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난 시는 낡은 건물을 마치 물의 도시처럼 거듭나게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980년대 지어진 오래된 쇼핑몰을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 하에 공모전을 연 것. 최근 발표된 최우수작을 보면 레스토랑과 상점, 산책로와 이벤트 공간, 공원까지 일체화한 테마파크 같은 디자인이다.

눈길을 끄는 건 울창한 숲과 물이 보일 뿐 건물은 없다. 오래된 쇼핑몰을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운 걸 세우는 게 아니라 일부만 남긴다는 컨셉트다. 이런 이유로 디자인 곳곳을 보면 돌기둥 일부가 남아 있다. 이들 기둥은 쇼핑센터 주차장을 지탱하던 뼈대다.











이렇게 기둥을 남긴다는 건 이곳이 원래 어떤 곳이었는지 알려주는 기발한 발상인 동시에 실용적인 측면도 갖추고 있다. 기둥을 이용해 홍수로 인한 피해를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물가에 있는 도시에선 태풍이나 수면 상승에 따라 수해 대책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타이난 역시 바다에 인접하고 있다. 이 기둥은 물을 막는 장벽을 쌓는 게 아니라 물이 지나는 통로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파도가 밀려오면 힘을 분산시켜 완화하는 효과를 준다는 것이다. 파도를 튕기는 게 아니라 스펀지 같은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영 IT칼럼니스트  b612@glassp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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