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정찰국 NRO(National Reconnaissance Office)가 지난 7월 31일 1960년대 계획했던 군사 유인 우주 정거장인 MOL(Manned Orbiting Laboratory), 유인궤도실험실 계획에 대한 기밀 지정을 올해 10월 22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MOL은 1960년대 미 공군이 계획하고 있던 군용 유인 우주 정거장. 겉으론 군 우주비행사가 과학 실험을 할 목적이었지만 실제로는 당시 구 소련의 사진을 촬영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었다. 당시에는 이미 무인 정찰 위성 1세대 모델을 개발 중이었지만 사람 쪽이 더 선명한 사진을 찍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또 무인 인공위성보다 촬영하고 싶은 장소 사진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얻을 것으로 예상한 것.

MOL은 1963년 12월 당시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이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미 공군이 개발을 맡고 NRO가 카메라 시스템 등 정찰 임무 관련 개발을 진행했다.





또 MOL에 우주인을 보내기 위한 제미니B 우주선도 개발했다. 제미니B는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의 제미니 계획에서 파생된 우주선으로 외형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해치 위치나 내부 시스템은 크게 향상된 것이다.

미션은 먼저 MOL은 우주비행사가 탑승한 제미니B에 결합된 상태에서 발사되며 궤도에서 운용한다는 것. 그리고 제미니B에 다시 탑승해서 우주비행사는 귀환하게 된다. MOL과 제미니B는 재도킹 능력은 갖고 있지 않아 MOL은 1회용이다. 우주정거장이라기보다는 대형 우주선 궤도 모듈에 가까운 것이다.

1966년 11월 3일 타이탄IIIC 로켓에 실려 MOL 실물 크기 모형과 제미니2를 개조한 제미니B 우주선이 자동 발사됐다. 하지만 첫 비행이 마지막이 됐다. 이후 무인이나 유인 비행 어느 것도 이뤄지지 않은 채 1969년 6월 닉슨 대통령에 의해 계획은 중단됐다. 이유는 나사의 아폴로 계획, 베트남 전쟁 탓에 MOL 프로젝트로 돌릴 예산이 줄어들었다는 점, 또 무인 정찰 위성의 성능이 높아졌다는 것 등이다.

MOL과 제미니B는 지금까지도 존재는 알려져 있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기밀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기밀 지정이 해제되면 우주 개발사 연구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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