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Snowpiercer)는 기상 이변으로 온통 얼어붙은 지구를 배경으로 삼는다. 다시 빙하기를 맞은 지구에서의 생존을 위한 이야기를 다룬 것. 물론 이 정도는 아니지만 지구가 수십 년에 안에 소빙하기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태양 활동 주기와 관련한 새로운 수학 모델에 따르면 지구가 오는 2030년대가 되면 소빙하기(Little Ice Age)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영국 노섬브리아대학이 개발한 태양 활동 주기 관련 새로운 수학 모델에 따른 예측 결과다. 이에 따르면 2030년대에는 태양 활동이 60% 줄어들면서 지구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지구가 겪은 소빙하기는 14세기 무렵부터 19세기 중반까지 계속된 추운 기간. 화산 폭발 같은 요인의 영향도 있을 수 있지만 가장 매서운 추위가 계속된 기간은 태양 흑점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 기간은 1645∼1715년 이른바 마운더 극소기(Maunder Minimum)와 일치한다.





400년 동안 이뤄진 태양 흑점 활동을 분석해보면 마운더 극소기 중 30년 동안 관측된 흑점은 50개. 보통 4만∼5만 개가 관측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연하게 줄어든 것이다.

마운더 극소기는 태양 내부 깊은 곳에 위치한 유체 대류 현상에 의해 일어난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그 뿐 아니라 또 다른 힘이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태양 내부 다른 층끼리 전해진 자기장 파형 2가지가 태양 활동을 지배한다는 것. 이들 2가지 파형 동기화가 어긋나면 지구 기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모두 11년을 주기로 일어나며 태양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에서도 변한다. 2개 파형이 동기화하는 동안 흑점 같은 태양 활동이 활발해지며 동기화되지 않으면 반대로 활동은 저조해진다.

연구를 맡은 노섬브리아대학 발렌티나 자르코바 교수는 태양 활동에 대한 예측을 실제 데이터와 비교해본 결과 정확도가 9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1976년부터 2008년까지 태양 활동 데이터를 이용해 이론 검증에 나섰다. 이론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진 뒤에는 해당 모델을 이용해 앞으로의 태양 활동 주기 중 2가지 파형의 움직임이 어떻게 될지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2022년에는 최고치를 보이고 파형 2개가 서로 상쇄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진다. 2030년부터 2040년까지 기간에 들어가면 파형 2개는 동기화가 완전히 어긋나면서 태양 활동이 크게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기간 중에는 2가지 파형이 완벽하게 거울처럼 어긋나는 만큼 마운더 극소기 같은 특성이 생기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물론 추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 예상이 맞다면 370년 동안 인류가 경험할 수 없었던 기온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1683∼1684년까지 겨울에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템즈강은 2개월 동안 28cm 두께로 얼음이 얼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영국 뿐 아니라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 등 국가에 인접한 연안에서도 수km까지 나타나 어업이나 교역에도 타격을 줬다고 한다. 이번 연구 내용은 영국에서 열린 천문학회의 기간 중 발표됐다. 물론 소빙하기라고 해서 세상이 온통 얼음으로 뒤덮인다는 뜻은 아니다. 소빙하기 시절을 겪은 14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중반은 지구 평균 기온이 1∼2도 가량 떨어진 것이었다. 하지만 평균 기온이 이렇게 떨어진다는 건 지구 전체로 보면 상당한 변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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