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에서 현금이 죽어가고 있다.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무려 20억 명에 달한다고 한다. 온라인 송금 회사인 월드레미트(WorldRemit)를 설립한 CEO 이스마엘 아메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하고 있다. 지리적 경계를 넘어 가족간 송금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그것.

그는 모바일 송금 기술이 국가 경제 전체에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말한다. 은행 인프라를 갖추지 않은 지역에선 사람들은 현금을 숨겨 놓는 방식으로 자가 저축을 해왔다. 실제 현금이 도는 건 만나는 사람으로 한정되어 왔던 건 물론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이들은 은행 인프라를 이용하지 않은 채 스마트폰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보통 선진국에선 애플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를 의미한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선 좀더 단순하다. 기본적인 기능 밖에 못하는 휴대폰을 쓴다면 휴대전화번호가 은행 계좌 역할을 하는 것이다. 송금 받는 쪽은 수신한 SMS 메시지를 대행 업체에 가져가서 현금을 받는 식이다. 하지만 이런 수준의 모바일 결제는 변화를 이끌 수준은 아니다.

월드레미트의 경우 4년 전부터 짐바브웨에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빠르게 현금 거래를 대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체 거래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모바일 거래가 쉬울 뿐 아니라 수수료가 저렴했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100달러를 얻으려면 20달러를 내고 도시까지 나가야 했다. 하지만 모바일로 거래하면 교통비도 필요 없이 수수료는 무료다.



개발도상국에선 유명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로는 케냐에서 실시 중인 엠페사(M-Pesa) 같은 게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 세계에는 261종에 달하는 서비스가 있고 거래 건수는 월 4억 8,000만 건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모바일 뱅킹 계정 수는 1억 300만 개를 넘어섰는데 이는 2012년 3,000만 개보다 3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빠르게 현금이 사라지는 현상이 더 가속화되고 있다. 케냐의 경우 GDP 중 무려 45%가 엠페사를 통할 정도라고 한다. 물론 이렇게 된 덕에 그동안 감춰졌던 지하 경제도 대부분 음지에서 양자로 전환하는 효과도 생겼다. 케냐 정부가 GDP를 상향 조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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