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사(VASA)는 커널형, 인이어 이어폰이다. 이 제품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수디오(Sudio)가 선보인 제품이다. 수디오 측 설명에 따르면 이 제품은 디자인이나 공정 대부분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실제 어느 정도까지 수작업을 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핸드메이드’라는 말이 주는 왠지 고급스러울 것 같은 느낌과 지난 몇 년 사이 인기를 끈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 주는 단순함과 실용성을 버무린 듯한 꽤 괜찮은 키워드 2개를 품은 셈이다.

이런 기대감을 충족시키려는 듯 패키지는 상당히 고급스럽다. 패키지 내부에는 이어폰 본체 외에도 이어팁 4개, 취급 주의 사항 쪽에 가깝지만 한글도 지원하는 사용설명과 오히려 기능 설명에는 더 도움이 되는 퀵가이드, 품질보증카드, 메탈 클립과 가죽 파우치까지 꼼꼼하게 담았다. 가죽 파우치는 조금 작은 듯싶지만 진짜 가죽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메탈 클립은 실제 활용도를 떠나 “이런 것까지 준다”는 느낌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바사는 이 회사가 선보인 이어폰 라인업 중 가장 프리미엄 모델이다. 수공예에 가장 비싼 라인업이라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의외로 가격은 이런 조건을 감안하면 9만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바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시장에도 직접 제품을 온라인 판매하고 있다. 배송비는 무료이며 3∼10일 가량 걸린다고 한다(실제로는 7∼10일은 생각하는 게 좋겠다). 홈페이지는 한글 지원도 한다.

바사는 보유 모바일 기기 종류에 따라 iOS와 안드로이드용 2가지 가운데 고를 수 있다. 물론 iOS용이라고 해서 안드로이드에서 못 듣는 건 아니지만 리모컨 조절이 안 된다. 색상은 화이트 외에 핑크와 로즈골즈 블랙, 블루 4개 중 선택할 수 있다.







이제 제품을 볼 차례다. 바사는 보통 칼국수 케이블이라고 불리는 플랫 케이블을 채택했다. 바사의 케이블 길이는 상당히 길게 느껴지지만(직접 재보지는 않았다. 다른 글을 보니 130cm 정도라고 한다) 이런 플랫 케이블 덕에 잘 엉키지 않는다. 패키지 안에는 이어폰 케이블을 벨크로로 깔끔하게 묶어놨는데 실제 파우치에 보관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을 듯싶다.

눈길을 끄는 것 가운데 하나는 오디오 코드 단자부다. 이 제품은 L자로 디자인했다. 스마트폰을 바지주머니 같은 곳에 넣어둔 채 음악을 듣다 보면 이어폰 단자부에 단선 문제가 발생하기 십상이다. 바사는 L자로 디자인한 덕에 이런 문제가 덜할 수 있다. 무게는 23g이다.

리모컨은 3버튼짜리다. 재질은 알루미늄 혼합 금속을 이용했다고 한다. 리모컨 버튼 3개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지만 작동 방법은 간단하다. 이어폰을 귀에 건 상태에서 맨 위와 아래는 볼륨 조절, 가운데는 재생/멈춤이다. 재생/멈춤 버튼을 2번 누르면 다음곡, 3번 누르면 이전곡을 선택할 수도 있다. 리모컨 뒷면에는 마이크가 있다. 이어셋으로 통화도 가능한 것. 다만 앞서 밝혔듯 예를 들어 iOS용을 안드로이드 기기에 끼우면 버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구입할 때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색상과 관계없이 리모컨과 이어폰 부위에는 골드 색상으로 포인트를 줬다. 생각했던 스웨덴 디자인 스타일보다는 조금 화려함을 추구하지 않았나 싶다. 보통 스웨덴 디자인 스타일로 생각할 법한 단순함은 오히려 애플 정품 이어폰 쪽이 더 가까운 이미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제품은 커널형이다. 굳이 이 제품이어서가 아니라 커널형이 주는 장점은 그대로다. 차음성이나 상대적으로 오픈형보다 착용감이 더 좋다는 것이다. 커널형은 외부 소음을 80% 이상 차단해준다. 내부에는 10.2mm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을 썼다. 수디오 측 설명에는 “새롭게 디자인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새롭게 디자인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보통 사용하는 이어폰은 대부분 다이내믹 드라이버 유닛이다.

물론 바사는 어디까지나 이어폰인 만큼 기본기인 소리가 가장 중요하다. 음질은 개인마다 취향이 다를 수 있는 문제지만 전반적으로 이 제품은 고음과 중음, 저음 3가지를 놓고 보면 모든 음역대를 고르게 재생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 이 점은 바사를 고를 때 조금 망설이는 점이 될 수도 있다. 모든 밸런스를 잘 맞추려 했다는 건 바꿔 생각하면 특별히 튀는 것도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저음역대만 강조한 이어폰에서 겪을 수 있는 마스킹 현상 같은 게 일어날 걱정은 없는 셈이다. 보통 음악을 들을 때 중음역대에는 보컬 목소리가 들어가는데 저음역대만 너무 강조하면 이런 소리가 가려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 밖에 이 제품의 주파수 응답률은 18∼23kHz, 감도는 113dB, 임피던스는 32옴이다. 사양으로만 본다면 보통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 영역은 20∼20kHz다. 주파수 응답률이 이 영역 이상이라는 건 가청주파수 외에 대역 재생을 더했다는 얘기다. 임피던스의 경우 모바일 기기용인 만큼 충분한 수준, 감도도 100dB 이상으로 충분하다.

보통 아예 저음이 강하거나 혹은 고음을 강하게 설정하면 호불호도 명확하게 갈린다. 이에 비해 바사는 어정쩡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물론 어떤 점에선 극단적이지 않은 소리는 누구나 만족할 수도 있다는 뜻이 될 수 있다. 장르를 불문하고 소화하기 좋을 수도 있어 균일한 음역대 표현력은 장점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편안함이랄까. 흔한 말이지만 핸드메이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 아닐까 싶다. 홈페이지를 통해 스웨덴에서 제품을 곧바로 구입해도 1년까지 A/S도 가능하다고 한다. 국내 소비자에 친절한 점은 덤으로 칭찬할 만하다.제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석원 기자  lswcap@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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