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을 앓는 남편을 잃은 한 영국 여성이 파킨슨병 특유의 냄새를 맡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난치병에 대한 새로운 연구가 시작됐다.

영국 여성인 조이 밀른(Joy Milne)은 남편을 파킨슨병으로 잃었다. 그런데 그녀는 남편이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6년 전부터 남편에게 변화를 느꼈다고 한다. 원래 냄새에 민감했던 그녀는 남편의 냄새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 걸 알게 됐다는 것.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말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사향 같은 향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남편에게 생긴 이 미묘한 냄새가 병원에 있는 다른 파킨슨병 환자에게도 나는 걸 알게 됐다. 파킨슨병과 냄새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파킨슨병 연구자에게 알렸다. 영국 에딘버러대학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와 아닌 건강한 사람을 6명씩 나눠서 피험자가 착용했던 티셔츠를 모았다. 이를 그녀에게 나눠주고 파킨슨병 환자 여부를 판정해달라고 한 것.

결과는 12명 가운데 11명을 맞췄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가 파킨슨병이라고 판정한 사람은 원래 파킨슨병 환자가 아니어서 오판으로 간주했지만 실험 8개월 뒤에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그녀가 아직 발병하지 않은 잠재적인 파킨슨병 환자 냄새까지 맡았던 것이다.

파킨슨병은 혈액 검사와 엑스선 검사, CT 검사와 MRI 검사 등 임상 검사에선 발견할 수 없다는 특징이 있다. 예방 치료나 조기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체취를 통해 파킨슨병을 초기에 판정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보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수 있다. 파킨슨병 환자를 돕는 자선단체(Parkinson's UK) 파킨슨병 환자의 호흡과 피지 성분을 조사해 파킨슨병 판정 방법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프로젝트에는 식품 관련 기업의 냄새 전문가와 조이 밀른도 참여하게 된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신철 칼럼니스트  creact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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