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무실에서 서서 일할 수 있게 해주는 스탠딩 데스크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지금까지 수명이 줄거나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쉽다든지 암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 같은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예를 들어 11시간 이상 앉아 있는 여성의 요절 비율이 12% 늘어난다는 식의 연구 결과가 그것이다. 또 영국국민보건서비스 NHS는 앉아서 장시간 보내면 아무리 운동을 해도 건강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를 둔 권고 사항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탠딩 데스크가 인기를 끈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최근 장시간 앉아서 일해도 반드시 수명이 줄어드는 게 아니며 스탠딩 데스크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10월 13일(현지시간) 게재된 연구 논문에 따른 것. 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노동자 5,132명의 착석이나 건강, 생활 습관을 16년 동안 추적 조사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장시간 앉아 있어도 사망 위험 상승과 반드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물론 조사 대상인 영국 시민은 다른 지역 주민보다 2배 거리를 걸어 중간에 운동을 비교적 자주 한 사람들이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언뜻 보면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게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다른 데이터와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몸을 자주 움직이면 앉아 있어도 악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존에 앉아서 일하는 책상이나 스탠딩 데스크 어느 쪽을 선택하는지 차이가 체육관에 운동을 하러 가는 것보다 효과가 훨씬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앉아 있든 서서 있든 같은 자세로 움직이지 않는 건 에너지 소비가 낮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건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물론 이번 연구는 사망 위험을 대상으로 한 것인 만큼 다른 질병 발생 확률에 대한 연구는 대상이 아니다. 연구 결과도 장시간 앉아 있는 게 사망률 상승에 반드시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질병 발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에선 장시간 앉아 있으면 수명이 짧아지고 심혈관 질환과 제2형 당뇨병, 유방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밝히고 있다. 또 60세 이상이라면 적당한 운동을 하고 있더라도 앉는 시간이 길어지면 신체 장애로 연결되기 쉽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선 활동 수준이 평균치보다 낮은 사람이라면 장시간 TV 시청이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도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