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슨, 시리… 우리는 그들에게 인간의 이름을 주었다. 그들이 인류와 얼마나 가까운 존재인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오늘날 컴퓨팅 시스템은 실시간 자동 처리가 불가능했던 작업들을 간단하게 처리한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수십억 개의 데이터 가운데서 구문 분석 엔진 마이닝을 거쳐 가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낸다.

▲ 5년 후에는 사람을 닮은 제3의 컴퓨팅 시대가 도래한다. IBM은 컴퓨터가 오감 즉 촉각 시각 후각 청각 미각을 데이터화해 사용자는 스마트폰 화면으로 오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왓슨은 2,800개에 이르는 CPU가 탑재된 IBM의 슈퍼컴퓨터다. 몇 해 전 한 퀴즈 프로그램에서 진행된 인간 챔피언과의 대결을 승리하면서 대중의 주목을 끌었다. 시리는 애플 ‘아이폰4S’에서 처음 탑재된 음성 인식 기능이다. 점점 인간을 닮아가는 컴퓨터, 사람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오감을 지닌 컴퓨터가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을까? 단답형이 아닌 오늘 저녁 메뉴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컴퓨터 말이다. IBM은 향후 5년 이내 가능하단다. 퀴즈 프로그램에서 인간 챔피언을 물리친 왓슨을 생각해보면 괜스레 기대가 된다.

▲ 오감의 데이터화는 왓슨이 맡는다. 인지 컴퓨터의 초기 단계인 왓슨은 2800개의 CPU가 탑재된 IBM의 슈퍼컴퓨터다.

◇ 오감 지닌 컴퓨터 5년 후 우리 앞에=오감이란 촉각 시각 청각 미각 후각을 말하는데 제 3세대 컴퓨팅 즉 인지 컴퓨팅은 오감을 인지할 수 있다. 컴퓨터지만 구조적으로 사람의 뇌와 유사하다는 의미다. 몸에 좋은 음식은 무엇인지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옷이 잘 어울리는지 등의 의사 결정을 컴퓨터가 한다는 얘기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구입할 때 실제로 실크 같은 느낌을 주는지 또는 의사가 원격 치료 시 상처만 보고 진단하는 것이 아닌 느낌까지 시뮬레이션 한다면 더 나은 치료가 가능해진다. 스마트폰을 통해 촉각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후각 또한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한 대로 분자 수천 개를 분석할 수 있는데 센서만 있다면 이러한 정보를 수집하고 다른 메커니즘을 이용해 클라우드상 시스템에 전달해 이를 분석함으로써 이를테면 감기에 걸렸다는 등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슈퍼마켓에 진열된 과일과 채소가 싱싱한지도 확인할 수 있단다. 과일이 익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보통 냄새를 맡곤 하는데 스마트폰이 대신해 냄새를 맡는 것이다.

▲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하면 상품의 감촉이 느껴진다. 5년 현실화될 세상이다.

시각은 온라인에 등록되는 해마다 거의 5천억 장의 사진과 동영상을 이용한다. 태그에 의존하지 않고 사진이나 동영상을 검토해서 맥락을 이해하고 마치 사람이 사진을 인식하는 것처럼 이를 인지하게 된다는 것. 왓슨에 눈이 달리는 셈인데 현재 왓슨은 일련의 텍스트가 주어지면 이를 이해하고 맥락을 반영하여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시각이나 미각 또한 이 같은 방법을 통해 5년 이내에 데이터화 할 수 있다는 것이 IBM의 말이다.

사람처럼 오감을 가진 컴퓨팅은 어떻게 활용될까. 농부들이 원격지에서 스마트폰으로 과일이나 야채의 과육 또는 단단함을 '느끼면서' 수확 시기를 결정하고 온라인 쇼핑몰을 자주 이용하는 샐러리맨은 마음에 드는 실크셔츠가 있다면 그 이미지를 클릭하고 스마트폰 화면을 만져 그 상품의 질감을 느껴볼 수 있다. 평소 환부를 만져보고 치료하는 의사라면 환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도 스크린을 통해 느끼면서 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 넘치는 데이터, 정교한 분석 거쳐 오감으로 탈바꿈=IT 분야에서 데이터 해석은 통상 대상이 구조화된 데이터일 때 가능하다. 데이터베이스 전문가가 제대로 정리된 데이터 구조에 데이터를 적용하고 해석하기 쉽게 준비한다. 그러한 데이터일 때 간단하게 검색하거나 계산식을 적용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 그러나 왓슨은 인간 챔피언과의 퀴즈 대결에서 승리했듯이 전혀 정리되어 있지 않고 구조화되어 있지 않은 데이터에서도 정교한 분석 엔진의 도움으로 간단하게 검색할 수 있다.

IBM은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구조화되어 있지 않은 문제를 푸는 기술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왓슨을 응용하는 것인데 헬스케어나 은행/금융업, 소매 및 법규제 분야에서 자동화된 정보를 구조화하는 프로젝트를 오래 전 시작했다. 환자 증상과 몇 백만 건의 의료 기록, 학회 논문, 최신 의학 연구 결과 등의 데이터를 매칭, 의료 사고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오감을 지닌 제 3세대 컴퓨팅은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 될 것이다.

◇ 프로 스포츠를 움직이는 IBM 솔루션=IBM은 마스터스 골프, U.S 오픈 골프 그리고 테니스의 그랜드 슬램인 윔블던,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u.S 오픈을 위한 온라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12년 U.S 오픈 테니스 토너먼트 웹 사이트의 조회 수는 4,560만 건을 돌파했다. 또한 2013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에서도 골프 애호가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태블릿PC용 앱, 스트리밍 비디오, 모바일 액세스 등 다양한 방식을 제 공하면서 웹 사이트 트래픽이 크게 늘어났다.

타이거 우즈나 필 미켈슨처럼 누구나 아는 유명한 선수가 경기할 때면 트래픽이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기도 하는데 IBM은 이에 대비하기 위해 AIX와 리눅스를 탑재한 IBM 파워 시스템 서버를 사용한다. 방대한 웹 사이트 트래픽을 처리하고 실시간 득점 상황, 실시간 동영상, 최신 뉴스를 팬들에게 민첩하게 서비스하기 위함이다. 사용자는 컴퓨터 또는 아이패드, 스마트폰으로 소파에 앉아 혹은 이동 중 경기를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 IBM 또한 오래전부터 프로 스포츠 경기의 실시간 스트리밍 서비스 등 온라인 솔루션을 제공해오고 있다. U.S 오픈 등에 사용되는 IBM 파워 시스템 서버.

IBM 파워 시스템 서버는 다양한 변수, 이를테면 어떤 경기에 어떤 선수가 뛰는지, 트위터 반응은 어떠한지, 어떤 실시간 동영상 스트림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지 살펴 웹 트래픽을 정확하게 추적하고 반영한다. 이렇게 생성된 공식은 전체 인프라를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면서 트래픽이 최고조에 이를 때 상황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즉 기술적 차원에서 이와 같이 예측 불가한 웹 트래픽 급증을 처리할 수 있어야 마스터스 골프나 U.S.오픈 테니스 등의 인기 스포츠 경기를 웹과 앱을 통해 서비스할 수 있다.

▲ 테니스 팬들이 결정한 호주 오픈 2013의 소셜 미디어 챔피언. IBM 파워 시스템 서버로 호주 오픈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뉴스 사이트 등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토대로 팬들의 정서를 분석했다.

◇ 언제 어디서나 완벽한 경기 관람을 제공하는 솔루션=스마트폰 대중화로 컴퓨팅 분야뿐만 아니라 네트워킹 분야에서도, 심지어는 사용자가 스마트 기기와 커뮤니케이션 하는 방법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우리는 봐왔다. 아직 모바일에 대비하지 않은 기업이라면 급증하는 모바일 트래픽과 모바일 사용자의 기대치를 수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웹사이트에서 모바일 트래픽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IBM은 갈수록 늘어나는 모바일 트래픽 또한 완벽하게 대응한다. U.S 오픈 홈페이지는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에 최적화되어 이동 중 스트리밍 서비스로 경기 관람을 할 수 있다.

2013 마스터스 대회의 총 페이지 조회 수 중 절반 이상이 모바일 장치에서의 방문이 이를 입증한다. 모바일 조회 수는 토요일에 급증하는데, 주중에 회사 컴퓨터에서 마스터스 웹 사이트에 접속하던 팬들이 대거 이동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주말에는 모바일 페이지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치솟는다. 조만간 모바일은 팬들이 콘텐츠를 소비할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수단이 될 것이다. 이처럼 IBM은 인터텟 초창기부터 U.S 오픈 토너먼트 등 여러 스포츠 행사에 참여해왔고 기술 솔루션 제공 업체로서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IBM은 앞서 살펴본 2가지 사례에서 인텔리전트 하드웨어와 분석 소프트웨어, 그리고 이 같은 조합에서 발생하는 서비스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왓슨이 밑거름이 되고 있음은 당연하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는 촉각, 후각 등 구조화되어 있지 않은 데이터에서 가치 창출이 힘겨운 반면 왓슨은 구조화되어 있지 않은 데이터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해야 빠른 시간에 응답할 수 있는 가를 인간과의 퀴즈 대결에서 보여줬다.

이제는 센서가 수집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시대다. 이런 기능을 갖춘 컴퓨팅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왓슨에서 시작되는 사람을 닮은 제3의 컴퓨팅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5년 후가 기다려진다.

이상우 기자  oowoo73@techhol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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