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항공우주연구소 DLR이 1월 10일(현지시간)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선 필레(Philae)에 명령을 전송했다. 필레와의 통신은 지난해 7월 이후 끊어져 있는 상태. 이번 명령에도 응답을 하지 않으면 이대로 필레의 운영은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DLR은 필레의 자세를 바꿔서 태양광을 받기 쉽게 하는 한편 태양전지 표면에 쌓인 먼지를 떨어뜨릴 목적으로 탐사선 내에 있는 휠을 움직이게 명령을 전송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응답 여부는 물론 휠이 움직였는지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태다.

운용팀은 앞으로도 혜성탐사선인 로제타를 통해서 필레와의 통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하지만 혜성 자체가 서서히 태양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으며 이 달 말에는 거리가 3억km나 벌어져 1월이 필레와 통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한다. 따라서 통신이 되지 않는다면 이대로 운용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





필레는 지난 2004년 3월 2일 모선인 로제타에 탑재되어 지구를 출발해 10년 넘는 비행을 거쳐 2014년 8월 6일 목적지인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도착했다. 그리고 로제타가 착륙 지점을 선정한 뒤 11월 13일 0시 필레가 혜성 표면에 투하됐다.

하지만 기체를 혜성 표면에 고정시키는 기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에 2번 표면에서 튕긴 뒤 험준한 장소에 착륙했다. 기체도 크게 기울어진 상태가 됐고 태양이 닿지 않고 태양전지에 의한 발전이 충분히 할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미리 충전된 배터리를 사용해 활동을 시작하고 당초 예정했던 관측은 거의 끝내는 데 성공했다. 57시간 뒤 배터리가 완전 방전된 필레는 활동을 멈췄고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

이어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은 천천히 태양에 다가가 궤도를 탄 상태가 됐고 필레에 해당하는 태양광이 늘면서 배터리가 충전되고 재시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되고 있었다. 이 예측은 들어맞았고 지난해 6월 13일 재시동해 7개월 만에 지구와 통신에 성공했다. 이후에도 7월 9일 통신이 두절될 때까지 산발적으로 데이터를 계속 보내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장혁 IT칼럼니스트  hymag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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