 편의성에서 앞선다. 젤리빈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다양성에 iOS7을 추월한다. 자주 사용하는 앱을 홈 화면에 배치하고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위젯을 활용하면 작업 효율성은 배가된다. 다양성과 기능에서 젤리빈이 앞선다.

▲ 홈 화면 전체를 차지하는 iOS7. 반면 젤리빈은 화면 한 켠에 그룹내 앱 리스트를 보여준다.

▲ 젤리빈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위젯이다. 다양한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

◇ 제스처=멀티태스킹 동작을 지원하느냐다. iOS7은 네 손가락 또는 다섯 손가락을 이용해 홈 화면으로 바로 가거나 멀티태스킹 앱 전환이 가능하다. 페이스북 사용 중 다섯 손가락으로 화면을 오므리면 화면으로 이동하고 화면을 위로 쓸어 넘기면 작업 관리자가 실행되는 식이다. 홈 버튼을 한 번 또는 두 번 연속 누를 때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다. 관련해 젤리빈은 따로 지원되는 제스처는 없다.

▲ iOS7은 홈 버튼을 대신하는 몇 가지 제스처를 지원한다.

◇ 작업관리자=iOS7으로 오면서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이면서 젤리빈을 닮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은 것이 작업관리자(멀티태스킹)이다. iOS7의 멀티태스킹은 '모든 앱'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예를 들어 SNS 앱이 백그라운드에서 최신 내용을 가져올 수 있다. 이전 iOS는 앱의 백그라운드 처리 범위를 음악 앱 및 스카이프 대기 모드 등 일부에 한정됐다. SNS나 이메일 등의 앱은 앱을 시작한 상태에서 콘텐츠 업데이트가 가능했는데 이 모든 것이 백그라운드에서 처리된다는 의미다. 제한적이었던 멀티태스킹의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 전체적으로 닮았다. iOS7이 한 번에 3개의 앱 종료가 가능한 반면 젤리빈은 하나씩 종료할 수 있다.

멀티태스킹을 보면 젤리빈을 쫓아가는 모습이다. 젤리빈 그러니까 안드로이드OS는 초기부터 백그라운드 작동을 포함한 멀티태스킹이 특징이었다. 아무래도 이것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닮았구나!'라는 느낌이 강하게 인식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다만 IOS7은 좀 더 발전된 형태의 멀티태스킹을 지원한다. 젤리빈이 한 번에 하나의 앱 종료가 가능한 반면 iOS7은 최대 3개까지 종료할 수 있다.

◇ 앱 인터페이스(구글+)=하나의 앱이 OS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도 살펴봤다. 젤리빈을 만든 구글의 SNS 구글+를 예로 보면 큰 테두리에서 별다른 차이는 없으나 한 화면에서 보여주는 정보의 양이 다르다. 화면 크기에 따른 차이로 생각된다.

▲ 구글+ 앱 비교. 가로 화면에서 나타나는 정보는 비슷하다. 세로 방향에서는 해상도 때문인지 iOS쪽이 보기 편하다.

넥서스7 2세대를 가로 화면으로 했을 때 아미패드 미니와 동일한 정보를 표시하지만 잦은 스크롤이 문제가 된다. 구글+에 게재된 소식 가운데 동영상이 포함된 경우 자동 재생되는 iOS와 달리 젤리빈용 구글+는 사용자가 재생 버튼을 터치해야 한다. 이는 장단점이 있는 부분이긴 하나 편의성에서 iOS가 앞서지 않나 싶다.

◇ 닮은 듯 다른…좋은 기능은 서로 흡수하기 마련=지난 6월 11 WWDC에서 첫 공개 후 안드로이드를 닮았다는 혹평에 시달렸던 iOS7. 안드로이드OS와 닮은 점도 있고 뛰어넘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도 눈에 띈다. 특히, iOS7의 평평한 느낌의 아이콘과 제어 센터는 지금의 평가가 충분히 예견되는 부분이었다. 안드로이드는 구글의 최신 앱 디자인이 표방하는 멋을 최대한 억제하는 평면 표현을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등장 초기부터 백그라운드 작동을 포함한 멀티태스킹이 특징이었으니 말이다.

여기서 소개하지 못한 닮은 점 또한 많을 것이다. 사용자에게 이롭게 쓰이는 기능은 흡수되기 마련이다. 아이폰을 즐겨 쓰는 필자 또한 iOS7의 멀티태스킹 범위 확대 그리고 제어 센터는 환영한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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