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가정용 게임기까지 있는 게임 시장이지만 점유율 37%를 자랑하는 1위는 PC 게임이다. PC 시장이 성장을 계속하는 이유는 뭘까. 이베이에 인수된 서비스인 헌치(Hunch) 공동 창업자이자 킥스타터와 핀터레스트 등에 투자해온 크리스 딕슨(Chris Dixon)이 TV나 음악, 출판 업계가 배워야 할 PC 게임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다른 업계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말한다.

PC 게임은 전 세계 활성 사용자 수가 1억 2,500만 명을 넘어섰다. 스팀은 다운로드 판매 플랫폼이다. 스팀은 게임 매출 중 30%를 챙긴다. 스팀에선 4,500개에 달하는 PC 게임이 판매되고 있다. 이 가운데 1위에 오른 건 도타2(Dota2)다. 도타2는 프리미엄(Freemium), 그러니까 기본 기능은 무료로 제공하고 고급 기능만 유료로 이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게임 플레이는 무료, 아이템 등의 구입은 유료 같은 식이다. 전 세계적인 인기가 있는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 역시 의상을 판매하는 아이템 과금을 채택하고 있다.

가정용 게임이나 스마트폰 게임에선 볼 수 없는 PC 게임의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는 MOD(Modification)를 들 수 있다. MOD는 사용자가 생성한 데이터 변경이나 추가 파일 수정을 통해 새로 만들어낸 게임이다. MOD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해킹 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어 위법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공식 게임 개발 측도 MOD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여 공식적으로 MOD 제작을 지원하거나 개발 도구를 제공하는 등 유연한 대응을 하고 있다.

PC 게임 업계에선 MOD는 문화로 확립되어 있다. 뛰어난 MOD는 제품으로 판매될 정도다. 스팀만 해도 4억 개에 달하는 MOD가 공개되어 있다. 심지어 도타2 같은 게임도 처음에는 워크래프트3의 MOD였다. 저작권을 강하게 보호하는 TV나 음악, 출판 업계에는 PC 게임에서 말하는 MOD 비즈니스 모델 같은 건 없다. 사용자 기반 영상이나 음악, 책 같은 걸 편집해 2차 창작을 하면 소송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딕슨은 이런 제한이 아무도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제작자의 목을 조르고 결과적으로 산업이 축소되는 경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킥스타터 같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올라오는 아이템 중에서도 게임이 단연 1위다. 2위를 기록한 테크 분야와 견줘도 5,000만 달러나 많은 차이를 보이며 1위를 기록한 것. 게임 장르 중에서도 가장 많은 건 PC 게임이다. 이런 점은 다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도 마찬가지다. 크라우드 펀딩에서 가장 중요한 건 투자금을 일반 사용자에게서 모은다는 것이다.

또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볼 수 있는 베타 버전 공개와 피드백, 정식 버전 공개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거치는 PC 게임이 증가하고 있으며 스팀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조기에 공개해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하는 한편 지명도까지 올려 개발 자금을 더 끌어내는 것이다. 스팀에선 소프트웨어 베타버전에 해당하는 초기 게임도 늘어나고 있다. 개발자와 게이머간 상호 관계가 확립되어 있는 것이다.

온라인 미디어인 버즈피드의 창업자인 조나 퍼레티는 전통 미디어는 피드백을 주는 소비자와의 관계를 구축하지 못한 게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에 비해 IT 기업은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 이해하고 있다는 것. 전통 미디어는 가장 높은 금액을 지불한 사람에게만 판매하지 못하는 도매 같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개발자와 사용자가 의사 소통을 하면서 서로의 이익을 만드는 크라우드 펀딩이나 베타버전 조기 출시 등이 PC 게임을 강하게 만든 비즈니스 모델인 반면 이런 모델은 전통 기업의 힘이 강한 분야에선 채택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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